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너머 아프리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183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최선경 옮김, 안나 회글룬트 그림 / 비룡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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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에서 아주 희귀한 가정이 아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나 문화적인 차이에서 일반 가정과는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이야기도 그런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한 것이다.

  집의 모양과 마당 모양도 똑같은 집들이 모여 있는 연립주택에 사는 아이의 이야기다. 아이의 이웃 중에는 카메룬에서 온 아프리카 아줌마가 있었다. 아이나 이웃에게는 그 아줌마가 특이하게 보였다. 그래서 특이한 부인이라고 표현한다. 아이와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달랐다.

  그 아줌마가 연립주택 뒷마당에 있는 창고를 허물자 이웃집 사람들은 화를 낸다. 똑같이 늘어서 있는 연립주택에서 마음대로 자기 집 창고만 허물었다고. 하지만 아줌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아랑곳 않고 진흙을 가져다 다져서 진흙집을 짓는다. 아이가 묻자 아줌마는 고향이 그리워서 고향이 생각날 때 와 있으려고 지었다고 말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똑같은 모양의 집에 뒷마당에서는 똑같이 꽃양배추를 키우고 장은 금요일에만 보는 등 똑같은 생활을 한다. 이들에게 데지레 아줌마는 생김새도 다르고 행동도 달라서 아주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이 아줌마와 친구가 된 모습을 통해 다른 문화권에서 온 이웃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보여준다.
  책 뒤 설명에 있는 카메룬에 대한 소개를 보면 데지레 아줌마의 행동이 더 잘 이해될 것이다. 카메룬은  일 년 내내 더운 열대지방에 있고 많은 동물들과 새가 살고 있다. 백여개 이상의 종족들이 저마다 독자적인 전통과 관심을 유지하고 있고, 진흙집은 아프리카 전통집이다. 소나 코끼리의 똥에 진흙을 섞어 진흙집을 짓기도 한다. 카메룬의 공용어는 프랑스어와 영어지만 종족마다 다른 말을 쓰고 있다. 아마 데지레도 자기 종족말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소년에게는 아주 이상하게 들렸을 것이다. 아무튼 점점 더 국제화되는 세상에서는 소년의 마음과 같은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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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개 낮은산 어린이 5
박기범 지음, 유동훈 그림 / 낮은산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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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의 글은 대부분 슬프다. 그가 쓴 <미친개>, <어미개>도 그랬고 최근에 읽은 <문제아>도 그랬다. <미친개>, <어미개> 같은 개 이야기는 동물의 입장을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였고, <문제아>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그늘과 아픔을 보여주는 여러 단편을 모은 책이었다. 아무튼 우리 삶을 돌아다보게 하며 마음을 찡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주로 쓰는 작가다.

  이 책은 <어미개>, <미친개>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아마 개들 입장에서는 이런 억울하고 슬픈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마 작가는 개를 굉장히 사랑하나 보다.

  일반적으로 강아지는 어미젖만 떼면 팔려간다. 이 책의 새끼 개도 그렇게 팔려간 강아지다. 털이 보들보들하고 꼭 솜뭉치 같은 몸으로 어정어정 기어 다니는 것이 참 예쁜 강아지였다. 꼭 인형 같은 강아지였다. 이 강아지는 사내아이 둘이 있는 집으로 팔려간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너무나 예뻐서 만지고 간질이면서 장난을 쳤고 비행기를 태워준다며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리기도 했다. 그러자 새끼 개는 무서워서 끙끙 거렸고 나중에는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아이들을 물기도 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개의 그 모습이 귀엽고 좋아서 까부는 줄로만 안다. 아이들은 더욱 더 새끼 개에게 장난을 치고 새끼 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만큼 더 사나워진다.

  결국 사납게 짖던 새끼 개는 애견센터로 되팔려 온다. 하지만 새끼 개는 애견센터의 우리 안이 답답하고 싫었고 벗어나고 싶었다. 그럴 즈음 두 아이가 엄마와 와서 새끼 개를 알은체를 했다. 새끼 개는 뒤늦게나마 그 아이들이 반가워서 짖었지만 아이들의 엄마는 새끼 개가 여전히 사납다고 하면서 다른 개를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그 후 새끼 개는 우리를 탈출해서 거리를 쏘다니다가 두 아이를 멀찍이서 보고는 반가워서 달려가지만 불행한 일을 겪는다.

  사람이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그럴 수 없다. 버려지는 개들도 많단다. 이들이 하는 말을 안다면 결코 그런 나쁜 일은 하지 않을 텐데. 사람과 개가 소통하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들 간에도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답답한 사람이 다치게 돼 있다. 들으려 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 노력해야겠다. 미래에는 다른 이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거울이 나왔으면 좋겠다. 몸속 사진은 찍을 수 있는데 마음 속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 다 드러나면 재미없고 피곤한 세상이 되려나. 그러면 심리학도 없어지겠구나. 어쨌든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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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음악대 따라하기 비룡소의 그림동화 184
요르크 슈타이너 지음, 김라합 옮김, 요르크 뮐러 그림 / 비룡소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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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다. 늙고 주인에게 학대받던 동물들인 개, 고양이, 당나귀, 수탉이 자유의 땅 브레멘에 가서 음악대를 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은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서도 네 마리 동물이 나온다. 이 네 동물은 각자의 역할이 있었다. 부엉이는 선글라스 회사의 광고 모델이었고 악어는 운동복 상표 노릇을 했고 펭귄도 냉장고 회사의 광고 모델이고 판다는 환경 보호 의식을 널리 알리는 홍보 모델이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이 일을 했고 늙었다. 이들 역시도 나이가 들어서 교체될 위기에 처했다..

  이제 일을 광고 일을 그만두고 조용히 책을 읽고 싶었던 부엉이는 동화 <브레멘의 음악대>를 읽더니 자기도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그래서 앞서 말한 세 친구를 모은다. 이들과 함께 디즈니랜드에 가서 자유롭게 밴드활동을 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디즈니랜드에 가는 길은 쉽지가 않다. 그리고 각자 꿈꾸는 것도 달랐다. 부엉이는 클래식 음악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었고, 악어는 록밴드의 보컬을 꿈꿨다. 판다는 기타를 치면서 포크 음악을 부르고 모습을 그렸고 펭귄은 아코디언으로 탱고 음악을 연주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다는 목표는 똑같았던 이들은 서로 격려하며 길을 떠난다. 그러다가 도착한 곳이 방송국이다. 방송국인 줄도 모르고 불빛을 따라온 거기까지 온 그들은 브레멘의 음악대에서 동물들이 도둑을 몰아내기 위해 했던 것처럼 사다리를 타고 건물 위 유리창 앞으로 올라가서 서로의 어깨 위를 밟고 올라선 채로 방으로 돌격한다.

  그렇게 방송국에 들어간 그들은 방송국에서 소원을 이룬다. 방송국 국장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더니 이들의 이야기를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겠다고 밴드를 결성을 제의한다. 자유로운 삶을 꿈꿨던 판다만 기타를 메고 떠나고 나머지 멤버들은 남아서 방송활동을 한다. 여기에 분홍색 표범이 판다 대신에 참여한다.

 이들의 방송을 길에서 기타를 멘 채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는 판다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다. 책 뒤 설명에도 ‘방송국 국장은 뭐든지 할 수 있는 텔레비전의 위대함을 목청껏 말하지만 세 동물은 네모난 텔레비전에 갇힌 채 꾸며진 꿈을 만들어 나간다. 현실에 안주하며 진실한 꿈을 잃어가는 동물의 모습이 안쓰럽다. 진실한 삶을 찾아 나선 판다의 뒷모습도 쓸쓸하다’고 적혀 있다. 이들이 과연 진정한 자유를 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판다의 모습에서, 자유를 찾았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 행복인가 하는 물음을 하게 한다.

  이 책은 그림이나 이야기에서 현대의 삭막한 삶의 분위기를 충분히 보여준다. 그렇다고 현대인들이 잘못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이 책이 현대를 지나치게 삭막하게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현대에도 자유도 있고 꿈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이 진정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꿈인지 생각해 보라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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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모험 담푸스 지식 그림책 3
마리아 테를리코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보흐단 부텐코 그림 / 담푸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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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연과학 동화를 볼 때마다 정말 재미있고 쉽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도 그 중 한 권이다. 물의 순환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그 어디에도 물의 순환에 대해 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여 놓지 않고 순수하게 동화로만 이야기를 꾸며 놓았다. 그래서 더 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하고 알게 모르게 과학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해준다.

  물방울의 등장부터 재미있다. 어느 수요일 마을 아주머니의 양동이에서 톡하고 튀어나온 물방울 하나가 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물방울은 앞마당으로 달려갔지만 금방 먼지투성이가 된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물방울은 세탁소에 가지만 세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 간다. 병원에서는 더러운 물에는 병원균이 있을지 모른다며 검사를 하더니 병원균이 있으며 펄펄 끓는 물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물방울은 절대로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도망치다 지저분한 흙탕물에 빠지고, 거기서 헤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해님이 따스한 햇볕을 보내자 몸이 가벼워지면서 물방은 수중기로 바뀌어 하늘 위 구름이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이렇게 물방울은 순환을 시작한다. 구름이 되어 비가 되고 바위틈에 들어가서 얼음 조각이 되었다가 봄에 녹아 강물이 되어 흘러서 상수가 되어 일반 가정의 수도꼭지를 통해 나온다.

  그 다음에는 또 이 물이 어떻게 쓰여질까? 그 다음 과정을 추측하게 하는 재미도 있다. 이 물방울이 또 다른 순환을 시작하려면 해가 필요하다. 즉 이 물은 세탁기에 들어가 빨래를 하고 빨래에 매달려 있다가 수증기가 되고 다시 고드름이 된다. 봄이 와 고드름은 녹아 물방울은 다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작가 마리아 테를리코프스카(1920~1990)는 폴란드의 시인이자 동화작가로 수학, 생물, 날씨 등 과학 지식을 시 형식으로 써왔다. <마법의 삼각형>, <알록달록 동그라미>, <네모를 쫓아서>, <여우 원숭이>, <파리가 지구본 위를 걸어 다녀요> 등의 작품이 있다.

  전혀 과학동화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는 재미있는 동화다. 그림이 밝아서 기분 좋게 해주며, 물방울이 아주 예쁘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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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이 이상해 알맹이 그림책 5
브루스 맥밀란 글, 귀넬라 그림,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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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이면서 날 수 없는 슬픈 운명을 가진 닭을 다시 날게 하는 즐거운 이야기다. 닭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머나먼 아이슬란드 땅 끝 어느 시골 마을 이야기다. 이 마을에는 닭이 없지만 알은 쉽게 얻을 수 있었다. 바닷새들이 절벽에 알을 많이 낳아 놓았기 때문이다. 어찌나 알이 많았던지 알은 써도 써도 남을 정도였다.

  그런데 문제는 아줌마들이 그 알들을 가져오기가 너무 어려웠다. 바다 절벽에 있었으니 오죽 했겠는가. 그렇지만 아저씨들은 고기 잡아야지 농사지어야지 할 일이 많아서 도와줄 수가 없었다. 그 해결책이 바로 시내에 가서 닭을 사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마을에 오게 된 닭은 이 마을에 와서 행복하게 살았고 알도 많이 낳았다. 그 덕에 아줌마들도 행복해졌다. 그런데 닭들이 자기들이 닭이라는 것을 잊고 사람인 양 아줌마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아줌마들이 하는 건 뭐든 따라하니 아줌마들은 자기만의 시간이 없었고 닭들도 바빠서 달걀을 낳을지 않았다.

  그래서 아줌마들이 생각한 방법은 바로 닭을 속이는 것이다. 역시 어떤 일에든 해결책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자 닭들도 아줌마들을 따라서 운동을 따라했고 그 때문에 날개도 튼튼해졌다. 그 다음을 상상이 갈 것이다. 날개가 튼튼하니 날 수 있었을 테고, 아줌마들은 닭들을 절벽으로 날려 보낸다. 그러면 다시 절벽에서 바닷새의 알들을 꺼내오던 옛날과 똑같은 상황이 돼 버린 것 아닌가.

  아니 그렇지 않다. 운동을 많이 한 아줌마들 역시 힘이 세져서 암벽을 타면서 달걀을 수거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닭의 날개가 어찌나 튼튼해졌는지 그때부터는 아줌마들이 시내로 볼 일이 있어 나갈 때도 닭을 타고 날아서 갈 정도가 됐다.

  역시 역사는 결코 똑같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왜? 인간의 사고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인간의 탐구심 때문에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되는 없는 법인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든 적극적인 해결 자세만이 해결을 개선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도 떠오른다. 2005년 뉴욕타임즈 선정 최고의 그림책이었고 미국 학부모협의회선정 최고의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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