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여자아이
천롱 지음, 안명자 옮김 / 청년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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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많다. 이 이야기도 아주 재밌다. 중국 작가의 글인데, 우리 이야기로 치면 ‘은혜 갚은 사슴’ 정도가 될 것 같다. 왜 이렇게 나라마다 은혜를 갚은 동물 이야기가 많을까? 아마 동물을 해치지 않으면, 즉 좋은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것을 강요하기 위해서일까? 그래서 선행을 권장하기 위해서......

  그 의도는 무엇이든지 간에 이런 이야기들은 비슷비슷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이 이야기도 그렇다. 제목만 봐서는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도 안 가는 것이 더 흥미를 끈다.

  긴 머리 여자 아이는 구름보다 더 높은 산꼭대기에 마을에 사는 아이다. 이 마을엔 물이 없어 산 아래 강가까지 가서 물을 길어 와야 한다. 할머니와 사는 이 긴 머리 아이는 어느 날 들개에게 쫓기던 사슴을 구해 준다.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사슴을 가파른 절벽 틈에 무가 꾲혀 있는 곳으로 아이를 데려간다. 그 무를 뽑았더니 맑은 물이 샘솟는 것이다. 아이는 이곳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겠다고 하자 사슴은 자신의 산도깨비의 아들이고 이 사실을 아이만 알고 있어야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는 말한다.

  그래서 아이는 말을 안 했지만 어느 날 마을에 가뭄이 들고 마을의 한 노인이 강마을에서 어렵사리 길어오던 물을 갖고 넘어지자 물이 나오는 곳을 마을사람들에게 알려주게 된다. 그 사실로 인해 긴 머리 아이는 산도깨비에게 끌려가서 벌을 받는다. 벌은 바로 아이를 흐르는 물에 눕혀 항상 긴 머리카락이 물에 씻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불쌍하게 여긴 사슴이 꾀를 낸다. 아이 모양의 돌에 아이의 긴머리를 잘라붙여 산도깨비를 속이게 된다. 아이는 무사히 집에 돌아가 할머니와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착한 일에는 항상 착은 보상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보상을 따지기 전에 늘 선한 마음으로 선행을 해야겠다. 그게 진짜 착한 행동이지. 아이가 무슨 보상을 바라고 사슴을 구했거나 노인에게 물이 나오는 것을 알려 주었다면 복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행했기 때문에 복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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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무 아래에서
에릭 바튀 글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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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처럼 내 나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도 주고 쓸데없이 뻗친 가지도 쳐주고 아주 예뻐해 줄 텐데....

  나무는 겨울에는 눈 쌓인 모습을 보여주고 새 소리도 들려주고 달빛도 보여준다. 백년이 지나면 나무가 엄청나게 커진다. 어렸을 땐 나와 같은 크기였는데.... 그 때의 크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그 나무 앞에서 노인은 자신의 어렸을 때의 모습을 기억해 달라고 나무에게 이야기 한다. 즉, 어렸을 때의 추억도 생각나게 한다.

  나무 주위를 빙빙 돌며 춤도 추고 나무 그늘 밑에서 쉬기도 하고 나무 열매도 따고 나무를 베어 편지함도 만들고 기둥도 만든다. 또 나무는 양떼의 쉼터가 되기고 하고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주기도 하고 줄기에 오두막집을 지어 얹어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주고, 나뭇가지 위에 별을 달고 산타 할아버지가 찾아올 수도 있게 해준다.

  고마운 나무의 이야기다. 요즘 같이 화려한 꽃으로 거리를 화사하게 해주어 나무의 가치를 더 느끼는 때에 읽으면 더 좋은 얘기다. 사실 겨울 동안에는 나무의 쓸쓸한 모습에 우리 마음도 쓸쓸했는데 화려한 꽃으로 모든 강산을 밝게 수놓은 나무를 보니 나무의 고마움이 절실해진다. 앞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갈수록 나무의 고마움을 더 느껴지겠지.....고마운 것을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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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좋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5
재니스 메이 우드리 지음, 마르크 시몽 그림,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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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나무보다는 꽃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할 것이다. 왜? 보기에 너무나 예뻐서. 물론 꽃도 좋다. 그렇게 이 책을 읽어보면 나무가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이 책에는 나무가 좋은 이유가 여러 가지 나열돼 있다. 각각의 이유에 맞는 멋진 그림들과 함께 많은 이유가 적혀 있다. 나무는 하늘을 한가득 메우기도 하고 강가나 계곡아래, 언덕 위든 어디서나 자라고 있으며, 숲을 이루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산들바람에 잎사귀를 흔들어 주기도 하고 가을엔 뒹굴고 놀 수 있는 낙엽을 떨구어 준다.

  이밖에도 나무가 좋은 이유가 아주 많이 적혀 있다. 나머지 이유들은 직접 생각해 보고 이 책과 비교해 보시길....

  우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 많다. 옷장, 책상, 탁자, 심지어는 책이나 휴지까지.....그렇게 나무를 많이 사용하면서도 고마움을 잊고 살게 되는데, 바로 그런 마음을 일깨워준다. 가치를 잊고 사는 것의 진정한 소중함을 되새겨 보라고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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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서울대 교수진이 추천하는 통합 논술 휴이넘 교과서 한국문학
이문열 지음, 박승원 그림, 박우현 / 휴이넘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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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나는 상대편이 정신의 사람인가 육체의 사람인가를 한눈으로 가늠하려는 버릇이 있고 또 대개의 경우는 그 가늠이 맞아떨어지는데, 어쩌면 그 버릇은 그 때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54 쪽

만약 싸움이란 게 공격 정신이나 적극적인 방어 개념으로만 되어 있다면 석대와의 싸움은 그 날로 끝이었다. 그러나 불복종이나 비타협도 싸움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면 내 외롭고 고단한 싸움은 그 뒤로도 두어 달은 더 이어진다. -94쪽

저항을 포기한 영혼, 미움을 잃어버린 정신에게서 괴로움이 짜낼 수 있는 것은 슬픔의 정조뿐이다.-117쪽

그 아침까지도 석대가 보장해 주는 특전에 만족해 있던 나 자신을 내세울 수는 없었고, 그래서 정직하게 던진 표가 무효를 가장한 기권표였다. 변혁을 선뜻 낙관하지 못하는 내 불행한 허무주의는 어쩌면 그 때부터 싹튼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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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없는 4학년 창비아동문고 152
주디 블룸 지음, 윤여숙 옮김, 오승민 그림 / 창비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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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이 4학년이다. 그러니 제목만 보고도 이 책을 골랐다. 아마 내가 4학년이어도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별 볼 일 없는 4학년이라기보다는 그저 4학년 아이의 가정에서나 학교에서의 일상을 보여준다. 표지에는 장편동화라고 나왔지만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모은 것이어서 단편처럼 읽어도 좋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생인 피터다. 피터에게는 광고회사 일을 하시는 아빠와 엄마, 세 살짜리 남자 동생 퍼지와 함께 산다. 특히 말썽쟁이 동생 퍼지 때문에 괴로운 일을 많이 겪는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소소한 일상들을 그린 것인데, 평범한 일상이지만 웃음 짓게 하면 장면들이 많이 있다.

  피터가 친구 생일 잔치에 갔다가 최우수상을 타게 돼서 집에 가져 오게된 거북이 드리블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결국 드리블의 이야기로 끝을 맺게 되는데, 거북이 드리블은 역시나 피터의 말썽쟁이 동생 퍼지 때문에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퍼지가 잘못해서 거북이를 삼키는 바람에 병원에 가서 약을 먹고 퍼지 몸에서 거북이가 나오게 하지만 거북은 죽게 되고 피터는 아빠에게 대신 강아지를 선물받는다. 강아지는 동생이 삼킬 염려가 없다면서. 피터는 드리블을 그리워해서 이 강아지에게 ‘거북’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얼마나 재밌는가?

  이밖에도 아빠 회사에 광고를 맡긴 광고주 아저씨가 피터네 집에 초대되어 오지만 아이들 때문에 광고를 끊게 된 사건, 밥투정하는 퍼저의 이야기, 정글짐 꼭대기에 올라갔다가 새처럼 날아보겠다고 하다가 앞니가 빠진 퍼지, 엄마도 두 손 든 퍼지의 생일 파티, 별명이 독사 이빨이 된 퍼지와 엄마와의 시내 쇼핑, 학교에서 내준 모둠별 과제에서 생긴 일, 퍼지가 세발 자전거 광고 모델이 된 사건, 영화관에서 퍼지가 사라진 일, 그리고 피터의 애완 동물인 드리블의 최후까지 재밌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떤 교훈을 강요하기보다는 그저 한 아이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더 아이가 공감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아마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얄미운 동생을 혼내주고픈 마음이 가득할 것이다. 동생 때문에 괴로운 아이들에게, 아니면 형이나 누나 때문에 괴로운 아이들에게 위안이 될 것 같다. 꼭 주위에 그런 사람이 없더라도 생활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로 충분하다.

  이 책의 저자는 주디 블룸인데 미국의 유명한 아동 문학가라고 한다. 이 이야기에 이어 ‘수퍼 퍼지’와 ‘별난 퍼지’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일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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