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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돼지 ㅣ 웅진 세계그림책 8
헬렌 옥슨버리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평점 :
돼지에게 과연 행복은 무엇일까? 배부르게 먹고 늘어지게 자는 것. 돼지가 되어 보지 않아서 어떤 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으나 대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해 왔으므로 아마 그럴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돼지인 브릭스와 베르타는 남부러울 것 없는 돼지였다. 여물도 많고 따뜻한 집도 있고 등을 긁을 수 있는 나무도 있고 마음껏 뒹굴 수 있는 초원도 있는 등 그야말로 모든 걸 다 갖고 있었다. 그래도 그 둘은 만날 불평만 했다. 돈 많은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들의 바람대로 남편 브릭스가 땅 속에서 보물 상자를 찾아내 부자가 될 수 있게 된다. 이들은 몸을 깨끗이 씻고 그 상자로 가지고 시내에 간다. 은행에 가자 은행장이 보물 상자를 보더니 굽실거렸다. 그러면서 보물을 받아 보관하는 대신 많은 돈을 주었다.
이 돈을 가지고 돼지 부부는 새 옷, 새 차, 새 집을 마련한다. 이 집에서 베르타는 밥을 짓고 청소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남편 브릭스도 차를 닦거나 신문을 보거나 해야 했다. 그 후 얼마 뒤 브릭스가 차를 몰고 시골로 가는데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고생고생 하다가 결국에는 집에까지 걸어오게 된다. 한편 베르타도 새 요리 기구를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다가 고생만 하고 만다. 그 때부터 이 돼지 부부에게는 되는 일이 없었다. 집도, 정원도 엉망이 되었다. 마침내 이들은 집도 버리고 옷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행복이 과연 무엇일까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물질적인 행복이 진정한 행복일까 되새겨볼 일이다. 그리고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가끔 우리는 돼지 목에 걸어줄 진주 목걸이를 찾기 위해서 진짜 내 목에 걸 맞는 목걸이는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