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이빨이 아파요 - 다정한 암탉과 엉뚱한 아기 악어의 이야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베네딕트 게티에 지음, 황승임 옮김 / 꿈소담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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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그림책들이 많은데, 지금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모두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래서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암탉과 이빨...닭에게 이빨이 있었나? 닭은 이가 없어서 그 좋아하는 음식인 지렁이도 꿀꺽 삼킨다고 그림책에서 봤었다. 그런데 이가 아프다니, 도대체 무슨 일일까?

  암탉이 알 다섯 개를 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조금 컸다. 이상한 일이다. 아니라 다를까 그 알에서 나온 것은 악어였다. 암탉이 우연히 악어알을 우연히 품게 된 것이다. 다른 알과 달랐지만 암탉은 개의치 않고 정성껏 보살폈고 그 속에서 악어가 태어났다. 아기 악어도 엄마 닭을 사랑했고 엄마 닭 역시 아기 악어를 잘 돌봤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 닭의 이빨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새끼들을 데리고 치과에 갔는데 치과에서 엄마 닭에게는 이빨이 없다고 했다. 알을 품느라 피곤에 지친 엄마 닭이 착각을 한 것이다. 충치는 엄마 닭과 함께 치과에 간 아기 악어에게 있었다.

  아기 악어는 사탕을 굉장히 좋아했다. 치과 의사는 아기 악어에게 이제는 사탕이 아니라 살코기를 먹어야 한다면서 가장 맛있는 고기는 닭고기라고 말해준다. 닭은 이빨이 없으니 치과에 보탬이 안 되는 환자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사람을 너무 약삭빠른 존재로 표현했다. 하여튼, 엄마 닭을 사랑하는 아기 악어는 닭고기를 먹으라고 한 의사 말에 화가 나서 의사를 깨물어 주고는 칫솔을 들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버스를 타고 집에 온다.

  은혜를 아는 악어다. 이 악어보다 못한 사람도 많으니 문제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이 돼야 하며, 이를 썩지 않게 하려면 잘 닦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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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에서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8
수 레딩 지음, 이미영 옮김 / 마루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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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속의 사람들이 마치 레고 블록에 들어있는 장난감 인형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 더 흥미로워 보인다. ‘수 레딩’이라는 캘리포니아 예술대학 산업 디자인과 부교수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그의 직업 때문인지 화풍이 여느 그림책과는 약간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세상의 위아래를 한꺼번에 살펴보는 재미있는 시각의 그림이다. 우리 눈에는 땅 위의 모습만 보이지만, 같은 시각 땅 속에서도 분명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단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 땅 위와 땅 속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바로 그런 가정에서 출발하다.

  땅 위의 여러 장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보여 주면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땅 아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그림의 상하로 나눠서 재미있게 보여준다. 이를테면, 땅 위에서 가족들이 하루를 시작하느라 분주한 시각에 땅 속에서는 생쥐 한 마리가 잠을 자고 있다는 식이다. 땅 위에서는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고, 그 아래서는 진행 요원들이 무대와 의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곳에서의 위와 아래에서의 활동들을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그려 놓았다. 얼마나 많은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상상해 보는 즐거움을 준다. 또한 세상을 더욱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간혹 그림책 중에는 건물 전체를 통째로 보여주면서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해 놓은 것들이 있는데, 이런 그림들도 이 책처럼 아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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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리사 제노바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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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인 리사 레노바는 하버드대학에서 신경학 박사 과정을 밟던 중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할머니를 보고서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이 이야기는 조발성 알츠하이머에 걸려 치매에 빠지는 50세의 하버드대 여교수 앨리스의 이야기다. 시간의 순서대로 그녀의 병이 얼마나 깊어지는지를 자세히 보여준다. 모든 이야기가 그녀의 관점에서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치매가 무엇이며 치매 환자가 겪게 되는 혼란과 좌절, 공포를 아주 소상히 알 수 있다.

  앨리스는 기억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자기 삶의 최고의 가치로 삼았고 늘 자부심을 가졌던 하버드의 지성인이라는 지위를 잃어가자 진정한 자아 찾기에 골몰하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어 못마땅했던 막내딸 리디아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던 것은 가족들이 환자를 마치 투명인간처럼 대한다는 점이다. 어차피 기억을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앨리스 자신에 관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에서 그녀를 무시하고 가족들이 마음대로 정해 버린다. 이런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환자들이 느끼게 되는 배신감과 절망도 느낄 수 있다.

  작가가 이렇게 50세 환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은 알츠하이머 병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고 발병 초기에 이상 증상을 발견해 조기 치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작품 외에도 알츠하이머를 소재한 작품들이 더러 있다. 우리나라에서 상영한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와 텔레비전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도 있었고, 외국 작품으로는 니콜라스 스파크의 <노트북>이 있다. 이밖에 뇌질환 환자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한 책으로는 <사일런트 랜드>가 있다.

  치매, 생각할수록 무섭다. 우리 인생 자체가 공수래공수거라지만, 그래도 갈 때는 아름다운 기억이라도 가져갈 수 있는데, 그런 삶의 추억마저 고스란히 시간 속에 내어주고 가야 한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형벌인가? 우리가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 중 하나가 추억이라고 생각한다. 젊어서는 어릴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사랑의 추억이 힘이 되어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이고, 늙어서는 아름답고 행복했던 전성기의 추억이 고단한 삶을 즐겁게 끌어주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누구인지마저도 잊은 채 내 삶이란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세상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치매 환자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으로 평가되는 내 모습이 아니라 진정한 내 모습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을 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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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3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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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고 어떻게 결말이 나지 몹시 궁금했다. 그런데 이게 또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쌍둥이들의 아빠가 나쁜 어게인들의 우두머리와 전생에 형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아빠는 역시 아빠다. 쌍둥이들의 아빠는 아이들이 태어나면 자신이 영원이 죽게 됨을 알지만 기꺼이 죽음을 선택하고 어게인 악당의 우두머리도 영원한 죽음에 순응한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이렇게 싱겁게 끝날까? 나머지의 악한 어게인들 때문에 또 사건이 벌어진다.

이 책 뒤를 보면 ‘공포 문학’의 시발점인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프랑켄슈타인>은 1797년 영국의 메리 셸리의 작품인데, 이런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은 작가의파란만장한 삶의 역경과 당시 미국과 프랑스에서 일어난 급진적인 혁명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 한다. 또 <프랑켄슈타인>을 번역했던 옮긴이도, 정치적 혼란과 급변의 시대였던 그 당시 사람들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관계에 대해 고민했기 때문에 그런 작품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강풀의 이 작품 <어게인> 역시도 시대상의 반영이라고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의 박인하 교수가 말했다.

나는 만화를 썩 좋아하지도 않고 만화에 대해서도 잘 몰라 뭐라 평할 수는 없지만, <어게인>은 나름대로 특이한 설정에 재미있는 휴먼 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액션과 스릴도 있지만 결국에는 형제애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또한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따뜻한 인간미도 느꼈다. 과연 우리는 이런 따뜻한 삶을 살고 있는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인간으로서의 알맞은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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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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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웹툰 작품으로 인기가 많은 만화가 강풀의 신작이다. 1편을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2편도 매우 기대가 되었다.

정상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니라 사고를 당해 죽은 사람들이 남은 수명을 다하기 위해 ‘어게인’이라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에게 본래 부여됐던 생명만큼만 다시 살고 있고, 그 명을 이어서 태어나는 아기들과 연결돼 있다. 즉 그의 생명을 이어갈 아이를 태어나지 못하게 하면 그는 아기의 수명만큼 더 살 수 있는 것이다.

어게인의 이런 숙명의 비밀을 알게 된 어게인이 있다. 그는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어게인을 모아서 임산부연쇄살인사건을 일으킨다.

하지만 어게인 중에는 착한 자들이 있다. 그들이 나쁜 어게인들의 의도를 알아채고 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숙명을 얄궂다. 이 나쁜 어게인 일당의 우두머리와 생이 연결된 아이는 쌍둥이였는데, 그 중 한 명이 또 자기 아빠와도 생이 연결되었던 것이다. 쌍둥이 태아들의 아빠도 어게인이었던 것이다. 과연 쌍둥이 아빠는 자식들을 위해 어떤 운명의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어떤 세상이든 선한 존재가 있으면 악의 존재가 있는 것 같다. 왜 선악은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붙어 있는 것일까? 요즘 왕따 사건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다. 왜 이렇게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날까? 물론 알게 모르게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참 많지만. 만약 이 책에서처럼 제 명을 살지 못한 사람들이 어게인이 되어 나타나,자신들을 해코지한 사람들을 괴롭힌다면 어떨까? 한 번뿐인 삶 좋은 일만 살다 죽어도 후회가 많을 것 같다. 결코 길지 않은 생이고 다시 시작할 수 없음을 명심하고 좋은 일만 하기 위해 애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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