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볼일 없는 4학년 창비아동문고 152
주디 블룸 지음, 윤여숙 옮김, 오승민 그림 / 창비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아들이 4학년이다. 그러니 제목만 보고도 이 책을 골랐다. 아마 내가 4학년이어도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별 볼 일 없는 4학년이라기보다는 그저 4학년 아이의 가정에서나 학교에서의 일상을 보여준다. 표지에는 장편동화라고 나왔지만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모은 것이어서 단편처럼 읽어도 좋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생인 피터다. 피터에게는 광고회사 일을 하시는 아빠와 엄마, 세 살짜리 남자 동생 퍼지와 함께 산다. 특히 말썽쟁이 동생 퍼지 때문에 괴로운 일을 많이 겪는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소소한 일상들을 그린 것인데, 평범한 일상이지만 웃음 짓게 하면 장면들이 많이 있다.

  피터가 친구 생일 잔치에 갔다가 최우수상을 타게 돼서 집에 가져 오게된 거북이 드리블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결국 드리블의 이야기로 끝을 맺게 되는데, 거북이 드리블은 역시나 피터의 말썽쟁이 동생 퍼지 때문에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퍼지가 잘못해서 거북이를 삼키는 바람에 병원에 가서 약을 먹고 퍼지 몸에서 거북이가 나오게 하지만 거북은 죽게 되고 피터는 아빠에게 대신 강아지를 선물받는다. 강아지는 동생이 삼킬 염려가 없다면서. 피터는 드리블을 그리워해서 이 강아지에게 ‘거북’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얼마나 재밌는가?

  이밖에도 아빠 회사에 광고를 맡긴 광고주 아저씨가 피터네 집에 초대되어 오지만 아이들 때문에 광고를 끊게 된 사건, 밥투정하는 퍼저의 이야기, 정글짐 꼭대기에 올라갔다가 새처럼 날아보겠다고 하다가 앞니가 빠진 퍼지, 엄마도 두 손 든 퍼지의 생일 파티, 별명이 독사 이빨이 된 퍼지와 엄마와의 시내 쇼핑, 학교에서 내준 모둠별 과제에서 생긴 일, 퍼지가 세발 자전거 광고 모델이 된 사건, 영화관에서 퍼지가 사라진 일, 그리고 피터의 애완 동물인 드리블의 최후까지 재밌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떤 교훈을 강요하기보다는 그저 한 아이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더 아이가 공감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아마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얄미운 동생을 혼내주고픈 마음이 가득할 것이다. 동생 때문에 괴로운 아이들에게, 아니면 형이나 누나 때문에 괴로운 아이들에게 위안이 될 것 같다. 꼭 주위에 그런 사람이 없더라도 생활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로 충분하다.

  이 책의 저자는 주디 블룸인데 미국의 유명한 아동 문학가라고 한다. 이 이야기에 이어 ‘수퍼 퍼지’와 ‘별난 퍼지’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일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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