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 벌어지는 지진 이야기, 어린이 직업 백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어린이 직업백과 - 성격과 기질로 알아보는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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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학교에서 진학지도보다 진로지도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한다. 우선 유명대학에나 들여보내고 보자 식의 진학지도에서 빚어지는 문제들이 심화되자, 진학지도보다는 학생들의 성격과 재능을 고려한 진로지도가 우선돼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에는 진로지도에 관한 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고 학교에서도 적성검사 및 직업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들을 소개하며 올바른 직업관을 갖도록 교육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에게 꿈이 없다고 어른들을 걱정하지만 이는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아이들이 꿈을 가질 있는 기회와 그것을 실현하기까지 기다려주지 못한 어른들의 탓도 있을 게다. 아이들이 미래의 꿈으로 꼽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분명 시대가 많이 변했고 새로운 직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음에도 말이다. 직업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나도 아이가 초등 고학년이 되니 아이가 꿈을 구체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이런 책들에 관심이 쏠린다. 세상에는 만 가지가 넘는 직종이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리 눈에 잘 보이는 몇몇 직업에만 집착한다. 그것도 자신의 성격이나 재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런 식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교육을 받다 보니 막상 성인이 되어서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것은 그의 인생에서도 낭비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실이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른 나이부터 직업 교육이 필요하다.

  이 책은 해당 직업군의 종사자들이 갖는 보편적인 성격이나 기질들을 종합해 10가지의 유형으로 나눠 놓았다. 그리고 그 유형에 유명인의 이름을 붙여 놓아서 아이들이 훨씬 이해하기 쉽게 해놓았다. 이순신형, 제갈공명형, 피카소형, 에디슨형, 빌 게이츠형, 슈바이처형, 오프라 윈프리형, 링컨형, 제인 구달형, 존 고다드형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각 유형별의 성격 특성에 자신이 맞는지 점검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제공한다. 각 유형에는 여러 가지  직업들을 설명해 놓았는데, 그 직업의 역할과 자격요건, 장단점과 그 직업을 갖기 위해 키워야 하는 능력도 적어 놓았다.

  이 책은 우선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하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해준다. 요즘 아이들은 바빠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조차 없고, 심하게는 부모에 의해 꽉 짜인 시간표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조차 안 하고 산다. 따라서 책에 나온 점검표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본래의 목적대로 여러 직업에 대해 알려준다. 한 개 유형당 열 가지가 넘는 직업을 소개하므로 전부 백 가지가 넘는 직업이 설명돼 있다. 이 정도만 알더라도 남과는 다른 자기만의 꿈을 꾸기에 충분할 것 같다.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즐기는 일에 열정을 바친 사람들이다. 공자도 말씀하시길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知者)’고 했다. 성격에 맞는 일을 하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아이들에게는 아직 때 이른 말이라 생각될 수도 있으나, 앞으로는 입시에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를 입증하는 ‘입학사정관 제도’가 강화된다고 하니 좀 더 빨리 꿈을 세우고 그에 맞게 노력함이 성공을 향해 앞서 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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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 할아버지와 엉뚱한 박물관 - 숨어 있는 전통문화를 찾아라
정인수 지음, 장효원 그림 / 신원문화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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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다. 제목에 고물 할아버지라고 적혀 있기는 하지만 표지 가득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의 각종 민속품들이다. 마치 민속박물관의 전시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느낌이다.

  민속박물관에 가보면 정말 이런 것들을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을까 싶게 오늘날에는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 그만큼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생활의 편리를 쫓다 보니 이런 것들이 외면되고 사라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전부 사라져서 우리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완전히 잊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은근히 된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외갓집은 초가집이었고 똥거름을 사용해 농사를 지었기에 장군이나 새갓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짚으로 가마니를 짜고 탈곡기로 벼이삭을 떨어내며 도리깨로 콩껍질을 벗겨내던 모습도 기억이 난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모습을 방송 프로그램이나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이나 유물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세월 따라 세상이 변하고 그에 맞춰 생활모습이 달라져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렇지만 전통의 보존을 위해서는 민속품을 아끼고 사랑하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교류가 활발해져 문화의 혼합이 많아지는 만큼 각 나라의 특색을 보여주는 전통 문화 지키기에 더욱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도 아이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이나 풍습을 알려주는 이런 책들을 많이 읽히고 있다. 그래서 민속용품에 대해 제법 많이 아는 편인데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많다.

  이 책은 초등 5학년 교실에서 2명씩 조를 짜서 전통문화를 조사하는 팀과 그것을 평가하는 팀으로 나눠서 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우리 민속품들을 설명해 준다. 수업 첫 시간부터 엉뚱하긴 했지만 씩씩하게 답변을 한 덕에 전통문화 팀의 리더로 뽑힌 동이가 한 조가 된 민지와 함께 민지 할아버지의 고물상에 있는 여러 민속품들을 조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속박물관 건립이 꿈인 민지 할아버지는 고물상을 하면서 많은 전통 생활용품들을 수집한다.

  민지 할아버지는 정말 박물관을 세워도 좋을 만큼 많은 것들을 수집한다. 오줌장군, 문액막이, 들돌, 주마등, 어미독, 목인, 어와 축, 돼지 오줌보, 입체경, 먹통, 성냥, 조각보, 골무와 바느질 용구, 진촉자, 비격진천뢰, 빗장과 둔테, 윤도, 죽부인, 승경도판, 해시계, 마상배, 신분패, 연극틀, 잡상, 주머니 등 그 종류만 해도 상당하다. 아마 이름도 처음 듣는 것도 있을 것이고, 이런 것도 있나 싶게 신기한 물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동이와 민지의 조사에 대해 평가팀에 속하는 동철이가 고물상에서 수집한 것들을 전통문화라고 할 수 있는지 이의를 제기하는 점이다. 물론 이런 물건들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받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이런 제품들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의 생활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소중한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점을 바로 새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 책에서 소개된 박물관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하다. 이 책에 소개된 물건들은 여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들인데 해당 박물관에 관한 정보도 실려 있으므로 직접 보고 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튼 이 책 한 권에 여러 박물관이 들어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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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사전 - 소년들을 위한 모험과 놀이의 모든 것
홀거 루만 지음, 이동준 옮김, 게하르트 슈뢰더 그림 / 조선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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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다가도 잠깐 조용한 틈이 생기면 심심하다고 한다. 혼자서 재미있게 책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신나게 하고 나서도 그렇게 말한다. 어떻게 해야 심심하다는 소리가 쏙 들어갈까?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놀 줄을 모른다. 여럿이 보이면 어떻게 놀까 궁리하다가 결국엔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축구공을 들고 밖에 나간다.  

  아마 장남감에 너무 길들여져서 그런 것 같다. 요즘 장난감은 또 얼마나 잘 나오는가? 놀이별로 모든 것이 잘 구비돼 있다. 소꿉놀이, 병원놀이, 부엌놀이, 심지어 블록까지 만들려고 하는 것에 맞춰 세트로 구성돼 있지 않은가?

  그렇다 보니 장난감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떻게 놀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런 것 때문에 최근에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따로 사주지 말고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장난감으로 활용하라고 충고도 나온다. 결국 이렇게 놀 줄 모르게 된 것도 문명이 안겨준 병폐 중 하나인 셈이다.

 그래서 시골에서 자연적인 삶을 체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시골에서 재배한 식재료로 음식을 해먹고 개울에는 멱 감고 들판에서 노는 것을 체험하는 것들 말이다. 우리 부모 세대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 봐도 그렇다. 장난감은 없어도 얼마나 다양하게 놀았던가. 돌 하나만 있어서 비석치기, 팔방놀이, 말방까기를 할 수 있었고 고무줄 하나만 있어도 동네 아이들 여럿이 어울려 신나게 놀 수 있었는데 말이다.

  심심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있고 장난감이나 게임기가 없으면 놀지를 못하는 아이를 위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아주 다양한 놀이들이 소개돼 있다. 친구들에게 골탕을 먹일 수 있는 놀이에서 시작해 엉뚱한 실험, 마술,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놀이, 야외 놀이, 공을 이용한 놀이, 말놀이, 카드와 주사위 놀이, 놀이기구 만들기, 비밀 메시지 전달하기, 모험과 요리까지 놀이가 될 수 있는 것은 별의별 것이 다 소개돼 있다. 와! 이런 것도 놀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하고 놀이를 보는 시선을 달라지게 할 것 같다. 

  더 좋은 것은 이런 놀이들의 놀이방법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과 연관된 과학적 원리나 기본적인 상식도 설명해 준다는 것. 놀이도 하고 공부도 하며 친구들과 보다 친숙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친구 관계에서 보면 놀이를 제안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모임을 주도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놀면서 리더십도 키울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소년들만을 위한 책이라지만 여자 아이들이 봐도 상관없다. 책에서 소개하는 대로 신나게 놀아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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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 - 행복한 동행
임후남 지음, 이재영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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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린다. 가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더 떨린다. 제주도는 태어나서 꼭 한 번 가봤다. 직장 다닐 때 여름휴가에 친구들과 갔었다. 민박을 하고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산굼부리와 성산일출봉에 갈 때에는 비가 많이 내려서 힘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래도 한림에서 협재, 중문을 걸쳐 표선과 함덕까지 알뜰히 돌아다녔다. 20년 전의 일이건만 어제의 일처럼 생생한 건 그때의 즐거움이 컸기 때문이리라.

  큰 애가 몇 년 전부터 조르고 있다. 제주도로 여행 한 번 가자고. 아이들이 조금 크니까 역사와 지리에 관심이 많아져 틈나는 대로 가족여행을 가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이 하는 일이 길게 휴가를 낼 수 없는 관계로 제주도 여행은 쉽사리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너무나 소심했던 내가 부끄러워지고 아이에게 미안해진다. 혼자 두 아이를 책임지는 여행이 조금은 두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혼자 다녀온 제주올레가 좋아서 초등 6학년 아들을 데리고 다시 간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그 아들이 찍었단다.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아들이란다. 아이가 사진 찍고 엄마가 글을 쓰고...멋진 생각이다.

  나도 걷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아이들도 이런 엄마 덕에 어려서부터 걷는 것에는 단련이 잘 돼 있다. 그래서 더 그동안 뭉그적거렸던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책을 읽는 내내 아이에게는 미안했지만 나는 행복했다. 엄마와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 보통 때의 내 모습이다. 나도 주말에는 당일치기로  두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나다닌다. 내 아이도 5학년이라 저자의 아들과 체구도 비슷하고 하는 짓도 닮았다. 그래서 내가 저자가 되고 그녀의 아들이 내 아들이 되어 함께 걸었다. 책을 덮었지만 제주올레의 상징인 간세 표시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그동안 나의 여행은 차를 타고 박물관이나 명승지를 빠른 시간 안에 후다닥 둘러보는 조급한 여행이었다. 시간이 부족해서도 그랬지만 내 성격 탓도 있다. 두 아이 키우다 보니 성미마저 급해졌다. 이런 조급함 때문에 아이들을 기다려 주지 못해서 생기는 아이들과의 마찰을 없애기 위해서도 내게 올레는 필요한 처방이 될 것이다.

  그래 결심했다. 내년 봄에는 꼭 두 아이 데리고 제주도에 다녀오리라. 책 뒤에 올레 코스 및 제주도 여행 정보가 잘 돼 있다. 이번 가을에는 그 준비 차 이 책에도 소개된 강화올레라도 다녀와야겠다.

  아이가 밭일을 하던 할머니들이 비벼 주신 밥을 맛나게 먹던 이야기, 아이에게 인사해 주어서 고맙다며 귤을 주시며 나도 옛날에는 처녀였다고 하신 할머니, 올레에 사발면 두 개를 갖고 나와 팔던 할머니의 이야기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올레였기에 가능했던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아이에게 무엇이 기억나고 어떤 느낌이었냐고 꼬치꼬치 묻는데, 앞으론 그런 부담스런 질문을 하지 말아야겠다. 아이는 아이대로 느끼고 나는 나대로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되어야겠다.

  표지의 사진이 뭘까 궁금했는데 길에서 주운 막대기로 젓가락 흉내를 내면서 찍은 사진이란다. 아이가 이 여행에서 받은 행복이 저절로 느껴진다.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 너희에게도 이런 행복 곧 느끼게 해줄게~. 일단 엄마가 즐거워지는 책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 참말이다. 엄마의 작은 행복을 위해서라도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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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후남 2010-09-0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아들과 길을 걷다 제주올레>를 쓴 사람입니다. 책도 읽어주시고, 리뷰도 써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책도 꼼꼼히 잘 읽으셨네요. 깊이 감사드리며, 언젠가 기회가 되시면 꼭 한번 제주올레 아이와 함께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마침내 그리움 - 자전거 타고 대한민국 멀리 던지기
이종환 지음 / 하늘아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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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타고 국내를 일주했다는 독특한 여행기를 담고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지만 제목의 느낌이 참 좋았다. 무엇이 그리웠을까? 책을 다 읽은 후에야 그것이 지겹게 느껴졌던 자기 일상(현실)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하는 내 나름의 답을 얻었다.

  여행의 좋은 점은 새로움을 충전시켜 준다는 데 있다. 저자도 스스로에게 중독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아사고에서 벗어나고 싶어(쉽게 말해 지루해진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자전거를 타게 되었고 결국 전국일주라는 엄청난 일을 감행한다.

  서울 성북동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수원과 둔포를 지나 태안, 홍성, 보령 등 서해안을 거치고 순천, 진주, 마산으로 남부지방을 경유해 밀양과 포항에 와서 울릉도에까지 이른다. 와! 대단하다. 자전거를 타고 울릉도까지 가다니...게다가 다리를 다쳐 중도 포기한 후배를 보내고 홀로 울릉도행을 감행하다니 그만큼 그가 떨쳐낼 것이 많았다는 말인가? 아니면 굉장한 집념이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그의 울릉도행은 순탄치 않았고 비 때문에 그는 3박4일을 울릉도에서 보내고 묵호로 와서 한계령을 넘어 서울로 돌아온다. 한 달이 걸린 일정이다. 구석구석 살피진 못했지만 많은 곳을 돌아온 여정이다. 그만큼 그는 분명 변해서 돌아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이 여행기에는 여행 책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볼거리는 그리 많지 않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보여주는 사진도 드물었고 해당 지방이면 으레 한 컷 정도 남겼을 법한 관광지 사진도 몇 안 된다. 여행 중에 그에게 특별한 감흥을 느끼게 해준 사진들이 있을 뿐이다. 그 중 내게는 같이 여행을 시작했다가 중간에 떠난 후배가 전해준 조화 해바라기가 담긴 사진이 인상적이다. 해바라기와 고흐의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다. 

  아무튼 이 책은 여행기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한 수행기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자전거는 한눈을 팔지 않고 온몸으로 그리고 온 마음으로 몰아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저자는 표현했다. 수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수단 같다.

  나는 자전거를 못 탄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한 순례가 궁금했다. 내가 바라보지 못한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볼 것 같아서. 나도 저자처럼 가끔은 집과 나를 묶고 있는 끈을 자르고 멀리 튕겨나고 싶다. 하지만 이 글을 보니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싶지는 않다(가능하지도 않지만). 두고 온 현실의 무게를 자전거에서 고스란히 느끼게 될 것 같다. 그는 그리 힘들다고 적어 놓지 않았지만 그의 겪었을 고생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현재의 나의 일상이 다정하게 다가온다.

  현실의 나와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 여행만큼 좋은 것은 없다. 걷든 자전거를 타든 아니면 편안하게 비행기를 타고 가든 간에 가끔은 자신을 떼어두려는 이런 노력을 통해 생의 활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쨌든 난 이 책을 통해 긴 하루의 고단한 여행을 마치고 그가 마셨던 막걸리가 먹고 싶어졌고 ‘와보랑께 박물관’에 가고 싶어졌다.

  그렇게 먹고 싶은 곳, 가보고 싶은 곳을 떠올리다 보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쉼 없이 몸과 마음을 모아야 굴러가는 자전거 바퀴처럼 우리의 삶도 그러해야 일상에서 벗어나는 사치도 누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여행기는 술술 읽히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해서 좋다. 다만 저자의 여정에 대한 상세한 안내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랬더라면 여행하면 맛이 더 생생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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