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속의 모험
타바따 세이이찌 그림, 후루따 타루히 글, 박숙경 옮김 / 창비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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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 유치원에는 무서운 게 두가지 있다. 벽장과 쥐할멈이다. 벽장은 유치원에서 잘못을 한 아이들을 가둬 놓고 잘못을 빌게 하는 장소이고, 쥐할멈은 유치원 선생님들이 인형극할 때 사용하는 인형인데 고양이를 잡아먹을 정도로 크고 힘쎈 쥐 할멈 인형이다. 아이들은 쥐할멈이 등장하는 인형극을 재미있어 하면서도 무서워한다.

  아이들에게는 이렇듯 공포의 대상인 이 두 가지가 사또시와 아끼라 덕에 아주 재미난 것으로 바뀌게 된다. 아끼라와 사또시는 아끼라가 갖고 온 미니카 때문에 싸우게 돼 둘다 벽장 아래 윗칸에 갇힌다. 선생님은 이 두 아이가 어두운 벽장을 무서워해서 금방 자신들의 잘못을 빌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 둘은 이곳에서 상상의 모험을 즐기게 된다.

  이곳에서 그 무시무시한 쥐 할멈이 눈에 파란불을 켠 쥐떼들을 몰고와 이 둘을 괴롭히지만 이 둘은 힘을 합쳐 쥐할멈과 쥐떼를 물리치고, 서로 화해한다.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오래도록 이 안에서 나오지 않은 이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한다. 그런 뒤부터 이곳은 아이들에게 두려운 곳이 아니라 모험이 있는 흥미진진한 공간이 된다.

  어떤 일이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무서운 것이 오히려 재미있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재미있는 것이 두려운 것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마음 먹기 나름이고 생각하기에 달려 있는 법이다.

  아무튼 벽장 속에 아이들을 가두는 벌을 좋지 않다. 잘못을 스스로 뉘우치기 보다는 아이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것을 근본적인 처벌법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예전엔 매를 들 때가 있었는데 그게 잘못된 방법이라 생각해 지금은 매를 사용하지 않는다. 벽장 속에 가두기도 그런 것 같다. 어른보다 나은 아이들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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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는 왜 맞을까? 국민서관 그림동화 20
게르트루드 쭉커 그림, 페터 아브라함 글, 강석란 옮김 / 국민서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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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의 잘못을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다. 어른들이 자기 기분에 따라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짐을 비판하는 이야기다. 나도, 자주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 기분에 따라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달라질 때가 있다. 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아이들이 저지르는 작은 잘못에도 크게 화를 낸다. 이 이야기가 바로 그런 내용이다.

  귀가 뾰족한 생쥐인 로버트는 초등 2학년이다. 로버트의 부모들은 기분이 좋을 때에는 로버트가 받아쓰기에서 ‘우’를 맞아 와도 귀여워 해주고, 로버트가 ‘꺅-’하고 인디언 소리를 내며 숨어 있다가 튀어나오면 깜짝 놀란 척 하면서 아이의 기분을 맞춰준다.

  그런데 어떤 날은 전과 똑같이 인디언 소리를 내며 숨어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와 부모님을 놀래면 멍청한 짓을 한다면서 화를 낸다. 바로 그런 날은 로버트 부모가 화가 나 있을 때다. 그런 날에 로버트 부모는 심지어는 로버트의 따귀도 때린다.

  그렇게 부모님께 야단을 맞게 되면 로버트도 화가 나 옥상에 나와 선인장 화분에게 화풀이를 한다. 그런데 그날 로버트의 아버지는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뻔한 끔찍한 일을 겪었고, 로버트의 엄마는 과자가게로 가는 길이 막혀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다니...(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반성할 일이다).

  부모가 일관성 없이 아이를 대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은 로보트 네 뿐만 아니다. 리타 네도 그렇다. 리타는 자기 부모님이 자기가 친구 집에 가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을 못하게 하면서 부모님은 밤새도록 축구를 본다고 불평한다.

  로버트가 ‘누구나 가끔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인 이상 실수도 하고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이 비일비재해서는 안 되겠다. 그렇다고 이런 일들이 어른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타 역시 홧김에 동생에 꿀밤을 줬듯이 아이들도 그렇다.

  이렇게 우리는 화를 전이시킬 때가 있다. 화난 사람이야 화난 일이 당연히 있었겠지만 그 화를 고스란히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분할까.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이나 물건에게 화풀이를 해서는 안 되겠다. 제대로 화를 푸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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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독서법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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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독서법’이라는 부제처럼 미래를 살찌게 하는 독서법이 소개돼 있는 책이다. ‘책만 많이 읽으면 되지 독서에 무슨 교육이 필요하담!’ 하는 생각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을 읽은 뒤에는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는 ‘책 읽기 이렇게 하라’ 하면서 13가지 독서법을 조언해 준다. 2부에서는 읽어봤자 별 효용이 없는 ‘책 읽기, 이렇게 하면 안 된다’를 알려준다. 역시 13가지 방법이다. 3부에서는 많은 이들이 방법을 알고 싶어 하는 ‘지름길 독서, 입장을 바꿔보면 책 읽기가 쉬워진다’라고 해서 12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누구나가 책 읽기에서 얻고자 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이름하여 ’책 읽기, 그 속에 길이 있다‘는 제목 하에 12가지 방법을 안내한다.

   이런 여러 가지 독서법들을 저자의 생각 속에서 개념적으로 짜내서 적어놓은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책들을 소개하면서 독서법들을 안내하기 때문에 독서법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책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전부 50가지의 독서법을 알려주는데, 그것들 모두 귀담아 들을 만한 것들이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돈으로 책을 사지 말고 마음을 사라’, ‘책에게 정성을 주고 삶의 지혜를 받아내라’라는 항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좋은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런 눈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시간의 투자와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일에든 선배들의 노하우가 있다면 따라가기 쉽다. 그런 정도로 생각 하면 좋을 책이다.

  요즘 책읽기에 관한 책들을 많이 보는데, 아주 많은 좋은 책 정보와 그런 책들에 대해 독자들이 가지는 다양한 생각들을 볼 수 있어 재미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독서교육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도 독서교육을 많이 하고 있지만 틀에 박혀 있고 강제적이다 보니 자발적인 독서로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 역시도, 독서 관련 책을 낸 저자들처럼 책을 읽고 감상을 적어 놓는 훈련을 많이 했더라면 책과 나와의 관계가 좀더 밀착되고 책에서 많은 것들을 찾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예전의 나의 독서를 볼 때 책을 그저 재미를 주는 도구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내 예로 보건대 독서에도 반드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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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속 - 한국 연작 시화 선집
문삼석 / 아동문예사(세계문예)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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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진 동시집이다. 작가는 문삼석 시인이다. 1963년 조선일보신춘문예에서 동시에 당선됨으로써 등단한 동시 시인이다. 시집으로는 이 작품 외에도 <산골물><가을엽서><바람 하늘 산><이슬><별> 등이 있다.

   고추잠자리, 봉투와 풀, 무지개, 우산 속의 4부로 나뉘어져 있다. 고추잠자리에서는 병아리, 강아지, 노랑나비, 토끼, 개미, 물매미 등 곤충과 동물을 읊은 시가 많다. ‘봉투와 풀’에서는 생활 속의 이야기가 많다. 무지개나 우산 속에서고 그렇다. 동시집에서 부를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앞으로 동시도 공부 좀 해봐야겠다.

  그림도 시인이 그렸는데 아주 간단하지만 동시와 어우러져 시를 돋보이게 하며 시를 더 기억하기 좋게 하는 역할을 한다. 강아지에서는 ‘졸랑졸랑 따라 오고’, ‘발랑발랑 재주넘고’... 예쁜 시어들이다.

  ‘개미’라는 시도 재미있다. 더운 줄도 모르고 일만 하다가 까맣게 온몸이 타 버렸나 봐. 무거운 줄도 모르고 짐만 나르다 잘록하게 허리가 휘어 버렸나 봐. 간단하고 쉬운 시이지만 세심한 관찰과 놀라운 상상이 돋보인다. ‘바로 이런 것이 시구나!’, ‘시는 어려운 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그의 시 중 가장 내 마음에 든 시는 개구쟁이다. 아이 마음을 아주 잘 대변한 것 같아서다. 내가 아이를 혼낼 때 아이 마음이 이럴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아이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와닿았다.


개구쟁이래도 좋구요,

멀썽꾸러기래도 좋은데요,

엄마,

제발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마세요.’

그럼 웬일인지

자꾸만 더 하고 싶거든요.


꿀밤을 주셔도 좋구요,

엉덩일 두들겨도 좋은데요,

엄마,

제발 ‘못 살아. 못 살아. ’ 하지 마세요.

엄마가 못 살면

난 정말 못 살겠거든요.


 다음은 ‘그냥’이라는 시다. 백퍼센트 공감이 가는 시다.


엄마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이 시인의 <그만뒀다>라는 시는 초등 1학년 2학기 국어책에도 나왔었는데, 개정 교과서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이 시인이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썼다는 증거겠다. 아무튼 동시 많이 읽혀야겠다. 요즘 아이들은 아이답지 않은 게 문제인데, 이 문제 치유에는 동시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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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알 비룡소의 그림동화 94
엘사 베스코브 글 그림, 김상열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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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 그려진 커다란 주황빛 알이 오렌지처럼 보이는데, 제목에서 알이라고 하니 무슨 알일까 더 궁금해진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모르면 엉뚱한 상상을 하게 마련이다.

  숲 속의 텅 빈 나무속에 살고 있던 꼬마 요정도 풀밭에서 발견한, 처음 본 커다란 공 때문에 여러 가지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된다.

 그 공이 어디서 왔는지, 또 무엇인지 궁금해서 꼬마 요정은 숲 속 친구들에게 물어보러 간다. 개구리가 해가 낳은 알이라고 하자, 그 말을 믿고 알 속에 불덩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알을 물가로 보내려고 한다.

  그런데 도마뱀이 알을 만져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더니 하나도 뜨겁지 않다면서 그것은 축구공이라 한다. 그때 다람쥐가 나타나 알껍데기 한 조각을 물어뜯어서 나무 위로 도망간다. 그러자 푸른머리되새가 그것은 축구공이 아니라 오렌지라는 과일이라고 알려준다.

  그때 뚱보 까마귀가 나타나 오렌지를 낚아채 가서는 한입에 꿀꺽 삼키다 목에 걸려서 평생 까옥까옥 소리도 내지 못하는 벙어리로 지내게 된다. 욕심을 부리다 벌을 받았다.

   한편, 오렌지를 빼앗긴 꼬마요정이 울자 개똥지빠귀가 과일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열리는 해의 나라에 데려가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꼬마 요정은 오렌지가 많이 열리는 나라에 가서 오렌지를 실컷 먹게 된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은 여름에 숲에 산딸기를 따러 왔던 남자 애가 오렌지 하나를 떨어뜨려 놓고 갔기 때문이다. 산이나 들에 놀러 갔다가 과자 한두 개 떨어뜨리면 아이에게 개미 먹게 농아 두자고 얘기했는데, 그들에게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볼 수 없는 다음 일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다.

  그림이 재미있다. 왼쪽과 오른쪽의 그림이 다르다. 왼쪽은 단색화이고 오른쪽은 채색화이다. 그래서 더 생동감 있어 보이고 재미있다. 그리고 많은 새들이 등장하고, 숲속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그려졌다. 요정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 이야기를 보다 보니 열대과일을 처음을 대하는 어르신들의 반응이 생각난다. 뿐만 아니라 개화기 초 서구 문물을 무섭고 신기한 괴물 대하듯이 했던 우리 조상들이 떠오른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갖게 마련이다. 이래서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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