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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에서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8
수 레딩 지음, 이미영 옮김 / 마루벌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그림 속의 사람들이 마치 레고 블록에 들어있는 장난감 인형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 더 흥미로워 보인다. ‘수 레딩’이라는 캘리포니아 예술대학 산업 디자인과 부교수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그의 직업 때문인지 화풍이 여느 그림책과는 약간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세상의 위아래를 한꺼번에 살펴보는 재미있는 시각의 그림이다. 우리 눈에는 땅 위의 모습만 보이지만, 같은 시각 땅 속에서도 분명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단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 땅 위와 땅 속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바로 그런 가정에서 출발하다.
땅 위의 여러 장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보여 주면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땅 아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그림의 상하로 나눠서 재미있게 보여준다. 이를테면, 땅 위에서 가족들이 하루를 시작하느라 분주한 시각에 땅 속에서는 생쥐 한 마리가 잠을 자고 있다는 식이다. 땅 위에서는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고, 그 아래서는 진행 요원들이 무대와 의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곳에서의 위와 아래에서의 활동들을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그려 놓았다. 얼마나 많은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상상해 보는 즐거움을 준다. 또한 세상을 더욱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간혹 그림책 중에는 건물 전체를 통째로 보여주면서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해 놓은 것들이 있는데, 이런 그림들도 이 책처럼 아주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