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만드는 책
칼 필립 모리츠 지음,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박원영 옮김 / 아이들판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표지에 ‘2003년 쿠텐베르크상 수상’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어서 출간된 지 오래지 않은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저자인 칼 필립 모리츠가 이 글을 쓴 것은 1790년이라고 한다. 정말 오래 되었다. 모리츠에 글에 볼프 에를브루흐가 그림을 그려 넣어 2003년에 구텐베르크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또 이 책은 제목이 재밌고 의미심장하다. <생각을 만드는 책>이라는 말에서 기존의 책과는 다른 색다른 것들을 제공할 것 같다.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생각을 만들게 하는 책임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책은 글과 그림 부분을 따로따로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먼저 그림을 보면 마치 알파벳 순서대로 단어를 나열하면서 뭔가 의미를 부여한 느낌이 든다. A부터 시작하면서 한 단어씩 보여준다. 그 다음에는 B,  그 다음에는 C로 가며 마지막에는 Z로 끝난다. 그렇다고 모든 단어의 첫 글자가 해당 순서의 알파벳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해당 알파벳이 단어 중간에 끼어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단어는 Aha에서 시작해 Zero로 끝난다.

   그러면서도 그 그림들이 글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글의 내용은 18세기 독일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기와 생각하기를 가르쳐 주기 위해 만든 최고의 입문서라 할 수 있는 고전으로서, 지금까지 독일에서는 꾸준히 새롭게 재해석되며 출간되고 있다고 한다. 철학자이자 작기였던 모리츠의 이 책은 26개의 단계를 거치며 대상에 대한 명료한 자기 인식과 보편타당한 인간의 윤리나 행동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즉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관찰의 기쁨과 감각 경험에 대한 감탄과 인간 존재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책 설명이 다소 어려워서 쉬운 책이 아닌 것처럼 생각되겠지만, 보다 쉽게 말하자면 모리츠는 읽기 쉬운 단순한 무장으로 기본적인 생각하기의 방법을 알려주며 그 대상 범위를 넓혀서 시간과 죽음 같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도록 한다. 즉 한 편의 철학 동화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주제들을 어린이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갖은 감각을 다 동원해서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보다 그 내용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글의 내용 옆에 그 내용과 연관된 단순화된 그림이 실려 있는데, 이걸 보면서 아이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도 정리해 보고 그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연습을 해봐도 좋을 듯하다. 그래서 아이들 생각주머니 키우기 훈련을 하는 데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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