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룡은 긁지 않아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5
르웬 팜 지음, 이순영 옮김, 모 윌렘스 기획 / 북극곰 / 2019년 12월
평점 :
모 윌렘스 이름만으로도 꼭 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물론 다른 작가가 쓴 책이기는 하지만 모 윌렘스가 기획한 책이거든요. 비둘기나 토끼 시리즈를 아이와 무척 재미있게 본 탓에 이 책도 무조건 관심이 가더라고요.
책을 펼치면 모 윌렘스의 책에 등장하던 코끼리와 돼지를 만나볼 수 있답니다. 이 책도 분명 좋아하게 될거라면서 둘이 열심히 읽고 있거든요. <공룡은 긁지 않아>라는 제목의 책을 말이죠.
아이들 책이면서도 생각해 볼 거리들도 많고 유쾌한 책이랍니다. '공룡은 긁지 않는다'는 글귀가 쓰여 있는 비석 같은 돌을 발견하고는 공룡들이 벌이는 이야기랍니다. 자신이 이 글귀를 발견하고 나니 돌 앞에 엎드려 있는 공룡이 몰랐냐고 합니다. 그래서 더욱 더 공룡은 긁지 않는다는 것에 확신을 갖게 되죠. 다른 공룡들이 간지러워 긁으려고 하면 용감한 공룡은 긁지 않는다고 하면서 긁지 않도록 본인이 앞장서서 이야기하고요.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이들이 이 책을 보는 재미 중 하나일 것 같고요. 간지러워도 긁지 못하고 긁으면 안 된다는 말만 듣고 참고 있는 공룡들의 모습도 웃깁니다. 그리고 이 글귀를 발견했던 앞장서서 말리던 공룡은 자신의 생각에 더 확신을 갖습니다.
자신은 어떻게 해도 긁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서 다른 공룡들에게 자신합니다. 간지럽혀도 끄떡없고 작은 개미들을 올려도 참을 수 있고 까슬까슬한 스웨터를 입어도 참을 수 있다면서 간지러운 것을 억지로 참고 있답니다. 이 모습이 바보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우스꽝스럽답니다. 무척 간지럽지만 자신이 해 놓은 말이 있어서 긁지도 못하는 바보 말이죠.
책의 반전은 돌 아래 엎드려 자고 있던 공룡이 일어난 후에 벌어집니다. 글귀가 가려져 있었던 것이죠. '혼자서는'이라는 글귀가요. 이 글을 본 후 서로에게 긁어달라고 하면 박박 긁어댑니다. 물론 이 때도 왜 혼자서는 긁으면 안 되는지 생각하진 않지만요.
아이 책이지만 자신의 생각 없이 남의 말이나 행동만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고, 자신이 한 번 믿어버린 것을 번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 수 있었답니다. 남들의 시선보다 그것을 왜 해야하고 또는 하면 안 되는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일깨워주는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