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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코
프란초벨 지음, 한영란 옮김 / 꼬마이실 / 2006년 1월
평점 :
재미있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겠다. 전에 아이에게 ‘코가 사라졌어요’라고 기억되는 제목의 책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재미있다면서 몇 번이고 혼자서 읽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은 치아도 고르고 머리숱도 많고 몸매도 호리호리하고 눈도 좋으며 밥도 잘 먹는, 그래서 흠잡을 데라곤 없는 아이의 이야기다. 아이는 코를 제외한 자신의 모든 모습을 좋아한다. 아이가 자기 코를 싫어하는 이유는 코가 크기 때문이다. 남들은 부러워하겠건만....
주위 사람들이 아무리 아이의 장점을 예로 들면서 칭찬을 해도 아이 눈에는 너무 커서 밉게 보이는 자기 코만 보인다. 아이가 하도 코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자, 자는 동안에 정말 코가 없어진다. 이후 이 코는 나름대로 온갖 모험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아이 얼굴로 되돌아온다.
이렇게 이 이야기는 다소 황당무계한 설정이지만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처럼 외모지상주의가 돼 버린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왜 사람들은 자기의 잘난 점보다는 못난 점에 집착할까?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조금씩은 부족한 게 있게 마련이다. 그래야 공평하지...그리고 다소 허술함이 있고 실수가 있어야 사는 것이 재미있지, 모두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다면 그게 어찌 사람인가? 기계나 로봇이 아닐까...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의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는 책을 보니 서양 사람들 눈에 동양인들은 모두 비슷하게 보인다고 한다. 물론 처음 외국인들을 보는 우리 눈에도 그들이 비슷비슷하게 보이기는 마찬가지지만. 하지만 요즘 은 성형수술 때문에 더욱 더 비슷한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자기다운 모습을 간직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교육에서도 아이가 잘 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게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에는 내신 때문에 무엇이든 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모두가 팔방미인이 되겠는가? 굳이 고치기 어려운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지 말고 장점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게 함이 시간도 적게 들고 효과도 높을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교육에서도 장점을 부각시키는 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회에 나도 나의 장단점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아이의 장점만을 보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