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이름에게
김이설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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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작가님의 연작소설집「잃어버린 이름에게」의 표지가 너무나도 인상깊어서 같이 구매한 책들 중에 제일 먼저 읽어 보았습니다.
(우환), (기만한 날들을 위해), (미아), (경년) 이렇게 4편의 소설이 실려있는 데 다들 이가 나간 찻잔처럼 관계에 균열이 나고 몸과 마음도 점차 무너져내리고 있어서 당사자와 다른 입장인데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환)의 근주, (기만한 날들을 위해)의 선혜, (미아)의 소영, (경년)의 ‘나‘ 이렇게 4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마음 속으로 읽고 있었더니 저도 모르게 그들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정확히는 저 자신이 이 4명의 아들이나 남편들과 같은 인물이 아니었을까하는.
물론 저는 결혼은 커녕 흔한 연애나 사랑조차 해본적이 없어서 아내가 임신 중이라 욕구를 풀 수가 없어 아내에게 외도를 대놓고 허락해달라거나(기만한 날들을 위해), 아들이 또래의 여자애들과 무분별한 성관계를 한다는 사실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며 책임을 여자애들에게 돌리는(경년) 그런 파렴치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내가 우울증인 것 같아 우울증에 관한 책을 사두고 읽어보거나(미아), 생리대값이 비싸다는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는 남편(우환)과 같은 무심한 사람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데 왜 그런 생각이 드는 지는 알 수가 없네요.
저는 현재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에 ‘알바‘, ‘알바생‘. 가끔씩은 ‘삼촌‘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대부분 제 이름이 아닌 ‘저기요‘, ‘사장님‘ 같은 호칭으로 불리기도 해서 「잃어버린 이름에게」를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것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전히 느끼고 있습니다.
김이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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