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배를 타고
세르지오 로페스 수아레스 글 그림, 배블링 북스 옮김 / 함께읽는책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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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를 타고 하는 항해에 비유해 쉽게 설명한다. 서문에 ‘딱딱한 내용의 책들도, 어른들을 위한 책들도, 아주 어려운 책들도 알고 보면 바다 위를 떠나는 배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라고 이 책을 쓰는 목적을 자세히 밝혀 놓았다. 이 문장은 이탈리아의 작가인 로베르토 코트로네오의 <어린 시절, 어느 여름날 아침에> 중에 실린 글이란다.

  이 책의 성격을 아주 잘 말해준다. 책을 신비스런 배에 비유해 항해를 시작한다. palabra라는 단어가 써있는 배가 나온다. 이 단어는 스페인어로 ‘단어’ 또는 ‘언어’라는 뜻이다. 이 배가 작가의 상상 속을 여행하다가 출판사라는 항구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다시 편집자를 만나고 교정을 보고 북디자이너와 출력소, 사진판, 인쇄 등의 항구를 거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책의 출판과정을 항해로 비유해 설명하니까 재미도 있고 이해도 쉽다.

  책 뒤에 전체 내용을 ‘책이라는 배의 항해지도’라고 해서 전체 글의 내용을 그림 한 장으로 압축한 것도 들어 있고, ‘책이라는 항해일지’라고 해서 출판과정을 일목요연하게 글로써 요악하고 출판용어 및 출판 관계자들의 직업을 적어놓은 페이지도 있다.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며, 작가나 삽화가뿐 아니라 편집자, 북디자이너, 필름 출력가, 인쇄업자, 제본가 등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책을 더 소중히 다루게 될 것 같고 책을 아끼고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아이들이 책은 늘 가까이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볼 기회가 없어서 그 제작과정이 궁금했을 텐데, 이제 그런 궁금증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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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특별하단다 2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2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 고슴도치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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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자존감을 쑥쑥 키워주는 말이다. ‘너는 특별하단다’, 얼마나 힘이 되는 이야기인가?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생각을 자주 잊고 산다.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려고 하고 그들의 눈과 평가에 몹시 신경을 쓴다. 이 책의 주인공 펀치넬로도 그렇다.

  펀치넬로는 목수 아저씨 엘리가 만든 나무 사람이다. 그래서 <피노키오>가 연상되기도 한다. 이야기의 주제도 피노키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네가 무엇을 가졌던 오직 너라는 이유 때문에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야말로 자존감을 쑥쑥 키워주는 말이다.

  펀치넬로는 엘리가 만든 나무 사람들인 웸믹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살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상자와 공이 자신의 훌륭함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여겨져, 상자와 공을 사 모으는 이상한 경쟁이 일어난다. 펀치넬로 역시 다른 웸믹들처럼 상자와 공을 사 모으는데 혈안이 된다. 친구들이 헛된 일이라며 말리지만 전재산을 다 쏟아 부어 공과 상자를 산다. 펜치넬로는 이제 잠잘 곳도 먹을 곳을 얻을 수 없지만 상자와 공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지만 이 가열된 이상 소동은 마을 시장이 상자와 공을 갖고 마을 뒷산 봉우리에 높이 오는 경주는 제안하자 절정에 이른다. 하지만 이 경주에 참가한 펜치넬로는 상자와 공 때문에 앞이 보이자 않아 엉뚱한 길로 가게 돼 결국 엘리 아저씨 집에 들어오게 된다.

  이곳에서 펀치넬로는 아저씨가 웸믹을 만든 목적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가 공과 상자를 사면서 잃은 것은 전재산뿐 아니라 행복, 믿음, 우정도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엘리 아저씨는 펀치넬로에게 ‘너는 여전히 특별하단다. 네가 가진 것 때문이 아니라 오직 너라는 이유만으로.’라는 감동적인 말을 해 주면서 힘을 준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 느낌이다. 작가는 맥스 루카도 목사다. 엘리 아저씨와 웸믹이 누구를 뜻하는지는 금방 눈치챌 것이다. 작가의 종교적 신분 때문에 이 글을 꺼려하는 이도 있을 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기독교적인 색체를 따지기 전에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으로서 매우 훌륭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너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다’는 말처럼 자존감을 쑥쑥 키워주는 말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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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 엄마 아빠의 하루
로빈 발라드 글 그림, 손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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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유치원에 가면서 집에 남은 엄마는 무엇을 할까 무척 궁금할 것이다. 그런 궁금증을 풀기에 좋은 책이다. 또 이런 궁금증 때문에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아이도 있는데 그럴 때 아이 마음을 다독여 주기에도 괜찮은 책이다.

  책의 왼쪽과 오른쪽 페이지에 각각 아이가 유치원에서 하는 활동과 그에 비교되는 어른의 활동이 대비돼 그려져 있다. 이를테면 글은 ‘블록으로 집을 지어요.’하고 간단한 문장 하나밖에 없지만 왼쪽 페이지에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블록이나 여러 장난감을 가지고 즐겁게 노는 장면이 나오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설계도면을 보거나 설명하는 어른들, 건물을 짓는 사람들, 다 지은 건물 앞에서 정원을 꾸미는 사람들이 나온다. 아이들은 블록을 갖고 놀지만 그 시간에 어른들이 진짜 블록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이런 식으로 ‘씨앗을 심어요’, ‘모둠 활동을 해요’, ‘책을 읽어요’, ‘공놀이를 해요’ ‘점심을 먹어요’, ‘낮잠을 자요’, ‘화장실에 가요’, ‘그림을 그리고 만들기도 해요’, ‘자동차를 갖고 놀아요’라는 문장으로 아이들의 하루 일과에 대비해 어른들이 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설명해 준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에 어른들이 무얼 할까 몹시 궁금할 텐데 이 책을 통해 그런 의문도 해결하고 어른들이 하는 여러 가지 일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분리불안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효과적이다. 유난히 엄마와 떨어지기를 싫어해서 유치원에 갈 때마다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 책에서처럼 아이가 유치원에 가 있는 동안에 엄마가 하는 일들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힘든 시간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 책의 삽화에는 여러 인종들이 섞여 있다.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것임도 알려준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일을 자세히 모르고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책을 통해 어른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배우고, 색다른 대비 작업을 통해  사고도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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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를 넘어서 베틀북 창작동화 7
황선미 지음, 한병호 그림 / 베틀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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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황선미 작가의 단편 모음집이다. ‘코딱지만 한 괴물’, ‘울타리를 넘어서’, ‘앵초의 노란 집’, ‘괭이 할아버지’라는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 네 편의 이야기는 제목은 다르지만 주제는 모두 ‘마음의 울타리를 없애자’로 귀결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마음의 장벽을 갖고 사는가? 세상이 점점 더 타인에게 장벽을 치게 만든다. 바쁘게 살다 보니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겨를조차도 없을 뿐 아니라 현재의 주거구조 자체도 타인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차라리 옛날처럼 낮은 싸리 울타리를 치고 사는 구조였다면 이웃과 소통하기 쉬웠을 것이다. 지금의 울타리는 높고 튼튼해서 조금의 틈도 허용치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타인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한다면 그 정도의 울타리쯤은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전에 텔레비전 방송에서 본 것인데,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담장 낮추기를 해서 이웃사촌으로 지내는 흐뭇한 사례도 있었다.

  이 네 편의 이야기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작은 이유 때문에 친구나 이웃들에게 장벽을 쌓고 사는지 잘 보여준다. ‘코딱지만 한 괴물’은 푸름이와 영민이 이야기다. 영민이는 부모가 이혼한 뒤 친구들의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자 친구였던 푸름이마저도 영민이에게 거리를 둔다. 그런 푸름이에게 영민이는 이사를 가면서 자신이 가장 아끼던 열대어의 어항을 맡기고 간다. 푸름이는 영민이의 물고기들을 기르면서 코딱지만 한 벌레가 괴물처럼 물고기 몸에 달라붙어서 괴롭히는 걸 떼어준다. 푸름이가 영민이에게도 그런 존재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울타리를 넘어서’는 아파트 울타리 밖에 있는 상가에 사는 삽살개 이야기다. 이 개는 자식을 모두 외국에 떠나보낸 할머니가 외로워서 키우는 개인데, 이 개가 너무 귀여서 아파트 아이들이 울타리를 넘어 다니는 바람에 울타리가 망가진다. 이것 때문에 아파트 관리소장은 속을 썪이게 되지만 나중에 이 개 덕분에 도둑을 잡은 뒤로는 담장을 낮춘다.

  ‘앵초의 이야기’와 ‘괭이 할아버지’ 모두 이웃과의 진정한 소통을 이야기한다. 이웃을 믿고 이웃의 행복을 빌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할 텐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들 이야기들은 보면 우리의 소통을 막는 일은 작은 것들이며, 그 해결책 또한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마음을 열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입장을 조금만 헤아리면 되는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세상의 중요성과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해야 될 노력에 대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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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작게 점점 크게 국민서관 그림동화 57
팻 허친스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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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자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인 재미가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평범한 일을 잘 관찰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민 책이다. 이런 것도 재미있는 그림책 소재가 되는구나 하는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한다.

  그림의 기법이 <로지의 산책>과 비슷하다. 그림만 봐도 <로지의 산책>으로 유명한 팻 허친스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숲에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다. 여우, 토끼, 다람쥐, 생쥐, 부엉이가 나온다. 자신들이 있던 숲에서 동물들이 한 마리씩 들판 너머 숲으로 옮겨갈 때 잘 살펴보니 동물들이 점점 작아지는 것이다. 동물들은 자기들이 진짜로 작아진다고 생각하며 놀란다. 하지만 자기가 직접 맞은편 숲으로 가보니 작아졌던 숲도 원래대로 커지고 동물들도 결코 작아지지 않고 원래의 크기다. 이들은 숲을 옮길 때마다 자신들의 모습이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줄 안다. 이들은 이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유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그 이유를 다 안다. 원근법의 원리다. 그림에 원근법의 원리를 사용하게 된 것도 르네상스에 시대에 이르러서라고 한다. 1400년대 초반에 조토와 브루넬레스키, 마사초 같은 화가들에 의해서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도 원근법에 대한 말은 있었지만 이론으로 정립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만큼 원근법이라는 원리가 학문적으로 설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니 이런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동물들에게 그것은 아주 신기한 현상일 수 있다. 아이들도 이런 것에 호기심을 보일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탐구하는 것이 바로 과학생활의 시작이다. 아이들의 이런 작은 관찰이나 발견 하나라도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그냥 존재하는 것은 없고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궁금해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자의 마술도 느껴볼 수 있다. 글자를 크게 하고 줄이는 것만으로도 생동감을 줄 수 있고 이야기의 흥미를 고조시킬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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