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 잠든 자
정찬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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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정결한 집」, 「새의 시선」. 장편소설「유랑자」, 「길, 저쪽」으로 인상깊은 정찬작가님이 존 레넌, 체 게바라, 엘리아스 카네티라는 실존적인 인물과 사건을 토대로 작가님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만들어낸 17번째 작품이자 장편으로는 9번째인 「골짜기에 잠든 자」를 발표하셔서 이렇게 뒤늦게나마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습니다.
존 레넌에서부터 체 게바라, 그리고 엘리아스 카네티라는 작가까지 이들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일들이 나뭇가지처럼 여러갈래로 뻗어지는 것이 저도 이름을 얼핏 들어봤던 역사적인 인물들이기에 제가 밑천이 없기도 해서 잘 읽어나가기가 어려웠다고 해야할까, 사실 제가 이제 30대에 들어섰지만서도 아직까지 인생이니 삶의 깊은 맛을 느끼기에는 이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삶도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일들이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가고 있고 또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일일이 나열하고 싶지만서도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라기보다 제게는 그럴 능력이 없어서가 더 정확하겠지요.
정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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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진심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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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읽으면서 인상깊었다고 이야기했던 소설들은 많았습니다.
느낌이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던 소설들도 있었지요.
사실, 저는 냉철하거나 냉정하지 못해서 거의 모든 소설들을 읽으면 다 인상깊었고 조금 읽기가 어려워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는 이야기도 했었지요.
조해진작가님의 전작이었던 「빛의 호위」도 쓸때 물론 창비출판사의 외래어표기법에 대해 많이 할애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이야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 소설집에 실린 단편 (문주)에서 시작된 장편소설인 「단순한 진심」.
출간당시에 읽으려고 했지만 제가 게으른 탓도 있지만 현실과 타협하여 작은도서관에서 나중에 빌려서 읽게 되었는 데 뭐랄까, 이렇게 눈물이 나는 이야기였구나 새삼 슬퍼지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뭉클한 적은 간혹 있었는 데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눈물이 나와버린 적인 거의 없다시피 했었는 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를 버렸던 그 사람과 그 사람에게 버림받고 저에게까지도 버림받은 그 사람이 동시에 생각이 났었고 남들은 고아원에 갖다버리라고 말했지만 끝내 부성애를 발휘하여 버리지 않았던 그 사람이 한편으로는 나를 고아원에 버렸더라면 어쩌면 운이 좋아 외국에 입양되어 살게 된다면 더 훨씬 나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하는 결코 보통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망상을 하게 된 제 모습을 보게 되어 부끄럽고 창피하고 또 슬펐습니다.
편의점에서 야간에 일을 하다가 아침에 퇴근하여 텔레비전을 켜서 보면 나오던 「아침마당」에서 어릴때 헤어진 아버지나 어머니, 통틀어서 가족을 찾는 해외에 입양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애틋함 대신 의구심이 들곤 했습니다.
왜 저들은 나를 버렸던 부모를 찾는 것일까? 저라면
찾아서 잘 사는 모습을 보면 덴마크 국적을 가진 수지처럼 이렇게 힘들고 절망적인 데 두 다리 뻗고 호위호식하는 그들을 결코 용서할 수 없을 텐데, 그렇다고 미국국적을 가진 스티브를 낳은 엄마가 어렵고 힘들며 또한 자신을 낳았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지 못하며 치매로 살아가 죽을 날만 기다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해도 결국 그렇게 살려고 버린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상황이 어떻든 나를 버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 용서하기 힘들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기를 낳았던 부모를 찾는 것(물론 찾으려고 합니다만 워낙 정보가 없으므로)이 아닌 자신을 철로에서 구해주고 1년간 키워주며 ‘문주‘라는 이름까지 지어준 지하철운전사와 그런 자신을 보며 끌끌 혀를 차지만서도 정성스레 보살펴주시던 운전사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품 속에 우주를 지닌 나나가 한국에서 서영과 남자친구 은, 그리고 극장에서 티켓팅을 도맡아하는 소율과 함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으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특히 복희 식당에서 나나를 한 눈에 알아보고 이것 저것 챙겨주며 ‘수수부꾸미‘를 해주며 입맛에 맞는 지 확인하던 복희이자 연희였던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가 성인이 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무했던 제가 감정이 복에 받혀서 눈물이 나고 소리없이 울었던 것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신변에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어디서 일하는 지도 알지만 차마 대면하기가 무섭고 용기가 나지 않아서 회피버리고는 했는 데 지금 또한 너무도 멀리 와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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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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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작가님의 작품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한낮의 시선」에서부터 읽기 시작했는 데 벌거벗은 아버지의 형상이 아직까지도 제 머리 속 깊숙하게 남아있는 데요. 「에리직톤의 초상」과 「독」부터「사랑의 생애」,「모르는 사람들」, 「만든 눈물 참은 눈물」까지 꾸준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 17번째인 「캉탕」을 만나보게 되었는 데 역시나 이승우작가님의 작품은 꾸준하게 어떤 강렬한 형상을 떠올리게 해주시는 데 이번에는 「모비딕」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 인물들을 동일시하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제가 「모비딕」을 읽지 않아서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지만 인상적이었어요.
실제로 이 세상에 「캉탕」이라는 항구마을이 존재한다면 저도 저 멀리 제가 갈 수 있는 곳까지 멀리 가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는 데 그 곳에서 종일 제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잡생각(=망상)을 떨쳐낼 수 있게 몇시간이 걸리든 쏘다니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 친구이자 의사인 J의 조언으로 외삼촌인 핍이 바다에서 내리고 두번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않은 「캉탕」으로 떠난 한중수가 핍을 만났을 때 생각하던 모습과는 사뭇달라서 당황스러웠지만 지내면서 점차 익숙해져가고 한편 과거에는 최기남이었으나 스스로 핍이라는 이름을 가진 J의 외삼촌을 바다에서 내리게 한 전설 속에 나오던 세이렌이자 구원자인 나야를 지극정성으로 병원에 매일 가서 책을 읽어주고 또 사제가 되었으나 그 자격을 박탈당하고 곧 돌아가야 하는 타나엘, 그리고 핍이 운영하던 피쿼드를 인수받은 일등항해사까지
마치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된 영상을 보는 듯 했어요.
읽으면서 이렇게 영상이 끝나면 처음으로 되돌아가 「캉탕」의 시간이 반복되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 저도 모르게 그 시간 속에 언제나 머물고 싶은 충동도 들었고 아주 잠깐이지만 파다가 되어 몸을 내던지고 싶은 마음도 아주 잠깐 들었습니다.
이승우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곧 나올 하성란작가님의 작품도 빨리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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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film 2019-11-11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11월 22일 삼청동 과수원에서 열리는 하성란 작가님 북토크 놀러오세요!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259106/items/3217897?preview=1
 

출간당시에 읽어보려고 구매했는 데 읽어보지 못한 채로 제가 자주 가는 작은 도서관에 드렸는 데 이렇게 늦게 나마 빌려보게 되네요.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셨던 정찬작가님의 신작장편「골짜기에 잠든 자」와 동인문학상 후보에 오르신 조해진작가님의 신작장편 「단순한 진심」그리고 올해 이상문학상을 받으셨지만 이번 소설집에 실리지는 않은 윤이형작가님의 네번째 소설집 「작은마음동호회」를 2주안으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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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대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6
최윤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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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작가님의 「오릭맨스티」이 결말부분이 생각났어요. 산사태가 일어나 그들의 차를 모조리 덮어버리는 와중에도 격정적인 사랑을 멈추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이 8년이 지났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았는 데요.
이번에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 16번째인 「파랑대문」으로 돌아오셔서 시간이 걸렸지만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다 읽고 나서 든 단편적인 생각은 참 이기적이고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픈 형의 재산을 조금씩 뻬돌리고 빨리 죽기 만을 바라던 주정뱅이 아버지, 야반도주를 밥먹듯이 하던 아버지의 불법적인 행동을 묵인하며 나중에는 그 행위를 스스로 자처하기까지, 게다가 사촌동생인 S와 상미를 갈라놓기 위해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상미에게 강압적으로 행하던......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정우와 결혼한 아니 결혼할 수 밖에 없던 상미가 결혼의 조건으로 내밀던 S에게 용서를 진심으로 구하는 것을 나중에서야 하게 되는 데 직접 대면하지도 않고 USB로 남겨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도마뱀같이 꼬리자르기 도망쳐버리는 이기적인 정우를 상미나 S가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을 까요?
사실 상미에게는 미안하지만 상미에게 결혼 하고 10년만에 찾아온 ‘롤로‘로 인해 행복해지고 더 나은 미래와 희망을 갖게 되는 정우에게 상미가 아닌 제가 속에서 분노가 차오르는 것 같았어요. ‘롤로‘도 그런 이기적이고 자신의 아버지와 빼닮은 정우의 자식으로 태어나기 싫어서 찾아왔다가 되돌아갔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원래는 8월에 구매하여 읽으려고 했는 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그리고 읽게 된 와중에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연쇄적으로 일어났던 충격적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졌는 데 아니나 다를까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살고 있다고 하는 데 그 진범도 지금쯤이면 편안해지지 않았을 까 아니 공소시효가 끝났을 무렵부터 편안해졌겠죠.
최윤작가님이 생각하시고 쓰신 소설인 데 왠지 다른 느낌으로 제 멋대로 읽어버리고 받아들인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최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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