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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 떠나는 여행 ㅣ 눈높이 그림상자 15
울릭케 카웁 지음, 다니엘레 빈터하구르 그림, 유혜자 옮김 / 대교출판 / 2005년 6월
평점 :
아이들에게 밤은 신비로운 시간일 것이다. 일찍 자니 그들이 자고 있는 동안에 이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니 몹시도 궁금할 것이다. 한번쯤 밤을 꼴딱 샌다면 밤의 신비감도 사라질 텐데 말이다. 하긴 그렇다고 해서 밤에 대해 다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마치 우리가 어쩌다 한 번 아주 이른 새벽에 밖에 나왔을 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일을 시작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을 때처럼 아이들도 밤에도 많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본다면 무척 놀라워할 것이다.
그래서 그림책에서는 밤에 대한 것은 여행으로 표현한 것이 많다. 여행은 미지의 세계로운 즐거운 모험이다. 이 책 역시도 그런 느낌을 준다. 물론 여행의 시작은 자기 집에 놀러왔던 친구가 두고 간 토끼 인형을 갖다 주러 밤에 밖에 나왔다가 아기올빼미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는 이 올빼미를 타고 친구 집까지 날아가는 동안 밤에도 여러 동물들이 잠을 자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슴도치, 생쥐, 박쥐, 개구리, 개똥벌레, 너구리, 그리고 자기 타고 있는 올빼미와 친구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까지. 이 동물들을 만나는 신비하고 즐거운 여행을 거쳐 아이는 토끼 인형을 주인에게 돌려준다.
이 이야기를 보니 밤에 활동하는 동물들이 의외로 많다. 사람은 주관적이며 자기 경험의 테두리 안에서 살기 때문에 이렇게 자기와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이나 생물에 대한 책을 보는 것이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아이들은 어둠을 무척 무서워하는데 이런 책을 본다면 덜 무서워할 것이다. 또 낮은 활동 시간, 밤은 휴식의 시간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을 위해 밤에 수고하는 고마운 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