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
손홍규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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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하게 쓰시고 계시는 손홍규작가님의 신작 소설집인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를 읽었습니다.
2012년「톰은 톰과 잤다」, 2015년 「그 남자의 가출」의 표지가 인상깊었는 데 이번 소설집의 표지도 인상적입니다.
지나간 과거만 보게 되는 남편의 이야기인 (예언자)부터 아버지가 슈퍼 앞 의자에서 넘어지지 않은 채로 돌아가신 (옛사랑), 아마도 소설집의 제목이 여기서 나왔을 것이 분명한 (노 파사란), 저도 모르게 구덩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았던 (눈동자 노동자), 결국 안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무너지다 만 사람),
위험천만한 철교길을 제집 드나들듯이 넘어가는 (기찻길 아이들), 저녁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의 속 이야기를 꺼내놓는 (저녁의 선동가), 그 놈의 술 때문에 결국에 얼어죽은 형의 이야기 (환멸), 이상문학상 수상영예를 안겨준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까지 늘 9~10편정도의 단편을 꾸준하게 소설집에 실어내시는 손홍규작가님의 단편만 읽어왔는 지라 그 사이에 나왔던 장편소설「서울」이나 바로 앞에 출간된 「파르티잔 극장」을 의도치않게 건넜는 데 조만간 가게 될 작은도서관에서 「파르티잔 극장」을 빌려봐야겠습니다.
앞서 나왔던「톰은 톰과 잤다」는 아예 어떤 내용이었는 지 기억조차 나지 않고 「그 남자의 가출」은 선명했던 사람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본문 디자인이 인상깊었는 데 「당신은 지나갈 수 없다」에서는 어느새 무언가를 상실해버린 사람들이 가득했는 데 그 대상이 함께했던 사람이든 소중했던 기억이든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을 상실한 채로 멀리 와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라 읽는 내내 저 역시 그들처럼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했고 이미 제 속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했고 그 것을 인지하며 순응하는 체념에 접어든 것 같아 씁쓸했지만 이 것이 인생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홍규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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