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타고 어디 가요? 민화그림책시리즈 2
윤열수.이호백 기획.글 / 재미마주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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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민화 중에서 탈 것과 연관이 있는 그림들을 모아 놓고 그에 맞는 짤막한 문장을 실은 뒤 그 그림과 연관된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우리나라 그림도 감상하고 아이가 즐겁게 퀴즈도 풀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리고 책 뒤에 그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실려 있다. 보통 박물관이나 전시관에서 가서 그림을 보게 되는 경우 그저 쓱 훑어보고 지나는 경우가 많은데 자세한 설명이 실려 있으니 보다 자세히 그림을 관찰할 수 있어 좋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민화의 경우 장수, 축하, 건강, 부부금슬, 장원급제, 승진 등 그 기원하는 바를 사물이나 동물에 빗대어 그린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런 내용이야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데 그런 상세한 설명이 있어 우리나라 민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림 감상 책을 숨은 그림 찾기를 통해 좀 더 상세히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에는 소를 탄 아이, 소를 타고 가는 사람, 새를 타고 있는 신선, 꽃사슴을 탄 동자, 봉황을 타고 있는 신선, 구름을 타고 있는 신선, 새우를 타고 있는 여인, 말이 끄는 수레들, 도연명이 나귀를 타고 매화를 찾아가는 그림(고사인물도), 노 젓는 사람, 나귀를 타고 가는 사람 등이 그려진 다양한 민화가 등장한다. 또 ‘어락도’라고 해서 물고기와 조개, 게 등을 그린 그림도 들어 있는데 마치 바다 속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바다 속 생물이 그려져 있다. 새우와 조개는 축하, 화합을 뜻한다고 한다.

  내가 원래도 그림과 연관된 책 보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책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재밌게 만들면 아이들도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책 보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놀이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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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결혼했어요 즐거운 동화 여행 16
앤 브라이언트 글, 이혜진 그림, 오지현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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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은 재혼 당사자에게도 큰 모험과 사건일 뿐만 아니라 재혼하는 부모를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 큰 모험이자 사건일 것이다. 재혼을 하는 부모들이라야 서로 사랑을 해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그저 부모의 뜻에 따라 전혀 모르던 사람을 부모로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혼을 할 때에는 재혼 당사자의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시간 여유를 주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점들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다. 주인공 빌리는 열 살짜리 여자 애다. 빌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는 돌아가셔서 빌리는 엄마가 벽장 속에 숨겨둔 아빠의 사진만으로도 아빠를 상상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 빌리에게 새 아빠가 생긴다. 그것도 너무나 나이가 많아서 아빠라고 하기보다는 할아버지라고 하면 어울릴 법한 아빠가 생긴다. 빌리의 엄마는 36살인데 아빠는 53살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도 엄마가 재혼을 하기 전에 서로 자주 왕래하면서 친밀감을 쌓아놓은 사이도 아니다. 그렇다 보니 빌리는 더욱 더 새 아빠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리고 반 친구들에게 짖궂게 구는 리암 일당이 이 사실을 알기 못하기를 원하는데, 엄마의 결혼식 사진이 지역신문에 크게 실리기까지 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빌리는 친한 남자 친구인 아치 집에 입양되고자 하는 극단적인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그 계획이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그리고 새 아빠인 쿠엔틴 아저씨가 멋진 창도 만들어 주고 빌리가 몰래 돈을 훔쳐간 것을 알면서도 엄마에게 내색하지 않자 아저씨에게 마음이 기운다. 그리고 빌리의 새 언니가 된, 쿠엔틴 아저씨의 친딸인 빅토리아 언니가 그녀의 친엄마가 돌아가신 날을 기억하고 울자 그녀 또한 결코 편한 마음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쿠엔틴 아저씨와 빅토리아 언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얘기다.

  빌 리가 아치 집에 입양되고 싶어서 꾸미는 계획들을 보면 어이가 없으면서도 얼마나 새 아빠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그랬을까 공감이 가면서 빌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친엄마를 버려두고 다른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새로운 사람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거보다는 재혼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이런 책도 참으로 필요하겠단 생각이 든다. 새로운 사람에게 아이 스스로 마음을 열 수 있게 아이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재혼 가정의 아이가 위로받고 싶을 때, 그리고 새 엄마, 새 아빠라고 말하면 이유 없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아이들이 읽고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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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시로 읽는 옛이야기 북스쿨 저학년문고 12
윤동재 지음, 김경희 그림 / 계림북스쿨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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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다른 시도 같다. 우리 옛이야기들을 재밌는 동시로 만든 것이다. 매 한 마리, 콩과 팥, 김 영감네 소, 능라도 구경 값, 구경만 했지, 쌀 나오는 구경 등 우리가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옛이야기 42편을 동시로 표현해 놓은 것이다. 참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긴 옛이야기들을 짧게 동시로 표현해 놓으니까 더 많은 양을 읽을 수 있고, 시니까 노래하듯이 읽어서 재밌다. 또 어떤 시는 판소리처럼 읽을 수도 있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로 들었던 이야기가 많지만 처음 접하는 이야기들도 많다.

  이 책에 실련 시들을 보면 ‘야! 이런 글도 시로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날 정도의 재미난 시들이 많이 실려 있다. 설악산 울산바위, 쥐한테 먹을 것 얻으러 갔다가 말투 때문에 쫓겨난 메추리와 곡식을 후하게 얻어온 장끼, 새가 된 며느리, 지게는 도로 가지고 가요(고려장 얘기) 등 도저히 시로는 표현 안 될 것 같은 이야기들이 모두 시가 되었다. 그런 걸 보면 시가 별 거 아니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물론 옛이야기들을 시로 만들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고심했겠는가? 하지만 시라면 시인이 멋진 시어들을 가려내어 써야 하는 것이란 고정관념이 있는데 이렇게 해도 시가 될 수 있다니, 시에 대한 두려움이 다소 없어지면서 시가 보다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독후활동을 시킬 때 읽은 내용을 동시로 지어보라는 활동을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활동을 할 때도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긴 옛이야기를 이렇게 한 편의 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도 어떤 이야기든 그걸 줄여서 이렇게 시로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재미난 옛이야기가 많았고 노래하듯이 즐겁게 읽을 수 있어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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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꽃 창비아동문고 144
권태응 지음 / 창비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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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로도 들었던 ‘감자꽃’이라는 동시가 있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아마 한번쯤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이 시의 시인이 태어난 곳인 충주 탄금대에는 이 시인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마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마 마나 하얀 감자.  


  아마 이 노래는 조금 더 친숙할 것이다. ‘엄마 따라 동동’이라는 시구가 들어 있는 이 동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기 때문에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이 시의 저자가 누군지는 잘 알지 못했는데, 바로 이 동시집의 저자인 권태응 시인이었다.

  권태응 시인은 1918년에 태어나 1951년에 작고하셨다. 그런 만큼 이 분의 시집에는 1948년에서 1950년에 쓰여진 시가 실려 있다. 참 오래 되었다. 이 때 쓰여진 시가 근 60년이 지난 우리 아이들에게 공감이 갈까 의심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말처럼 현재 우리 아이들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내용들이 많다. 이 시집에는 1부 감자꽃, 2부 춥긴 머 추워, 3부 아기는 무섬쟁이, 4부 공일날에 걸쳐 아주 많은 동시가 실려 있다. 이 안에 실린 시들은 자연을 노래한 것, 그리고 시골 생활과 관련된 것,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한 삼팔선에 관한 것 등이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머나먼 옛날 일들 같은 것들이 주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의 할아버지 세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를 귀 부분을 잡고 고개를 들어 올려 해주는 서울구경이 뭔지도 알려주고, 공일날이 무엇인지도 알려주고, 등심 머릿심에는 짐을 남자는 등에 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고 다니던 풍습도 알려준다. 동시 하면 그저 느낌만을 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대상도 전해줄 수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그리고 동시에 자연을 노래한 것이 많은 걸 보면 그분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았구나 하는 당연한 생각을 해준다. 우리도 좀 더 자연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그러면서도 ‘밥 얻으러 온 사람’, ‘언제나 살 수 있나’처럼 당시 시대 상황을 노래한 시도 있었다. 아이들 또한 세상에도 관심을 가지라는 뜻일 게다. 오볼조볼, 달궁달궁, 오곤자곤, 오돌돌돌 등과 같은 재밌는 시어들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것도 이 시집이 주는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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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만드는 책
칼 필립 모리츠 지음,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박원영 옮김 / 아이들판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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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2003년 쿠텐베르크상 수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어서 출간된 지 오래지 않은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저자인 칼 필립 모리츠가 이 글을 쓴 것은 1790년이라고 한다. 정말 오래 되었다. 모리츠에 글에 볼프 에를브루흐가 그림을 그려 넣어 2003년에 구텐베르크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또 이 책은 제목이 재밌고 의미심장하다. <생각을 만드는 책>이라는 말에서 기존의 책과는 다른 색다른 것들을 제공할 것 같다.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생각을 만들게 하는 책임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책은 글과 그림 부분을 따로따로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먼저 그림을 보면 마치 알파벳 순서대로 단어를 나열하면서 뭔가 의미를 부여한 느낌이 든다. A부터 시작하면서 한 단어씩 보여준다. 그 다음에는 B,  그 다음에는 C로 가며 마지막에는 Z로 끝난다. 그렇다고 모든 단어의 첫 글자가 해당 순서의 알파벳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해당 알파벳이 단어 중간에 끼어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단어는 Aha에서 시작해 Zero로 끝난다.

   그러면서도 그 그림들이 글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글의 내용은 18세기 독일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기와 생각하기를 가르쳐 주기 위해 만든 최고의 입문서라 할 수 있는 고전으로서, 지금까지 독일에서는 꾸준히 새롭게 재해석되며 출간되고 있다고 한다. 철학자이자 작기였던 모리츠의 이 책은 26개의 단계를 거치며 대상에 대한 명료한 자기 인식과 보편타당한 인간의 윤리나 행동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즉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관찰의 기쁨과 감각 경험에 대한 감탄과 인간 존재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책 설명이 다소 어려워서 쉬운 책이 아닌 것처럼 생각되겠지만, 보다 쉽게 말하자면 모리츠는 읽기 쉬운 단순한 무장으로 기본적인 생각하기의 방법을 알려주며 그 대상 범위를 넓혀서 시간과 죽음 같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도록 한다. 즉 한 편의 철학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주제들을 어린이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갖은 감각을 다 동원해서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보다 그 내용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글의 내용 옆에 그 내용과 연관된 단순화된 그림이 실려 있는데, 이걸 보면서 아이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도 정리해 보고 그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연습을 해봐도 좋을 듯하다. 그래서 아이들 생각주머니 키우기 훈련을 하는 데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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