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노래 어린이를 위한 인생 이야기 7
미스카 마일즈 지음, 피터 패놀 그림, 노경실 옮김 / 새터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바호족 인디언인 애니는 사막에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산다. 그곳에서 애니의 가족은 옥수수를 재배하고 양을 치고 양탄자를 짜는 것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곳에서 애니는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도 다닌다.

  할머니는 늘 얘기에게 많은 이야기들 들려주신다. 그런 할머니가 애니에게 이제 너도 베틀 짜는 법을 배워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애니는 싫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조용히 가족들을 불러 모으고 지금 애니 엄마가 짜고 있던 양탄자가 완성될 즈음에는 땅의 어머니에게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애니에게는 베틀 짜는 막대기를, 엄마에게는 오래 전에 할머니가 짰던 양탄자를, 아빠에게는 파란 보석이 박힌 할머니의 은허리띠를 주었다.

  애니는 엄마의 양탄자가 완성되지 않으면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엄마가 양탄자를 짜는 것을 막을까 그 방법을 궁리한다. 학교에서 잘못된 일을 하면 엄마를 모셔오라고 할 것 같아서 선생님의 구두를 감추는 장난도 하고, 양들을 몰래 사막에다 풀어놓기도 하고, 급기야는 엄마가 짜던 것을 몰래 풀어놓기까지 한다.

  그런 애니에게 할머니는 그 모든 것이 헛된 짓임을 알려준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사람이 땅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자연의 섭리임을 알려준다.

  요즘 그림책들을 보니 의외로 죽음을 다룬 책들이 많다. 아이들이 주로 보는 그림책이라고 해서 밝고 즐거운 얘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인생의 마지막 단계인 죽음까지도 알려주는 그림책들이 많이 등장한 것 같다. 죽음을 우리 인생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순리라는 것을 알기 쉽게, 그리고 슬프지 않게 잘 알려주고 있다. 그렇지만 누가 죽음을 땅으로 되돌아가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생각하겠는가?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책이 나오고 있나보다. 무조건 슬퍼할 것이 아니라 경건하게 받아들이라고..... 그리고 그럴 수 있으려면 늘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떠나는 자와 보내는 자 모두. 그래서 이 글의 애니도 결국에는 할머니의 소원대로 양탄자 짜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게 바로 열심히 사는 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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