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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뭐 어때서?! ㅣ 라임 어린이 문학 30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지음, 하비에르 바스케스 로메로 그림, 김지애 옮김 / 라임 / 2020년 1월
평점 :
예전 우리 때도 그랬지만 오늘날에는 더욱 더 아이들을 볼때면 힘들 것이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자신과 조금만 달라도 그것을 왕따의 이유로 삼는 경우를 현실에서 흔히 보게 되기 때문이죠. 남과 다르다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작아지게 만들고 뭔가 부족하게 느껴 자신감이나 자존감 마저도 잃게 만들고 맙니다.
시력이 나빠 안경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눈이 나쁘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프란츠가 약시로 인해 한 쪽 눈에 안대를 하게 되면서 그동안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됩니다.
책을 보면서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가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대를 했다고 친구들이 애꾸눈이니 하는 식으로 부르고 그동안 잘했던 농구 마저도 눈 때문에 친구들이 팀원으로 선뜻 부르질 않죠. 안대를 하고 나타난 프란츠가 하루 아침에 다른 대접과 시선을 받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프란츠 역시도 마찬가지에요. 그동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친구들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죠. 그동안은 느끼지 못했다가 본인이 안대를 하여 한 쪽 눈이 불편해져서야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죠.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고집불통 멤버의 수가 생각보다 많음을 보며 어쩌면 이들이 평범한 것일 수도 있는데 우리들의 편견으로 이렇게 갈라놓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을 구분하는 사고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프란츠는 그동안 평범했고 재니카는 이상한 아이라고 단정지었죠. 하지만 결국 그 둘이 같은 고집불통 멤버였던 것을 생각하면 평범함과 이상함의 차이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느낍니다.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고,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폭력이라는 것도 생각하게 합니다. 홀저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준 린다에게 복수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린다의 약점을 잡아 많은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었지만 결국 그 행위를 한 후에 기분이 좋지도 않음을 깨닫게 되죠. 복수라는 것, 그리고 폭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타인은 물론 자신도 멍들게 하는지를 프란츠도 알게 된 것 같아요. 안대를 벗어 던지고 바라본 세상에서 프란츠 자신은 다시 평범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을 바라보는 편견을 벗어던진 것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