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질문
볼프 에를브루흐 글 그림, 김하연 옮김 / 베틀북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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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도대체 어떤 질문이 커다란 것일까? 표지에 그 답이 나와 있다. 그림책은 앞뒤 표지를 펼쳐서 하나로 보는 게 좋다. 특히 이 책이 그렇다. 표지를 쫙 펼쳐 놓으면 지구 위에 서 있는 아이의 모습과 뒤표지 글이 보인다. ‘나는 왜 이 세상에 있는 건가요?’가 바로 그 질문이다.

  우리가 자문하기도 하고 타인에게도 던져 보기도 하는, 흔하지만 심오하고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답을 한다. 형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라고, 고양이는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내기 위해서, 비행기 조종사는 구름과 입맞춤하기 위해서 등등이다. 저마다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는 존재 이유를 답으로 제시한다. 정원사, 뚱뚱한 아저씨, 권투선수, 군인, 빵집주인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해 간결하게 표현해 놓았다. 이 표현들을 하나씩 음미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 같으며, 더불어 이 세상 모든 것들의 존재 이유를 자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너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게 바로 우리가 존재하는 큰 이유일 것이다. 노래로도 있지만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누구나가 바라는 존재 이유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런 만큼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첫 작업으로 이 책이 내준 숙제를 시작하는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앞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더 많은 답을 찾아보라며, 나만의 답을 찾아 기록할 공간을 두 쪽이나 마련해 두었다. 고심하다 보면 많은 것을 써넣을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이다. 심사평은 ‘아이들이 던지는 심오하고 철학적인 물음에 시처럼 정교한 문장으로 존재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종이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배경과 기품 있는 색채, 단순하지만 정확한 세부 묘사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고 적혀 있다. 이 책의 성격과 특징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글이다. 그림이 말하는 사람만 크게 종이로 오려 붙이기한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꼭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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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그림책 보물창고 48
낸시 코펠트 지음, 신형건 옮김, 트리샤 투사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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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이혼을 해서 아빠 집과 엄마 집을 오가며 사는 아이들은 어느 한 곳에 마음을 두기가 무척 힘들 것 같다. 나중에는 이 생활에 익숙해져서 자기만의 생존법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법을 터득하겠지만 처음 이런 사태에 직면하게 되면 엄청난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비록 두 사람 모두 예전에는 아주 좋았던 부모라 해도.

  이 책의 주인공 여자 아이가 그렇다.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와 아빠 집에서 번갈아 가면서 산다. 부모가 이혼한 뒤 아이에게 변한 점은 오직 이것이다. 학교도 그대로이고 친구도  전과 같다. 강아지 프레드와 함께 사는 것도 여전하다. 아이는 부모 집에 오갈 때마다 강아지 프레드를 데리고 다닌다.

  그런데 강아지 프레드는 엄마집이나 아빠집에서 말썽을 부린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프레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둘 다 “요놈의 개를 어쩌면 좋아?”라고 하며 투덜거린다. 그렇지만 아이는 프레드를 데리고 잘 지낸다. 오히려 프레드가 함께 있어서 좋다. 프레드는 아이의 친구다. 함께 걷고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행복해 하고 같이 슬퍼한다.

  프레드가 엄마, 아빠집에서 문제를 일으키지만 아이는 프레드는 엄마나 아빠랑 살지 않아도 되고 자기하고만 살면 된다며 프레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획을 짠다. 여전히 엄마와 아빠와 따로 살지만 모두가 행복질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게 된다.

  ‘어느 땐 난 엄마랑 살아요. 어느 땐 난 아빠랑 살아요. 하지만 프레드는 늘 나랑 함께 살아요.’라는 문장이 아이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상처를 극복했음을 일러준다. 부모의 이혼은 아이에게 최대 위기이자 상처지만 이 책은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아이가 어떤 변화에도 마음을 붙이고 살 대상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물론 이런 환경이 되려면 부모가 아이의 마음도 존중해주는 환경이 돼야 할 것이다. 갈색톤이 주조를 이룬 그림이 차분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제 아이 마음이 이렇게 됐다는 이야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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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너머 아프리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183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최선경 옮김, 안나 회글룬트 그림 / 비룡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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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에서 아주 희귀한 가정이 아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나 문화적인 차이에서 일반 가정과는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이야기도 그런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것이다.

  집의 모양과 마당 모양도 똑같은 집들이 모여 있는 연립주택에 사는 아이의 이야기다. 아이의 이웃 중에는 카메룬에서 온 아프리카 아줌마가 있었다. 아이나 이웃에게는 그 아줌마가 특이하게 보였다. 그래서 특이한 부인이라고 표현한다. 아이와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달랐다.

  그 아줌마가 연립주택 뒷마당에 있는 창고를 허물자 이웃집 사람들은 화를 낸다. 똑같이 늘어서 있는 연립주택에서 마음대로 자기 집 창고만 허물었다고. 하지만 아줌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아랑곳 않고 진흙을 가져다 다져서 진흙집을 짓는다. 아이가 묻자 아줌마는 고향이 그리워서 고향이 생각날 때 와 있으려고 지었다고 말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똑같은 모양의 집에 뒷마당에서는 똑같이 꽃양배추를 키우고 장은 금요일에만 보는 등 똑같은 생활을 한다. 이들에게 데지레 아줌마는 생김새도 다르고 행동도 달라서 아주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이 아줌마와 친구가 된 모습을 통해 다른 문화권에서 온 이웃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보여준다.
  책 뒤 설명에 있는 카메룬에 대한 소개를 보면 데지레 아줌마의 행동이 더 잘 이해될 것이다. 카메룬은  일 년 내내 더운 열대지방에 있고 많은 동물들과 새가 살고 있다. 백여개 이상의 종족들이 저마다 독자적인 전통과 관심을 유지하고 있고, 진흙집은 아프리카 전통집이다. 소나 코끼리의 똥에 진흙을 섞어 진흙집을 짓기도 한다. 카메룬의 공용어는 프랑스어와 영어지만 종족마다 다른 말을 쓰고 있다. 아마 데지레도 자기 종족말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소년에게는 아주 이상하게 들렸을 것이다. 아무튼 점점 더 국제화되는 세상에서는 소년의 마음과 같은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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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개 낮은산 어린이 5
박기범 지음, 유동훈 그림 / 낮은산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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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의 글은 대부분 슬프다. 그가 쓴 <미친개>, <어미개>도 그랬고 최근에 읽은 <문제아>도 그랬다. <미친개>, <어미개> 같은 개 이야기는 동물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였고, <문제아>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그늘과 아픔을 보여주는 여러 단편을 모은 책이었다. 아무튼 우리 삶을 돌아다보게 하며 마음을 찡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주로 쓰는 작가다.

  이 책은 <어미개>, <미친개>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아마 개들 입장에서는 이런 억울하고 슬픈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마 작가는 개를 굉장히 사랑하나 보다.

  일반적으로 강아지는 어미젖만 떼면 팔려간다. 이 책의 새끼 개도 그렇게 팔려간 강아지다. 털이 보들보들하고 꼭 솜뭉치 같은 몸으로 어정어정 기어 다니는 것이 참 예쁜 강아지였다. 꼭 인형 같은 강아지였다. 이 강아지는 사내아이 둘이 있는 집으로 팔려간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너무나 예뻐서 만지고 간질이면서 장난을 쳤고 비행기를 태워준다며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리기도 했다. 그러자 새끼 개는 무서워서 끙끙 거렸고 나중에는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아이들을 물기도 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개의 그 모습이 귀엽고 좋아서 까부는 줄로만 안다. 아이들은 더욱 더 새끼 개에게 장난을 치고 새끼 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만큼 더 사나워진다.

  결국 사납게 짖던 새끼 개는 애견센터로 되팔려 온다. 하지만 새끼 개는 애견센터의 우리 안이 답답하고 싫었고 벗어나고 싶었다. 그럴 즈음 두 아이가 엄마와 와서 새끼 개를 알은체를 했다. 새끼 개는 뒤늦게나마 그 아이들이 반가워서 짖었지만 아이들의 엄마는 새끼 개가 여전히 사납다고 하면서 다른 개를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그 후 새끼 개는 우리를 탈출해서 거리를 쏘다니다가 두 아이를 멀찍이서 보고는 반가워서 달려가지만 불행한 일을 겪는다.

  사람이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그럴 수 없다. 버려지는 개들도 많단다. 이들이 하는 말을 안다면 결코 그런 나쁜 일은 하지 않을 텐데. 사람과 개가 소통하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들 간에도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답답한 사람이 다치게 돼 있다. 들으려 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 노력해야겠다. 미래에는 다른 이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거울이 나왔으면 좋겠다. 몸속 사진은 찍을 수 있는데 마음 속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 다 드러나면 재미없고 피곤한 세상이 되려나. 그러면 심리학도 없어지겠구나. 어쨌든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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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음악대 따라하기 비룡소의 그림동화 184
요르크 슈타이너 지음, 김라합 옮김, 요르크 뮐러 그림 / 비룡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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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다. 늙고 주인에게 학대받던 동물들인 개, 고양이, 당나귀, 수탉이 자유의 땅 브레멘에 가서 음악대를 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서도 네 마리 동물이 나온다. 이 네 동물은 각자의 역할이 있었다. 부엉이는 선글라스 회사의 광고 모델이었고 악어는 운동복 상표 노릇을 했고 펭귄도 냉장고 회사의 광고 모델이고 판다는 환경 보호 의식을 널리 알리는 홍보 모델이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이 일을 했고 늙었다. 이들 역시도 나이가 들어서 교체될 위기에 처했다..

  이제 일을 광고 일을 그만두고 조용히 책을 읽고 싶었던 부엉이는 동화 <브레멘의 음악대>를 읽더니 자기도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그래서 앞서 말한 세 친구를 모은다. 이들과 함께 디즈니랜드에 가서 자유롭게 밴드활동을 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디즈니랜드에 가는 길은 쉽지가 않다. 그리고 각자 꿈꾸는 것도 달랐다. 부엉이는 클래식 음악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었고, 악어는 록밴드의 보컬을 꿈꿨다. 판다는 기타를 치면서 포크 음악을 부르고 모습을 그렸고 펭귄은 아코디언으로 탱고 음악을 연주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다는 목표는 똑같았던 이들은 서로 격려하며 길을 떠난다. 그러다가 도착한 곳이 방송국이다. 방송국인 줄도 모르고 불빛을 따라온 거기까지 온 그들은 브레멘의 음악대에서 동물들이 도둑을 몰아내기 위해 했던 것처럼 사다리를 타고 건물 위 유리창 앞으로 올라가서 서로의 어깨 위를 밟고 올라선 채로 방으로 돌격한다.

  그렇게 방송국에 들어간 그들은 방송국에서 소원을 이룬다. 방송국 국장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더니 이들의 이야기를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겠다고 밴드를 결성을 제의한다. 자유로운 삶을 꿈꿨던 판다만 기타를 메고 떠나고 나머지 멤버들은 남아서 방송활동을 한다. 여기에 분홍색 표범이 판다 대신에 참여한다.

 이들의 방송을 길에서 기타를 멘 채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는 판다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다. 책 뒤 설명에도 ‘방송국 국장은 뭐든지 할 수 있는 텔레비전의 위대함을 목청껏 말하지만 세 동물은 네모난 텔레비전에 갇힌 채 꾸며진 꿈을 만들어 나간다. 현실에 안주하며 진실한 꿈을 잃어가는 동물의 모습이 안쓰럽다. 진실한 삶을 찾아 나선 판다의 뒷모습도 쓸쓸하다’고 적혀 있다. 이들이 과연 진정한 자유를 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판다의 모습에서, 자유를 찾았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 행복인가 하는 물음을 하게 한다.

  이 책은 그림이나 이야기에서 현대의 삭막한 삶의 분위기를 충분히 보여준다. 그렇다고 현대인들이 잘못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이 책이 현대를 지나치게 삭막하게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현대에도 자유도 있고 꿈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이 진정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꿈인지 생각해 보라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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