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 보림 창작 그림책
이혜리 글.그림, 정병규 엮음 / 보림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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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글자가 없는 그림책이다. 쿵, 심심해, 달려, 하아! 잘 놀았다가 이 책에 나오는 글자의 전부다. 그래서 그림을 읽어야 하는 진짜 그림책이다.

  그림이 다른 그림책과 달리 무채색이다. 스케치 연필로만 그린 듯하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상으로 예쁘게 그려진 그림들만을 보다가 이렇게 단색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니 단조롭다는 생각도 든다. 그림 속의 글처럼 심심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달려’라는 제목에 맞게 속도감이 느껴지는 그림이 덕분에 그런 단조로움도 잊고 그림 속 캐릭터의 움직임을 따라 내 눈도 달리게 된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그림에서 풍기는 속도감 덕분에 그림을 보는 나도 덩달아 신나게 달리고 있는 듯 하게 착각하게 만드는 것 말이다.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땐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을 만들었을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도무지 모르겠어서 또 다시 읽었다. 그렇다고 뭐 그리 크게 깨달은 바는 없지만 동물들은 심심할 때 뭐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네들이 할 수 있는 놀이라곤 달리기밖에 없을 거란 데 생각이 미쳤다. 그저 서로 어울려서 달리는 것만으로 심심한 것이 해결된다니 그야말로 참 쉽죠~잉!이다.

  누가 누구인지 분간도 안 되게(그림책의 내용처럼) 한바탕 달리고 나면 정말 심심하단 생각은 싹 사라질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땀을 흘리고 나면 기분도 상쾌해질 것이다. 왠지 이 책을 보니 세상을 단순하게 살라는 얘기인 것 같다. 그림도 단순하고 이야기도 단순하고 심심하다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단순한 것처럼......요즘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도 행복하게 사는 하나의 비결일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나도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무작정 달리고 싶다. ‘달려-!’ 실컷 땀을 흘리고 나면 새로운 힘이 솟을 것 같다. 성공을 향해, 희망을 향해! 우리 모두 달려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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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사이, 뭐가 문제지? - 생각 깊은 동화교실 02
원유순 외 지음, 허유리 그림 / 청개구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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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일생에서 큰 문제가 된다. 어떻게 하면 주위 사람들과 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것은 행복의 열쇠이자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일에서든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그 진리는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성공을 위한 지침서 중에는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비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들도 많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재밌게 쓴 동화로써 들려준다.

  이 책에는 일곱 분의 작가가 쓴 일곱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야기의 소재나 배경은 다르지만 주제는 모두 관계에 대한 것이다. 다른 문화를 가진 아이와의 충돌 문제를 다룬 것도 있고, 도시에서 살다 온 아이가 시골로 전학을 와서 그곳 친구와 잠시 동안 갈등을 겪는 내용도 있고, 가정 형편이 너무나 어려워져 친척 집에 맡겨진 사촌동생과 겪는 문제를 다룬 내용도 있다. 또 장애를 가진 아이가 누구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는지에 대한 내용도 있고, 바깥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와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도 있다. 또 가정 형편 때문에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들 간의 이야기도 있고 새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우리는 참으로 많은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친척의 일원으로서, 학교의 일원으로서, 또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면서 여러 가지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런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원만히 살아가려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우리는 외계인>에서도 현섭이는 음식을 탐하고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놀리는 현이를 미워하지만 현이의 가족사진을 보고 그의 집안 얘기를 들은 뒤부터는 현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알게 되면 이해하게 되고 그러면 미워할 수 없게 되는 것이 다른 이야기에서도 들려주는 주제이다. 다른 문화적인 배경을 가졌지만, 그래서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섭섭한 부분이 있어도 참고 넘어갈 수 있고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이 책의 이야기들은 들려준다.

  또 한 가지 이 책의 이야기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세 친구를 소개합니다>이다. 장애를 가진 반달이가 자신에게 잘 해주는 세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 세 명 중 반달이가 최고로 뽑은 친구는 한 마디로 반달이를 ‘봐주기’를 잘 하는 두 친구가 아니라 절대로 봐주는 법이 없는 친구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이 일곱 이야기들은 나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그것이야말로 관계를 원만히 하는 최고의 비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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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두 동무 반달문고 26
임어진 지음, 김용철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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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있으면 6.25사변일이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6.25사변일에 한국전쟁과 관련된 영화도 보여주고 묵념도 했던 것 같은데, 요즘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는 통 그런 행사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이 한국전쟁이 무엇이었는지도, 또 우리가 여전히 휴전 중이라는 사실도 잊고 사는 것 같다.

  <보리밭 두 동무>는 제목이나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전원생활의 평화로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는 두 가족이 그런 평화를 맞이하게 되지만 그 과정에는 숨은(?) 노력이 개입하게 된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보리밭을 사이에 둔 두 가족의 이야기다. 이 두 가족은 한국전쟁 때 한 쪽은 국군 편에 가담을 했고, 다른 쪽은 북한군 편을 거들다가 서로를 고발하는 통에 두 집안의 가장이 같은 날 죽음을 맞게 되고, 이 일 때문에 철천지원수가 된다. 그런 채로 5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지만 두 가족은 여전히 화해할 줄을 모른다.   

  그런데 그 때 죽음을 당한 이 두 가족의 할아버지 영혼이 제삿밥을 먹으러 함께 이승에 왔다가 오랜 세월 동안 반목하는 후손들을 안타까워한다. 정작 원수가 되었어야 할 이 두 영혼은 저승의 문에 들어서자마자 화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손들은 과거의 일 때문에,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는 시대적인 일 때문에, 아직도 미워하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 미련하고 불쌍한 후손들을 위해 두 영혼은 다시는 제삿밥을 먹으러 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도 두 가족이 화해할 수 있게 해주고 떠난다는 얘기다.

  제삿날에 영혼이 된 조상이 와서 후손들을 교화시킨다는 설정이 기발하고 재밌으면서도 매우 큰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다. 6.25사변일에 맞춰 읽으면서 한국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되새기게 해주며, 과거의 일 때문에 현재도 망치고 미래도 그르칠 수 있는 잘못을 하고 있지는 않나 반성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되었다. 

  이 책에는 이 이야기 말고도 <편지함>과 <까만 봉지 빈>이 실려 있다. <편지함>은 혼자 살면서 고양이를 돌보는 할머니를 오해를 해서 편지함에다 짓궂은 장난을 하는 아이들 얘기다. 하지만 이 아이들도 할머니의 참 모습을 알고는 금방 잘못을 뉘우친다. 이래서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아는 만큼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까만 봉지 빈>은 존재 가치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생선 봉지에 딸려서 버려진, 그래서 아직 한 번도 봉지로서의 제 구실을 못해 본 까만 봉지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의 존재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으로 세상에 태어난 값을 하고 떠날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었다. 

   세 편의 짧고 재밌는 글이었지만 재미 이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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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높이를 키우는 초등 철학 교과서 : 논리.지식 편 초등 철학 교과서 시리즈 1
임병갑 지음 / 동녘주니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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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이전에도 어린이를 위한 철학 서적을 서너 권 읽었다. 철학은 어렵다는 생각이 아예 머리에 못 박혀있기에 감히 어른용 철학서로는 접근을 못하고 어린이용 철학서로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게 철학인 것 같다는 생각으로 끝이 났었다. 그런데 이 책은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생활 속 얘기를 통해 그 이야기에는 어떤 철학적인 개념과 교훈이 담겨 있는지를 설명해 주기 때문에 쉽게 철학 개념을 익힐 수 있게 해놓았다. 똑같은 그림을 보아도 그 사람이 가진 지식에 따라 보는 정도가 달라짐도 설명해 주고, 경험이 중요한지 아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는 경험주의자와 이성주의자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이처럼 12가지의 재밌는 이야기를 통해 귀납추리, 낱말과 개념, 가설과 예측, 과학적 가설과 비과학적 가설, 적절한 비유와 부적절한 비유와 같은 철학 개념을 알려준다. 아주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 노벨상을 탄 과학자들의 이론이 다 맞는 것일까?, 명탐정과 과학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공룡이 멸종한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밝혀냈는데, 도대체 어떻게 알아냈을까? 같은 재밌는 주제들에 대한 철학적 탐구가 들어 있어서 아이들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난 특히 ‘스무고개 놀이’라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그동안은 스무고개 놀이를 답 하나를 맞혀가는 과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스무고개놀이야말로 분류의 개념을 익혀가는 과정이었다. 상대방이 생각한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맞추려면 그에 근접한 질문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앞의 질문을 발판 삼아 보다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는 개념에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 이런 것을 통해 같은 개념을 찾아내고 거리가 있는 개념을 쳐내는 사고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스무고개놀이에 이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런 걸 보면 우리는 생활 속에서 늘 철학적 사고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철학은 어려운 것이야 하면서 늘 외면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이 말은 어렵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철학자의 전유물도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인 ‘아는 만큼 보인다’처럼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철학 또한 그런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똑 같은 것을 보아도 철학 지식을 갖게 되면 깊이 있게 보고 다양하게 볼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철학책 읽기를 권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그 문제를 수습하는 임시방편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게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생각의 힘인 것 같고 그런 힘을 기를 수 있는 것이 바로 철학책인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책을 많이 읽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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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매미 작은 곰자리 4
후쿠다 이와오 지음,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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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치료에 대한 강연회에서 강사가 읽어보라고 권장한 책이어서 읽게 되었다. 기대대로 참 재밌는 책이었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이의 심정을 잘 표현해 놓았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슬기로운가도 잘 보여주었다.

  이치는 국어 공책을 사러 문구점에 갔다가 문구점 주인아줌마가 전화를 받는 사이에 들고 있던 빨간 지우개를 주머니에 넣고는 공책 값만을 내고 나온다. 그런데 국어 공책을 산다는 것이 수학 공책을 사고만 것이다. 이치가 얼마나 허둥댔는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 때부터 이치의 걱정이 시작된다. 새빨간 지우개를 보고만 있어도 무서운 생각이 들고 동생이 뭐라고 해도 들리지도 않고 친구 고우와 매미를 잡아도, 아빠랑 욕조에서 물놀이를 해도 즐겁지가 않다.

  꿈에서도 문구점에 갔다가 아줌마에게 빨간 매미를 잡은 것을 들키게 되는 꿈을 꾸게 된다. 결국에는 엄마에게 지우개를 훔친 사실을 말하고 아줌마에게 사과를 하러 가게 된다.

  이때까지 이치의 모습은 불안해하며 땀을 흘리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만큼 마음이 편치 않음을 표현했다. 손에 잡힌 매미를 빨간 지우개처럼 빨간 매미로 표현한 것도 재밌고, 지우개를 빨간 색으로 설정한 것도 재밌다. 그만큼 빨간 색이 유혹하는 힘이 강한 색이라는 말이겠지......

  어렸을 때는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유혹을 쉽사리 뿌리치지 못한다. 유아들이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떼를 쓰는 것을 보면 그 소유욕이 얼마나 대단한 것임을 알게 느낄 것이다. 별 것도 아닌 것에 대해 집착을 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어느 정도 도덕관념이 생겨 내 것이 아닌 것을 탐내는 것이 죄악이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어도 이치처럼 실수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엄마의 태도도 참 좋다. 나쁜 짓을 했다고 아이를 몰아붙이기보다는 꼭 안아 주면서 사과를 하러 가자고 한다. 아이도 충분히 잘못을 뇌우치고 말을 한 것인데 이때 아이를 야단치기만 했다면 아이는 다음부터 잘못을 하더라도 쉽사리 부모에게 상의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 스스로 반성한 것을 긍정해 주면서 아이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는 점에서 부모에게도 교훈을 주는 좋은 그림책이었다. 아울러 이솝 이야기 중 하나인 <도둑이 된 아들과 어머니>라는 얘기가 생각났다. 이유는 두 책이 다른 내용이지만 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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