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알 비룡소의 그림동화 94
엘사 베스코브 글 그림, 김상열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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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 그려진 커다란 주황빛 알이 오렌지처럼 보이는데, 제목에서 알이라고 하니 무슨 알일까 더 궁금해진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모르면 엉뚱한 상상을 하게 마련이다.

  숲 속의 텅 빈 나무속에 살고 있던 꼬마 요정도 풀밭에서 발견한, 처음 본 커다란 공 때문에 여러 가지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된다.

 그 공이 어디서 왔는지, 또 무엇인지 궁금해서 꼬마 요정은 숲 속 친구들에게 물어보러 간다. 개구리가 해가 낳은 알이라고 하자, 그 말을 믿고 알 속에 불덩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알을 물가로 보내려고 한다.

  그런데 도마뱀이 알을 만져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더니 하나도 뜨겁지 않다면서 그것은 축구공이라 한다. 그때 다람쥐가 나타나 알껍데기 한 조각을 물어뜯어서 나무 위로 도망간다. 그러자 푸른머리되새가 그것은 축구공이 아니라 오렌지라는 과일이라고 알려준다.

  그때 뚱보 까마귀가 나타나 오렌지를 낚아채 가서는 한입에 꿀꺽 삼키다 목에 걸려서 평생 까옥까옥 소리도 내지 못하는 벙어리로 지내게 된다. 욕심을 부리다 벌을 받았다.

   한편, 오렌지를 빼앗긴 꼬마요정이 울자 개똥지빠귀가 과일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열리는 해의 나라에 데려가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꼬마 요정은 오렌지가 많이 열리는 나라에 가서 오렌지를 실컷 먹게 된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은 여름에 숲에 산딸기를 따러 왔던 남자 애가 오렌지 하나를 떨어뜨려 놓고 갔기 때문이다. 산이나 들에 놀러 갔다가 과자 한두 개 떨어뜨리면 아이에게 개미 먹게 농아 두자고 얘기했는데, 그들에게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는 볼 수 없는 다음 일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다.

  그림이 재미있다. 왼쪽과 오른쪽의 그림이 다르다. 왼쪽은 단색화이고 오른쪽은 채색화이다. 그래서 더 생동감 있어 보이고 재미있다. 그리고 많은 새들이 등장하고, 숲속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그려졌다. 요정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 이야기를 보다 보니 열대과일을 처음을 대하는 어르신들의 반응이 생각난다. 뿐만 아니라 개화기 초 서구 문물을 무섭고 신기한 괴물 대하듯이 했던 우리 조상들이 떠오른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갖게 마련이다. 이래서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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