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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른이 되면 말이야 ㅣ 걸음동무 그림책 2
게턴 도레뮤스 글.그림, 강효숙 옮김 / 걸음동무 / 2006년 8월
평점 :
아이가 아침에 집을 나서서 학교에 가는 동안의 일을 그리고 있다. 다른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무엇을 생각하면서 갈까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생각을 하면서 가는 아이도 있을 테고, 오늘 무얼 배울까 생각하며 가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구스타브는 아주 특별한 아이다. “서둘러라! 또 늦겠구나!”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서도 학교까지 냉큼 달려가기는커녕 느긋하게 주위를 관찰하면서 간다. 물론 출발할 때에는 어른이 되면 과학자가 되어 빨리 갈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학교에 가는 동안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관찰하면서 간다. 그것도 단순히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어른이 되면 어떤 기계들을 발명하겠다고 결심하면서 간다. 아마도 구스타브의 꿈은 발명가인 것 같다. 별별 기계들을 다 발명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렇지만 결국 구스타브가 어른이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각하지 않게 조금만 더 빨리 다니는 것이다. 이 마지막 장면이 웃음 짓게 만든다. 자신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현명함도 지니고 있다.
자기 생각에 몰입해서 가느라 학교에 지각하는 것도 잊어버린 구스타브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다. 아이들은 특히 어른이 되면 모든 일이 다 가능해지리라 생각한다. 구스타브가 어른을 마치 만능해결사처럼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고 등굣길에 지각 걱정은 아랑곳없이 이런저런 일에 호기심을 보이면서 가는 것이 아주 아이다워서 보기 좋았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걷는 그 길이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고 여유롭게 보여서 좋았다.
이 책에서는 구스타브가 학교에 가는 길을 그가 걸어가면서 보게 되는 대로 길과 건물들, 그리고 마주치는 사람들을 전부 그려 놓아서 마치 내가 그 길을 걸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모든 건물들과 사람들의 마치 약도에서처럼 단선으로만 그려졌지만 동적인 움직임이 느껴져서 활기차 보이면서도 복잡한 그림을 단순화시켜 주어서 보기 좋다.
우리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은가 한번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학교에 오가는 동안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