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초대하지 않아?
다이애나 케인 블루선덜 글 그림, 윤정숙 옮김 / 느림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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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혼자만 잊혀졌거나 따돌림 당한다는 생각이 들 때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섭섭한 감정이 들 때 읽으면 많은 위안이 될 것이다. 보통 어느 날 갑자기 이런 감정이 드는 경우는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얘기 또한 그렇다.

  주인공 미니는 친한 친구인 찰스가 캐슬린이 물어보는 파티 시간에 대해 답변을 한다. 그걸 듣고는 찰스가 파티를 열겠구나 하면서 자신도 초대하겠거니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미니의 기대와는 달리 파티가 열리는 날이 다되도록 찰스에게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초대에 자기만 빼놓는 것이 아닐까 싶어 미니는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자기만을 초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를 추측한다.

  그래도 여전히 찰스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자, 미니는 심지어는 찰스에게 자신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자존심이 있어서 직접적으로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나-파티를 떠오르게 하는 말을 한다거나 초대를 연상시키는 말을 건네 보지만 찰스에게는 여전히 미니를 파티에 초대하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못 듣는다.

  미니는 끝내 찰스의 파티에 초대를 받지 못하고 우울해한다. 그런 그녀에게 캐슬린이 발야구를 하러 오라고 해서 마지못해 간다. 그런데 뜻밖에도 거기서 찰스를 만나게 된다. 찰스가 왜 미니를 초대하지 않을 것일까? 그것은 책에 잘 나와있다.

  이야기도 재밌지만 이 책은 그림도 재밌다. 소박하게 그려졌지만 찰스로부터 초대받기를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하는 미니의 감정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일이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김칫국부터 마신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해서 걱정하거나 또한 남들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데 자신의 탓인 양 자책할 때도 있고 말이다. 어쨌든 이 책은 혼자만 따돌림 당한다는 생각이 들 때 읽어보면 큰 위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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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돼지 웅진 세계그림책 8
헬렌 옥슨버리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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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에게 과연 행복은 무엇일까? 배부르게 먹고 늘어지게 자는 것. 돼지가 되어 보지 않아서 어떤 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으나 대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해 왔으므로 아마 그럴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돼지인 브릭스와 베르타는 남부러울 것 없는 돼지였다. 여물도 많고 따뜻한 집도 있고 등을 긁을 수 있는 나무도 있고 마음껏 뒹굴 수 있는 초원도 있는 등 그야말로 모든 걸 다 갖고 있었다. 그래도 그 둘은 만날 불평만 했다. 돈 많은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들의 바람대로 남편 브릭스가 땅 속에서 보물 상자를 찾아내 부자가 될 수 있게 된다. 이들은 몸을 깨끗이 씻고 그 상자로 가지고 시내에 간다. 은행에 가자 은행장이 보물 상자를 보더니 굽실거렸다. 그러면서 보물을 받아 보관하는 대신 많은 돈을 주었다.

  이 돈을 가지고 돼지 부부는 새 옷, 새 차, 새 집을 마련한다. 이 집에서 베르타는 밥을 짓고 청소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남편 브릭스도 차를 닦거나 신문을 보거나 해야 했다. 그 후 얼마 뒤 브릭스가 차를 몰고 시골로 가는데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고생고생 하다가 결국에는 집에까지 걸어오게 된다. 한편 베르타도 새 요리 기구를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다가 고생만 하고 만다. 그 때부터 이 돼지 부부에게는 되는 일이 없었다. 집도, 정원도 엉망이 되었다. 마침내 이들은 집도 버리고 옷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행복이 과연 무엇일까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물질적인 행복이 진정한 행복일까 되새겨볼 일이다. 그리고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가끔 우리는 돼지 목에 걸어줄 진주 목걸이를 찾기 위해서 진짜 내 목에 걸 맞는 목걸이는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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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손님
에릭 바튀 글 그림, 이진경 옮김 / 행복한아이들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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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 동화를 많이 쓰는 에릭 바튀의 책이라 더 눈길이 갔다. 기대만큼 내용이 철학적이며 교훈적이었다. 겉치레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알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겉치장이 아무리 화려해도 어둠 속에서는 그저 까맣게 보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어둠 속에서 빛을 낼 수 있는 내면의 치장에 힘쓰라는 교훈을 들려준다.

  아담한 왕국의 왕이자 소박한 정원의 작은 궁전을 가진 바질 왕은 어느 날 아침 비둘기 우편배달부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자칭 ‘왕 중의 왕’이라는 왕이 지나가는 길에 바질 왕의 궁전에 들러 차 한 잔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왕 중의 왕’이라는 말에 바질 왕은 자신의 궁전의 초라해 보일까봐 궁전을 크게 짓기로 한다. 마침내는 궁전을 높고 크게 짓고 황금빛으로 칠까지 한다. 게다가 남은 페인트로 자신마저 황금빛으로 칠해 번쩍번쩍 빛이 나게 한다.

  하지만 해가 다 지도록 왕 중의 왕은 오지 않는다. 아주 깜깜한 밤이 되자 드디어 왕 중의 왕이 왔다. 그는 어둠 속에서는 금빛 털가죽으로 빛이 났다. 그런데 바질 왕의 크고 멋진 황금빛 궁전은 어둠에 가려 그 위용도 자랑할 수 없었고 아무런 빛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왕 중의 왕은 그 멋진 모습에도 궁전 하나 갖고 있지 않으며, 바위 위나 풀 숲 어디에서든 편히 잠을 자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말에 바질 왕은 깜짝 놀란다. 다음날 아침 태양이 떠올라 왕 중의 왕이 가버리자 바질왕은 중대한 결심을 한다. 궁전을 부수고 칠도 벗겨내고 왕관도 땅에 내려놓는다. 그러자 바질왕을 둘러싼 모든 것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서양 속담에 ‘Beauty Is Only Skin Deep’이라는 말이 있다. ‘아름다움은 피부 한꺼풀에 불과하다’란 뜻이다. 결코 겉치레에 현혹되지 말고 내실을 찾아보란 말일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도 그렇다. 겉치레에 치중한 나머지 내면의 아름다움을 간과하는 실수를 하지 말라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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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돕니다 미래그림책 40
안느 브루이야르 지음, 곽노경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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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지구는 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지구가 돌고 있다는 사실은 늘 자각하면서 사는 사람이 있을까? 결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는 지구가 돌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아침이나 낮, 밤 중 어느 때에 있건, 또는 바람이 부는 날이나 비오는 날이나 해가 쨍쨍한 날 등 어떤 날에 있든 간에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심지어는 지구가 도는 동안에 엄마 뱃속의 아이가 자라고 있음을 이야기 해준다. 이 아기는 자라는 동안에 계절도 바뀌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일은 한다. 그러는 동안에도 지구는 쉬지 않고 돌고 있다고 말해준다. 엄마 뱃속의 이 아기가 태어나고 또 다른 아기가 다른 엄마의 뱃속에서도 자라고 있어도 지구가 돌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지구가 돌고 있다는, 즉 지구의 자전을 말하는 과학책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사회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가 도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일을 하고 저마다 다른 동물들이 자기 방식대로 살아간다는 사회에 대한 얘기를 해준다. 세상은 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세월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일을 하면서 어울려 사는 세상이란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쉼 없이 돌고 있는 지구처럼 우리 사회도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고, 사람이건 동물이건 한 세대를 거쳐 또 한 세대를 이어지듯이 지구상의 생명체들의 삶 또한 끊임없이 돌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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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눈동자 미래그림책 17
에릭 로만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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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환상적인 이야기다. 이야기도 환상적이지만 밤하늘에 솟구쳐 오른 물고기들이 호랑이들과 어우러져 있는 그림도 환상적이다. 이렇게 물고기들이 하늘에 올라와 놀고픈 것은 물고기의 꿈일까, 아니면 우리 인간들의 생각해낸 가짜 물고기의 꿈일까? 아무튼 환상적이다. 한번 생각해 보라. 달빛이 은은히 비치는 달밤에 바닷속 물고기들이 하늘에 떠 있다면 어떨까를. 아마 하늘과 바다가 바뀐 것이 될 것이다. 바다에는 달이 떠 있을 테니까.

  이야기의 시작은 평범하다. 한 남자 아이가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쌓아 커다란 물고기를 만든 뒤 잠이 든다. 바로 여기서부터 환상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 뒤 땅거미가 지자 호랑이 같아 보이는 그림자들이 아이에게로 다가온다. 그 그림자는 바로 불꽃처럼 타오르는 10개의 눈동자를 가진 호랑이 다섯 마리의 그림자였다. 이들의 눈빛과 달님이 세상을 비추자 신기하기하게도 모래 물고기도, 바다 속에서 잠자던 물고기도 하늘로 솟구쳐 올라 아이와 호랑이를 둥글게 에워 쌓게 된다. 이들은 밤하늘에서 신나게 놀다가 아침 햇살에 새벽이 물러가자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아마 밤이 주는 신비로움을 이렇게 또 하나의 이야기로 잘 풀어낸 것 같다. 왠지 밤에는 마법의 힘이 있어 낮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밤은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서 신비로운 힘이 있어, 그 힘으로 끝없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밤의 신비로움을 통해 이제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동물인 호랑이도 만나 볼 수 있게 해준 환상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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