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임금님 비룡소의 그림동화 172
안노 미쓰마사 지음,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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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로 만드는 세상이 나오는 책이다. 아이들 그림책으로 색다른 소재였다. 카드로 만들어진 시소, 그네, 거꾸로 생긴 집이 나온다. 그리고 카드갑이 열리면서 카드병정이 나오는 그림이 나온다. 그 카드 병정들을 가기 다른 복장을 했는데, 서로가 거꾸로 되어 있고 하면서 카드들끼리 싸우게 된다. 앞의 그림을 봐도 거꾸로 된 카드로 만든 그네나 시소, 집이 바르게 만들어진 그네, 시소, 집과 혼재돼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상할 수도, 신기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반은 거꾸로 되어 있고 반은 바로 되어 있으니 카드 병정들을 매번 싸운다.

  너무나 혼란스러워 임금님을 찾아가 어디가 거꾸로 되어 있는지 재판을 해달라고 부탁하러 갔는데 임금이 4명이 있기도 하고 8명이 있기도 해서 몇 백 년이 지나도록 판결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임금이 연못에 비춰 봐서 거꾸로 된 부분을 정하겠다고 했는데 어디가 연못인지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는 마지막 장면에 커다란 지구 둘레를 많은 카드병정들이 빙 둘러 서있는 그름이 나온다. 이렇게 보니 위와 아래쪽에서 보면 서로가 거꾸로 보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이 그림은 아주 인상적인데, 지구 가운데 위에서 아래까지 구멍이 뚫려서 두레박으로 물을 푸는 모습이 나오는데, 양쪽에서 보면 확실히 상대방이 거꾸로 된 세상이 있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이처럼 우리 세상은 바로 된 것과 거꾸로 된 것이 혼재되어 있으며, 자신이 볼 때는 상대방이 거꾸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은 상대적일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또한 세상에는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라고 무 자르듯이 판결할 수 없는 일도 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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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지를 끌고 비룡소의 그림동화 46
도날드 홀 글, 바바라 쿠니 그림, 주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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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이 아주 멋지며 조용한 시골 농촌의 한 해 살림살이를 엿볼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농부는 한 해 동안 온가족이 힘들게 수확한 감자, 양배추, 꿀이며 양털, 양털로 짠 숄과 장갑, 양초, 리넨천, 널빤지, 자작나무 빗자루 등 식구들의 손품이 들어간 물건 등 아주 많은 물건들을 소가 끄는 달구지에 싣고 큰 시장에 팔러 간다.

  그곳에서 농부는 모든 물건들을 파는 것은 물론이고 달구지와 소마저도 팔아 버리고 집안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갖고 집에 돌아간다. 집에서는 다시 다음해에 팔 물건들을 마련하는 일들을 하게 된다. 4월에는 양털을 깎고 뜨개질을 하고 5우러에는 순무나 감자, 양배추를 심고 꽃이 만발한 사과나무에선 벌이 꿀을 만드는 등 새로운 팔거리를 만들기 위한 작업들이 분주히 행해진다.

  이처럼 이 책은 그림에서는 낭만적이고 조용한 시골 풍경을 보여 주지만 그런 물건들을 마련하기 위해 농부들이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릴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농부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들이 한 해 동안 얼마나 힘들게 일해서 팔 물건들을 만들어내는지 알려준다. 그처럼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해가 가고 달이 가며 세상이 끝없이 흘러가듯이 그 세월 속에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함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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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 - 만화로 보는 우리나라 삼국지 2 만화로 보는 우리나라 삼국지 2
임동주 지음, 조진연.오즈하우스 글, 오즈하우스.이민호 그림 / 동아일보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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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얘기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할 수 있는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의 비극적인 사랑 얘기도 관심을 끌지만 그 중심에 적이 쳐들어오면 울리는 신기한 북인 자명고가 있기에 더 신비롭고 흥미를 갖게 만든다. 자명고 때문에 지어낸 이야기일까? 역사적인 사실일까?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는 분명한 사실이었나 보다.

  낙랑 공주는 고구려 밑에 있던 낙랑국의 공주였고, 호동 왕자는 고구려의 3대 왕인 대무신왕의 아들이었다. 호동 왕자는 어머니가 부여 대소왕 동생의 손녀 해씨였기에 신하들의 반대로 쉽게 태자에 임명되지 못한다. 그럴 즈음에 낙랑국의 왕 최리가 군사력을 키워 고구려의 속국이 동옥저를 침입한다. 낙랑국에는 적군이 침입하면 저절로 울리는 신비로운 자명과와 자명각이 있었다. 한편 고구려의 신하들은 이에 호동 왕자가 나를 위해 공을 세운다면 아무도 태자 책봉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호동 왕자는 낙랑국에 가서 자명고와 자명각의 비밀을 알아내러 떠난다.

  마침 호랑이에게 잡힐 뻔한 낙랑국왕 최리를 구해 주고 낙랑국 궁궐에 초대받아 그곳에서 머물게 되고 낙랑 공주를 만나게 된다. 호동이 왕자라는 것을 알게 된 최리는 고구려의 관계를 위해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를 결혼시키고, 고구려에서는 호동 왕자에게 어떻게든 자명고의 비밀을 알아내게 된다. 호동 왕자는 그 얘기를 낙랑 공주에게 하고 낙랑 공주는 자명고만 없으면 호동 왕자도 죽지 않을 것이고 고구려와 낙랑국도 싸우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자명고를 찢게 된다. 이 일로 나라를 배반한 그녀는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고 이 사실을 안 호동 왕자도 자책하면서 죽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자명고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낙랑국의 잘 발달된 통신체계였다고 한다. 정말로 스스로 울리는 북이 아니라 통신체계가 잘 발달해서 적이 오면 그 소식이 왕궁에 재빨리 전달돼 왕궁에 있는 북을 낙랑국의 처밀도 장군이 쳤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명고와 자명각 얘기는 주위 국가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낙랑궁 왕과 처밀도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주위 국가들이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때에 맞춰 북이 울렸던 것이고, 그 당시 낙랑국의 군사력이 강성했던 모양이다.

  역사적인 사실 외에도 이런 역사 해석까지 읽을 수 있는 재밌는 만화다. 게다가 뒤쪽에 있는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는 다시 한 번 역사가 말해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역사 만화와는 차별화되는 것 같다. 아무튼 재밌게 읽으면서 역사 보는 눈을 키울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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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의 노래 어린이를 위한 인생 이야기 7
미스카 마일즈 지음, 피터 패놀 그림, 노경실 옮김 / 새터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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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바호족 인디언인 애니는 사막에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산다. 그곳에서 애니의 가족은 옥수수를 재배하고 양을 치고 양탄자를 짜는 것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곳에서 애니는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도 다닌다.

  할머니는 늘 얘기에게 많은 이야기들 들려주신다. 그런 할머니가 애니에게 이제 너도 베틀 짜는 법을 배워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애니는 싫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조용히 가족들을 불러 모으고 지금 애니 엄마가 짜고 있던 양탄자가 완성될 즈음에는 땅의 어머니에게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애니에게는 베틀 짜는 막대기를, 엄마에게는 오래 전에 할머니가 짰던 양탄자를, 아빠에게는 파란 보석이 박힌 할머니의 은허리띠를 주었다.

  애니는 엄마의 양탄자가 완성되지 않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엄마가 양탄자를 짜는 것을 막을까 그 방법을 궁리한다. 학교에서 잘못된 일을 하면 엄마를 모셔오라고 할 것 같아서 선생님의 구두를 감추는 장난도 하고, 양들을 몰래 사막에다 풀어놓기도 하고, 급기야는 엄마가 짜던 것을 몰래 풀어놓기까지 한다.

  그런 애니에게 할머니는 그 모든 것이 헛된 짓임을 알려준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사람이 땅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자연의 섭리임을 알려준다.

  요즘 그림책들을 보니 의외로 죽음을 다룬 책들이 많다. 아이들이 주로 보는 그림책이라고 해서 밝고 즐거운 얘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인생의 마지막 단계인 죽음까지도 알려주는 그림책들이 많이 등장한 것 같다. 죽음을 우리 인생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순리라는 것을 알기 쉽게, 그리고 슬프지 않게 잘 알려주고 있다. 그렇지만 누가 죽음을 땅으로 되돌아가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생각하겠는가?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책이 나오고 있나보다. 무조건 슬퍼할 것이 아니라 경건하게 받아들이라고..... 그리고 그럴 수 있으려면 늘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떠나는 자와 보내는 자 모두. 그래서 이 글의 애니도 결국에는 할머니의 소원대로 양탄자 짜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게 바로 열심히 사는 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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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민들레 그림책 4
현덕 글, 이형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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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이 참 재밌다. 마치 이집트 신화 속의 그림 같다. 이집트 문명의 그림들을 보면 사람의 옆모습을 그렸지만 눈은 정면을 보는 듯이 그렸다고 한다. 이 그림도 그렇다. 고양이의 큰 눈을 강조하기 위해선지 몰라도 옆모습이지만 마치 앞에서 한쪽 눈만 본 것처럼 동그랗고 크게 그려 놓았다. 본문 그림에서는 아이들의 포즈에 고양이 그림자를 겹쳐 그려 놓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얼마나 실감나게 고양이 흉내를 내고 있나 느껴볼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초기 동화작가인 현덕의 글이다. 그래서 글에서도 옛스러움이 느껴진다. 그래졌습니다, 담에(다음에), 뒤꼍 , 뒷간, 마당귀 등 옛날에 쓰던 말들이 나온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이 쓰시던 말투가 생각나서 이야기가 더 정겹게 느껴진다.

  내용은 장난꾸러기 노마가 고양이 흉내를 내면서 부엌에서 몰래 북어 한 마리를 훔쳐다가 친구들과 나눠 먹는다는 얘기다. 노마는 고양이처럼 야옹야옹 소리 내면서 살금살금 걸어가서 굴뚝 뒤에서는 쥐를 기다리는 척하기도 하고 마당을 거닐던 닭도 놀라게 하고 결국에는 부엌에서 북어 한 마리를 도둑고양이처럼 훔쳐 오다가 엄마에게 들키지만 고양이처럼 뒷문으로 후다닥 도망을 간다.

  고양이처럼 걷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밌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옛날에야 아이들이 간식으로 먹을 것이 무엇이 있었겠는가? 기껏해야 누룽지 정도. 그러니 북어가 얼마나 좋은 간식거리였겠는가? 또 놀 것은 무어가 있었겠는가? 아이들과 어울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고양이 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놀다가 몰래 훔쳐낸 북어를 간식으로 먹었다면 얼마나 맛있었겠는가?

  현덕 선생은 1909년에 태어났고 1927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시작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부모님들보다 먼저 태어나신 분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증조할아버지뻘 되시는 분이다. 아이들에게 그분들이 아이였을 때에는 어떠했나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글이었다. 그리고 시대는 달라도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은 똑같고 아이들은 개구쟁이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재밌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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