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2년 초에 민음사에서 출간된 초기의 오늘의 젊은 작가 경장편 중 하나였던 「테러의 시」를 인상깊게 읽었는 데 그 작품을 쓰셨던 김사과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 「더 나쁜 쪽으로」가 2009년에 출간된 2번째 장편 「풀이 눕는다」개정판과 함께 출간되어 「더 나쁜 쪽으로」를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한유주, 김태용, 박솔뫼, 정영문 작가님의 작품을 어느 정도(어느 정도라고 해봐야 2~3권정도, 박솔뫼작가님의 작품은 그래도 「을」때부터 눈여겨봤기 때문에 익숙하다 할까요?)
읽어보기는 했지만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은 경장편소설이었던 「테러의 시」가 처음이었고 앞서 출간되었던 「미나」,「풀이 눕는다」와 구매를 했던 책인 「02 : 영이」,「나b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1부, 2부, 3부로 나뉘어진 「더 나쁜 쪽으로」를 읽을 때 조금 힘겹게 느꼈던 것 같아요.
1부에 있는 표제작 (더 나쁜 쪽으로), (샌프란시스코), (비, 증기, 그리고 속도), (지도와 인간) 이 4작품에서는 같이 자살하려고 했으나 자살하는 대신 그 남자의 집에서 섹스를 하며(비, 증기, 그리고 속도),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다 술과 고기를 끊고 그의 집에 가서 고기냄새를 풍기며 섹스를 하고(더 나쁜 쪽으로), 공중화장실에서 이미 죽은 남자인 유령과 섹스를 하였으며(샌프란시스코), 창녀였던 어머니 또한 딸에게 엄마는 섹스가 무섭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문자로 남기기(지도와 인간)까지 하는 등 자유분방해보이나 무언가 결핍된 것이 많아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사실 잘 모르겠더군요. 그냥 이들처럼 살아보고 싶기는 해요.
1부에 비해 2부에는 1,3부에 비해 줄거리가 또렷하고 읽기에 수월했는 데
(박승준씨의 경우)는 아파트 헌옷수거함을 뒤지며 의식주에서 ‘의‘를 해결하던 박승준씨가 한눈에 봐도 비싸보이는 정장을 입고 신사동에 나갔다가 봉변을 당하게 되는 (솔직히 여자가 밀치는 바람에 차에 치이게 되는 데 여자의 행동이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황당한 이야기이며 (카레가 있는 책상) 또한 카레라이스만 먹으며 여성,남성을 넘어서 인간을 혐오하는 일명 변태라고 불리게 되며 버블티매장에서 자신에게 상냥하게 버블티를 만들어주며 팔던 여자를 아직도 못 잊어 스토킹까지 하게 되고 (이천칩십×년 부르주아 6대)에서는 홀로그램을 통해 본인들은 아름다운 사랑이라 하지만 불륜인 게 확실한 중년들이 어느 연인들처럼 데이트를 하고 과거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차림과 생활풍습을 지닌 가문의 딸 엘리 윤과 역시 조선 후기의 옷차림에 말을 타고 이동하는 에디 정의 사랑의 메신저노릇까지 하는 민정남검시관의 모습이 해괴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미발표작인 (세계의 개)와 (Apoetryvendingmachine)으로 이루어진 3부는 그냥 영어 철자하나 하나 읽기에도 벅차더군요.
참고로 (지도와 인간)에서도 영문이 초반에 등장하는 데 그 부분을 읽는 도중에 미국국적의 흑인손님이 오셔서 휴대폰 충전을 하셨고 그 뒤에 라면드시러 왔던 젊은 손님과 축구, 팝송등 다양한 주제로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를 들으며 읽었습니다.
(이건 여담인 데,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해운대 앞 바다에서 만난 외국여성분과 ‘날씨가 매우 좋네요.‘라고 먼저 대화를 시작했는 데 어느 순간 말문이 막혀서 부끄럽기도 하고 가슴아프기도 했는 데 ˝Wha‘t your name?˝이라는 쉬운 질문의 대한 답이 생각이 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다닐때까지는 영어가 좋았는 데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교, 지금에 이르러서는 기피하게 되는 것 같았어요. 자신도 없어지고......)

호 : 1. 김사과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더 나쁜 쪽으로」에서는 난이도 상, 중, 하처럼 읽기도 수월하고 조금은 황당하기는 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중 수준의 2부, 읽기가 조금 어렵고 내용또한 딱히 인물을 지칭하는 게 없어서 그런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1부, 그리고 영어에 자신이 없는 분들이라면 과감하게 눈으로만 보고 내용도 딱히 무엇이라고 이야기하기 힘든 3부까지 정말 수준별 학습하는 느낌을 읽는 내내 받았던 것 같아요.

불호 : 1. 그래서인지 별다른 해석이 없는 걸 까요?
책 뒷면에 나와있는 백민석작가님과 황인찬시인의 추천사가 본 소설보다 더 좋았다라고 평을 내리시던 북플회원님의 심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