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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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신 신형철님처럼 저 역시 요즘 정영수작가님의 작품들이 어떤 안정적인 세계로 입장하고 있다는 아늑한 느낌을 두번째 소설집인 「내일의 연인들」을 읽으면서 받았습니다.
앞서 (우리들), (더 인간적인 말)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어봤는 데 (더 인간적인 말)에서 이모인 이연자가 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이 가장 인상깊게 남아서 ‘나‘와 혜원이 이혼을 결심했으며 아직 진행중이지만 부부이고 한때는 연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나라에서) 또한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엔솔로지 소설집을 통해 읽은 기억은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가물가물했는 데 역시나 혼자가 아닌 둘 이상의 인물들이 관계를 맺어가는 이야기더군요.
모르겠습니다. 첫 소설집이었던 「애호가들」에서도 이런 낌새는 있었지만 제 눈에 보였던 사람들은 미치고 싶은, 미칠 것 같은, 이미 미쳐버린 인물들이었는 데 확실히 「내일의 연인들」속에 등장하는 많은 과거의 연인들, 현재의 연인들을 눈으로 읽으면서 이들이 여느 연인들처럼 다투기도 하면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이 인상깊었으며 홀로 살고 있는 저에게는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법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이들의 이야기가 마치 전설이나 구전 민담처럼 실제 제 삶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들처럼 느껴집니다. (두 사람의 세계, 188쪽 일부 변형함.)
당연한 사실이지만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줄곧 부산을 벗어난 적이 없었으며 서울이라는 곳을 가본 게 10년이상 되어서 서울에서 태어나 공구상가에서 일하는 하남영(두 사람의 세계), 한남동을 한남동으로 압구정동을 압구정동으로 막힘없이 잘도 찾아가는 서울 사람들(길을 잘 찾는 서울 사람들)에 대한 환상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무덤덤하였는 데 이렇게 두 개의 서로 다른 삶이 하나로 포개어지는 연인들이 살아가는 서울(물론 부산에서도 연인들이 살아간다는 당연한 사실을 당연히 인지하고 있습니다만)을 이 소설집을 통해 상상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정영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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