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창비아동문고 144
권태응 지음 / 창비 / 199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노래로도 들었던 ‘감자꽃’이라는 동시가 있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아마 한번쯤 들어봤을지도 모르겠다. 이 시의 시인이 태어난 곳인 충주 탄금대에는 이 시인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마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마 마나 하얀 감자.  


  아마 이 노래는 조금 더 친숙할 것이다. ‘엄마 따라 동동’이라는 시구가 들어 있는 이 동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기 때문에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이 시의 저자가 누군지는 잘 알지 못했는데, 바로 이 동시집의 저자인 권태응 시인이었다.

  권태응 시인은 1918년에 태어나 1951년에 작고하셨다. 그런 만큼 이 분의 시집에는 1948년에서 1950년에 쓰여진 시가 실려 있다. 참 오래 되었다. 이 때 쓰여진 시가 근 60년이 지난 우리 아이들에게 공감이 갈까 의심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말처럼 현재 우리 아이들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내용들이 많다. 이 시집에는 1부 감자꽃, 2부 춥긴 머 추워, 3부 아기는 무섬쟁이, 4부 공일날에 걸쳐 아주 많은 동시가 실려 있다. 이 안에 실린 시들은 자연을 노래한 것, 그리고 시골 생활과 관련된 것,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한 삼팔선에 관한 것 등이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머나먼 옛날 일들 같은 것들이 주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의 할아버지 세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를 귀 부분을 잡고 고개를 들어 올려 해주는 서울구경이 뭔지도 알려주고, 공일날이 무엇인지도 알려주고, 등심 머릿심에는 짐을 남자는 등에 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고 다니던 풍습도 알려준다. 동시 하면 그저 느낌만을 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대상도 전해줄 수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그리고 동시에 자연을 노래한 것이 많은 걸 보면 그분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았구나 하는 당연한 생각을 해준다. 우리도 좀 더 자연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그러면서도 ‘밥 얻으러 온 사람’, ‘언제나 살 수 있나’처럼 당시 시대 상황을 노래한 시도 있었다. 아이들 또한 세상에도 관심을 가지라는 뜻일 게다. 오볼조볼, 달궁달궁, 오곤자곤, 오돌돌돌 등과 같은 재밌는 시어들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것도 이 시집이 주는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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