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특별활동
정지향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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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향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토요일의 특별활동」을 읽고 그 뒤에 있는 해설인 ‘해명할 수 없던 밤이 지나고‘를 읽으면서 저 역시 어떠한 시기를 지나왔구나하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토요일의 특별활동)의 ‘놀토‘를 저도 경험한 사람이라 그런지 잛은 이야기였지만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알고보니 (베이비 그루피)는 「새벽의 방문자들」에서 우연히 검색하다 읽어봤고 정확히는 「호텔 프린스」를 먼저 읽고 검색해 연재하셨던 단편을 읽고나서 소설집을 접하여서 그 때의 단편과 사뭇 달라진 (아일랜드 페스티벌)은「호텔 프린스」에서, 불과 약 2시간 전에 저 역시 사장님과 했던 (교대)는 「우리는 날마다」에서 한번 읽었는 데 이렇게 소설집으로 한 번에 읽어보니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나머지 (한나)와 (리틀 선샤인), (휴가) 그리고 제목만 들어도 제 몸 어디에선가 바로 반응할 것 같은 (알레르기)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과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다 싶었어요.
요즈음 집에서 실시간으로 개인이 소통하며 방송하는 플랫폼을 자주 들여다 보게 되었는 데 아찔해보이는 의상을 입고 요염하게 몸을 움직이며 방송하거나 헐벗으며 방송하고 술을 마시거나 자신이나 같이 방송하는 사람이 신체나 얼굴을 때리는 자극적인 방송이 있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시청자와 소통하며 방송도 있고 심지어는 생업을 하면서 동시에 그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방송도 있더군요.
사실 저는 이렇게 방송하는 플랫폼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 데 우연찮게 한 번 보더니 저도 모르게 방송하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추천을 누르고 일종의 선물(하트, 별풍선같은 개념)을 보내기까지 하게 되었는 데 한편으론 수익을 위해 하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며 방송하시는 분들을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제 스스로에게도 해명할 수 없었던 시간들을 경험했고 지나왔음에도 아직까지 해명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는 사실을 「토요일의 특별활동」을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정지향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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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그림 엄마
한지혜 지음 /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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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었을 때에 한지혜작가님의 소설집「안녕, 레나」를 읽은 기억은 있지만 끝까지는 읽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한지혜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오랜만에 출간하신 세번째 소설집 「물 그림 엄마」를 읽었습니다.
저에게도 ‘엄마‘라는 여성이기전에 생물학적 ‘엄마‘라는 사람이 존재하였겠죠. 그러니 제가 탄생한 것일테고요.
이 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들 대부분이 엄마이거나 엄마일 수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또 그런 엄마들의 죽음을 그려내고 있어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첫번째 단편인 엄마가 죽음직전까지 가셨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목포에 가고 싶었으나 온가족이 여수로 여행가는 (환생)부터 자신의 아이와 전혀 다르지만 선생님의 아이인 진이에게 위안을 받고 있는 (함께 춤을 추어요)의 엄마, 직접 찾아뵙지 못하는 자식들의 엄마들을 관리하며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던 (토마토를 끓이는 밤)의 엄마, 비록 혈육이 아니었으나 스스로 ‘엄마‘임을 자청하시던 아흔의 김순녀여사님(으라차차 할머니). 원치 않게 아이가 생겨 어쩔 수 없이 ‘엄마‘가 되어야 했던 동명이인인 정혜의 (누가 정혜를 죽였나),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바로 눈 앞에 있을 것 같은 ‘무영‘으로 향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무영에 가다), 그리고 죽어서도 딸에게 나타나 꿈을 이루고 가신 ‘엄마‘의 마지막(물 그림 엄마)까지 읽어본 저로서는 솔직히 이 소설집의 엄마들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나의 ‘엄마‘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엄마 중 어느 누구도 닮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비슷한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기는 합니다. 길진 않더라도 엄마들을 눈에 담아두려고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한번에 알아 볼 수 있겠지요.
한지혜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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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5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
손홍규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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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게 쓰시고 계시는 손홍규작가님의 신작 소설집인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를 읽었습니다.
2012년「톰은 톰과 잤다」, 2015년 「그 남자의 가출」의 표지가 인상깊었는 데 이번 소설집의 표지도 인상적입니다.
지나간 과거만 보게 되는 남편의 이야기인 (예언자)부터 아버지가 슈퍼 앞 의자에서 넘어지지 않은 채로 돌아가신 (옛사랑), 아마도 소설집의 제목이 여기서 나왔을 것이 분명한 (노 파사란), 저도 모르게 구덩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았던 (눈동자 노동자), 결국 안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무너지다 만 사람),
위험천만한 철교길을 제집 드나들듯이 넘어가는 (기찻길 아이들), 저녁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의 속 이야기를 꺼내놓는 (저녁의 선동가), 그 놈의 술 때문에 결국에 얼어죽은 형의 이야기 (환멸), 이상문학상 수상영예를 안겨준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까지 늘 9~10편정도의 단편을 꾸준하게 소설집에 실어내시는 손홍규작가님의 단편만 읽어왔는 지라 그 사이에 나왔던 장편소설「서울」이나 바로 앞에 출간된 「파르티잔 극장」을 의도치않게 건넜는 데 조만간 가게 될 작은도서관에서 「파르티잔 극장」을 빌려봐야겠습니다.
앞서 나왔던「톰은 톰과 잤다」는 아예 어떤 내용이었는 지 기억조차 나지 않고 「그 남자의 가출」은 선명했던 사람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본문 디자인이 인상깊었는 데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에서는 어느새 무언가를 상실해버린 사람들이 가득했는 데 그 대상이 함께했던 사람이든 소중했던 기억이든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을 상실한 채로 멀리 와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라 읽는 내내 저 역시 그들처럼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했고 이미 제 속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했고 그 것을 인지하며 순응하는 체념에 접어든 것 같아 씁쓸했지만 이 것이 인생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홍규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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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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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신 신형철님처럼 저 역시 요즘 정영수작가님의 작품들이 어떤 안정적인 세계로 입장하고 있다는 아늑한 느낌을 두번째 소설집인 「내일의 연인들」을 읽으면서 받았습니다.
앞서 (우리들), (더 인간적인 말)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어봤는 데 (더 인간적인 말)에서 이모인 이연자가 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이 가장 인상깊게 남아서 ‘나‘와 혜원이 이혼을 결심했으며 아직 진행중이지만 부부이고 한때는 연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나라에서) 또한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엔솔로지 소설집을 통해 읽은 기억은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가물가물했는 데 역시나 혼자가 아닌 둘 이상의 인물들이 관계를 맺어가는 이야기더군요.
모르겠습니다. 첫 소설집이었던 「애호가들」에서도 이런 낌새는 있었지만 제 눈에 보였던 사람들은 미치고 싶은, 미칠 것 같은, 이미 미쳐버린 인물들이었는 데 확실히 「내일의 연인들」속에 등장하는 많은 과거의 연인들, 현재의 연인들을 눈으로 읽으면서 이들이 여느 연인들처럼 다투기도 하면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이 인상깊었으며 홀로 살고 있는 저에게는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법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전설이나 구전 민담처럼 실제 제 삶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들처럼 느껴집니다. (두 사람의 세계, 188쪽 일부 변형함.)
당연한 사실이지만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줄곧 부산을 벗어난 적이 없었으며 서울이라는 곳을 가본 게 10년이상 되어서 서울에서 태어나 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하남영(두 사람의 세계), 한남동을 한남동으로 압구정동을 압구정동으로 막힘없이 잘도 찾아가는 서울 사람들(길을 잘 찾는 서울 사람들)에 대한 환상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무덤덤하였는 데 이렇게 두 개의 서로 다른 삶이 하나로 포개어지는 연인들이 살아가는 서울(물론 부산에서도 연인들이 살아간다는 당연한 사실을 당연히 인지하고 있습니다만)을 이 소설집을 통해 상상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정영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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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에게
김이설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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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작가님의 연작소설집「잃어버린 이름에게」의 표지가 너무나도 인상깊어서 같이 구매한 책들 중에 제일 먼저 읽어 보았습니다.
(우환), (기만한 날들을 위해), (미아), (경년) 이렇게 4편의 소설이 실려있는 데 다들 이가 나간 찻잔처럼 관계에 균열이 나고 몸과 마음도 점차 무너져내리고 있어서 당사자와 다른 입장인데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환)의 근주, (기만한 날들을 위해)의 선혜, (미아)의 소영, (경년)의 ‘나‘ 이렇게 4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마음 속으로 읽고 있었더니 저도 모르게 그들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정확히는 저 자신이 이 4명의 아들이나 남편들과 같은 인물이 아니었을까하는.
물론 저는 결혼은 커녕 흔한 연애나 사랑조차 해본적이 없어서 아내가 임신 중이라 욕구를 풀 수가 없어 아내에게 외도를 대놓고 허락해달라거나(기만한 날들을 위해), 아들이 또래의 여자애들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한다는 사실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며 책임을 여자애들에게 돌리는(경년) 그런 파렴치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가 우울증인 것 같아 우울증에 관한 책을 사두고 읽어보거나(미아), 생리대값이 비싸다는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는 남편(우환)과 같은 무심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데 왜 그런 생각이 드는 지는 알 수가 없네요.
저는 현재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에 ‘알바‘, ‘알바생‘. 가끔씩은 ‘삼촌‘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대부분 제 이름이 아닌 ‘저기요‘, ‘사장님‘ 같은 호칭으로 불리기도 해서 「잃어버린 이름에게」를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것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전히 느끼고 있습니다.
김이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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