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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혼자 떠나는 여행 ㅣ 베틀북 그림책 63
우 니엔쩐 지음, 관 위에수 그림, 심봉희 옮김 / 베틀북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대만의 여덟 살 난 남자 아이 이야기다. 어느 나라에서든 그렇겠지만 남자 아이라면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랄 것이다. 그런데 대만에서는 특히 남자다움을 큰 자랑으로 여긴다고 한다. 그래서 이 글의 주인공의 아버지도 여덟 살 난 남자 아이에게 용기를 키워주겠다며 집에서 72km나 떨어진 곳에 기차를 타고 심부름을 보낸다. 그 심부름도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이모할머니댁에 가서 우산을 가져오는 것이다. 아이가 걱정이 되는 어머니는 졸리면 눈에 바르라며 아이에게 호랑이기름을 챙겨 준다.
아이가 사는 허우둥에서 이모할머니댁이 있는 이란까지는 이란 선이라는 기차가 다닌다. 이곳은 대만 동북부 끝쪽으로 기차를 타고 가노라면 태평양과 꾸이산 섬이 보인다고 한다. 이에 대한 기차 노선도와 지도가 책 뒤에 실려 있어서 아이의 여정을 되짚어 볼 수 있다.
아이는 기차에서 이상한 차림새의 할머니를 보게 된다. 할머니에게서 눈길을 피하려고 했는데 기대와 달리 할머니가 아이를 부른다. 이때 아이는 얼마나 떨렸을까? 차림새와 달리 할머니는 아이에게 구아바를 내민 뒤 자신은 이란 다음역인 뤄둥까지 가는데 피곤해서 잘 테니 깨워달라고 부탁한다.
이제 막 기차는 멋진 바다 풍경을 보여주려 하는데 옆에 앉은 할머니가 의식을 잃게 된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아이가 가진 호랑이기름이 도움이 돼서 다행히 할머니의 목숨을 건진다. 이런 일을 겪지만 아이는 심부름을 무사히 마친다.
처음 하는 심부름인데다 낯선 곳을 혼자 가는 데서 오는 불안과 이상한 차림새의 할머니의 만남으로 아이는 한껏 긴장을 하게 되고 게다가 할머니가 의식마저 잃게 되는 긴박한 상황도 겪지만, 아이는 그런 일들을 잘 넘기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다. 씩씩한 사내 아이임을 증명한다.
무슨 일이든 처음 하는 일에는 도전이 따르지만 그만큼 성취욕도 생기고, 위기를 겪으면 겪을수록 그만큼 단련됨을 알 수 있다. 나는 아이들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집에 끼고 있는 편인데 이제 조금씩 아이를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가게 해야겠다. 실수를 하고 약간 다치면 어떠랴? 그런 경험들이 모두 아이가 홀로 설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도 기차 여행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