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새시대 큰인물 26
최건호 지음, 최은경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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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위인전 코너를 보다가 고른 책이다. 예전에 음모론에 관한 책을 읽을 때,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으로 선출되기 바로 전의 교황인 요한 바오로 1세가 취임 후 33일만에 선종했는데, 이에는 모종의 음모가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사건의 진위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어쨌든 그 글 때문에 교황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과 1989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고, 세계 평화를 위해 세게 곳곳을 누빈 교황이라 뉴스에도 많이 등장했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더욱 친숙했던 교황이다. 그에 비하면 현재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간신히 이름만 알고 있는 정도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교황이 다스리는 바티칸 시국에 가서 교황이 직접 주는 성체도 받고 싶고 그가 집전하는 미사에도 참여하고 싶어졌다. 바티칸시국의 시민이 되어 살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세상에는 신나는 일이 무척 많을 것 같다.

각설하고, 교황 요한 베드로 2세는 폴란드 바도비체 출신이고 본명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와이다. 그는 1978년에 264대 교황으로 선출돼 2005년 4월 2일 선종하기까지 교황으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그는 초대 교황이었던 성 베드로 이후 슬라브 민족 출신으로는 첫 번째 교황이었고, 1522년에 독일 출신의 하드리아노 6세가 교황이 된 뒤로 455년 만에 탄생한 이탈리아 지역 이외 출신의 교황이었다.

그는 일찍 어머니와 형을 여의고, 아버지마저 그가 23살 때 돌아가시자 성직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신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폴란드에서 신부로 활동하면서 개방적인 선교 활동에 주력한다.

그는 교황이 되어서도 다른 종교를 인정하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주었으며,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쓴다. 그는 무슬림들에게 강연을 하고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유대교 회당을 방문하기도 한다. 또한 1981년에는 터키 무장 괴한에게 피격되기도 했으나 오히려 그의 석방을 위해 애쓰는 성자다운 면모를 보여 주었다.

또한 그는 26년의 재위기간 동안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병들고 소외된 자들을 찾아다녔다. 게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지동설 주장으로 종교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갈릴레이의 무죄를 인정했고 교회와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십자군 전쟁과 종교 재판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 지역의 성지 순례에 힘을 쏟기도 했으며, 조국인 폴란드의 민주화를 위해 힘쓴 바웬사에게 힘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화해와 통일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이 책을 보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런데 그 위치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진다. 그 자리에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자리를 충분히 활용해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사람이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후자였다. 그는 천주교라는 한 종파의 수장이지만, 종파를 초월한 세계 최고의 종교 지도자로서 종교인의 역할을 세계에 널리 알린 분이었다.

아무쪼록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어서 빨리 세계에 평화가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랑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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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수사대 T.I.4 1 - 사건명 #001 미스터리 정원 타이거 수사대 시즌 1
토마스 브레치나 지음, 나오미 페아른 그림, 이동준 외 옮김 / 조선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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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일간신문인 ‘소년 조선일보’에서 광고를 자주 본 책이라 몹시 궁금했던 터이다. 그런데 생각만큼은 재미있지 않았다. 가끔 책 페이지에 나오는 미니컴에 탐정키트로 제공되는 디코더를 대면 사건의 고비마다 제시된 물음의 답을 볼 수 있는 재미는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이 책을 썩 재미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주인공은 명탐정 에이미, 천재과학자 폴, 슈퍼맨 로크라 불리는 세 아이가 해결한다. 이 셋은 학교 친구들이자 타이거 수사대의 요원이며 비밀스런 사건을 푸는 전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타이거 수사대의 제4의 요원, 즉 마지막 요원은 바로 이 책을 읽는 ‘독자’라는 것. 그래서 책 안에는 요원 T.I.4의 프로필을 독자가 직접 적는 페이지가 있다.

이들이 풀 첫 번째 사건은 사무엘 볼러 선장이 남긴 지도를 보고 그곳이 어딘지 찾아내는 것. 다들 그 지도를 보고 보물섬을 연상하지만, 보물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이었다.

기대했던 대로 이들이 사건을 풀어가는 것을 방해하는 악당들이 등장해, 서로의 기지를 모아 잘 헤쳐 나간다. 전체적인 내용은 다른 탐정 소설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책은 탐정 소설로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부연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책 뒤에는 'T.I.4 따라잡기'라고 해서 요원 소질이 있는지 테스트 하는 코너도 있고, 폴이 알려주는 탐정에게 필요한 장비 소개, 에이미 요원이 알려주는 비밀 글씨를 찾는 법과 나침반 대신 방향 손목시대로 방향 찾는 법을 알려준다., 또한 슈퍼맨 루크는 실전 추리 문제를 제시해서 독자의 추리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다만, 이 책의 내용은 초등생이 보기에 적당한데, 등장인물들이 성숙한 아이들이어서 상상과 그림이 매치가 되지 않는 불편함이 다소 있긴 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탐정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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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보림문학선 7
레이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매스 스태에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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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이라는 제목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 이야기가 나오는 판타지 소설이라 짐작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심오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집단 광기로 어머니를 잃은 소년의 입을 빌려 다수의 폭력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는 라이프 에스퍼 애너슨인데, 그는 30대에 교단을 떠난 뒤 외딴 시골에서 투병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다가 서른아홉 살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다.

그는 1973년에 출간된 이 책으로 덴마크 교사 연맹 청소년문학상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명예상을 받았다. 또한 그는 1975년에는 세상의 증오와 차별에 맞서는 유고슬라비아 이민 소년의 가혹한 성장기를 그린 <이방인>으로 덴마크 문화부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과거 유럽 땅을 휩쓸었던 마녀 사냥의 참상을 어머니를 잃은 소년의 눈과 입을 빌려 보여준다. 힘없는 약자는 집단의 광기와 폭력 앞에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무서운 이야기이다. 집단의 무지와 편견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의 주인공 에스벤은 어머니와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픈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치료했던 여자 아이가 잘못되는 일이 생기고, 그 집을 방문한 뒤로 공교롭게도 그 집 암소가 죽는 사건이 생긴다. 이에 그 집 사람들은 에스벤의 어머니를 ‘마녀’ 또는 ‘악마를 숭배하는 자’라고 하면서 화형에 처한다.

이 끔찍한 일을 겪은 에스벤은 무조건 도망쳤고, 역시 그의 엄마처럼 다른 사람을 치료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한스 아저씨를 만난다. 하지만 그와의 만남도 결국 엄마와의 이별과 같은 일로 끝이 난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준 에스벤에게 한스는 이렇게 말한다. “병든 사람을 고쳐 줄 때마다 난 나 자신의 화형대에 장작 한 개비를 더 올려놓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내게 와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 모두 그 장작더미에 불을 붙일 사람이 될 수 있지. 하지만 그렇다고 어떤 사람이 괴로워하거나 죽어 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할까?”

어떻게 평범한 사람이 이런 마음을 갖고 살 수 있을까? 사명감, 소명의식...자신의 죽음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다른 이들의 아픔을 내치지 않는다. 집단 이기주의로 다른 사람을 마녀나 마법사로 몰아서 쉽게 죽이는 그 암울한 시대에도 이런 깨어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인류의 역사에서 마녀 사냥 같은 우둔하고 몰지각한 행동이 자행됐던 오점이 있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중의 힘, 다수의 힘, 이제는 수의 논리가 적용되는 시대는 다소 지났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모두라는 이름으로 다른 이들의 참모습을 잘못 보는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 책을 거울삼아 반성해야겠다. 왕따 문제도 이 차원에 비춰 봐도 좋을 듯하다.

한스가 에스벤에게 던진 질문이다. “만약 네가 선택할 있었더라면 말이다. 너는 어디에 있는 어머니를 보는 것이 나았겠느냐? 다른 사람들에게 에워싸여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어머니냐, 아니면 그 바깥, 괴롭히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 끼어 있는 어머니냐?”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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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 시속 370㎞ - 제9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72
이송현 지음 / 사계절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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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감동과 재미를 보증하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니 표지가 달라 보인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비슷한 종류의 청소년 소설들과 별반 다를 게 없겠지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표지 속의 헬멧을 쓴 아이의 모습이 꼭 매를 연상시킨다. 제목속의 시속 370km는 매가 급강하할 때 내는 속도이고, 이 아이는 하강하는 게 아니라 상승하는 것이라지만 같은 느낌이 든다. 대충 쾌속질주, 무한질주 등 텔레비전 자동차 광고 속의 문구가 떠오르게 한다.

주인공 송동준의 아빠는 매사냥 무형문화재이다. 무형문화재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돈도 되지 않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보낸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책에서도 기술 전수비를 매달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생활은커녕 기능 전수자를 후계자로 들이기에도 턱 없는 비용이다.

직장생활을 잘 하던 남편이 뜬끔없이 매사냥을 하겠다고 하며 직장을 때려지고 또 매를 키우기 위해 재산을 팔아가자 생계를 위해 동준이의 엄마가 집을 떠나 일을 하러 나간다.

오토바이를 갖는 게 소원이었던 동준은 매를 키우는 응방에서 아버지의 후계자로 일하던 응식이 삼촌이 군 입대를 계기로 매사냥을 그만두겠다고 하자,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응식이 삼촌 대신에 월급을 받고 응방에서 일하기로 한다.

이 일을 계기로 동준은 보로라는 송골매를 길들이는 일을 하게 되고, 매사냥에 빠져 가족을 돌보지 않고 있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동준이의 아버지는 동준에게는 좋은 아빠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자기 소신껏 생활하는 멋진 아빠였다.

핵심적인 주제는 가족 간의 이해를 담고 있지만. 동준이 아빠의 직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인 매사냥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전에 대교출판에서 나온 <하늘매 붕>이라는 동화에도 매 사냥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그것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인 매 사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 매사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은 동준이의 친구 똠양꿍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느낄 수 있다. 책에서 말했듯이 다문화가정이라는 말 자체가 이들을 구분하고 차별화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렇듯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있다. 그것들이 잘 섞이고 고루 양념이 배어서 아주 맛깔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삶, 얼마나 멋진가? 비록 없이 살아도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보람을 느끼면서 산다면 행복할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이런 행복을 용납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똑같이 살지 않으면 달라 보이고 못나 보이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한다. 다양성이 용납되는 다채로운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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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그림자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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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소설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작품이다. 내가 스페인 문학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우연이다. 도서 소개 책자에서 이 책에 대한 글을 보았는데, ‘책 한 권 때문에 빚어지는 사건’을 담고 있다는 설명글이었다. 여기에 반해 이 책을 보았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1900년대 초반의 어수선했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가 배경이다. 다니엘이라는 소년이 서점을 하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 ‘잊혀진 책들의 묘지’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에 가서 훌리안 카락스라는 작가의 ‘바람의 그림자’라는 책 한 권을 꺼내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책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게 된 다니엘은 작가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조사를 해 보니 이 작가의 책은 거의 불태워 없어져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더욱 이 작가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된 다니엘은 훌리안 카락스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다니엘은 훌리안 카락스의 삶과 책에는 많은 사람들이 연관돼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훌리안 카락스와 그가 사랑했던 페넬로페 때문에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푸메로의 집요한 복수가 있음도 알게 된다. 그런데 맨 마지막에 더욱 더 충격을 안겨주는 반전이 기다린다.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인생이 있을까?

우리가 ‘막장 드라마’라고 비판하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같은 내용들이 들어 있다.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인 인생들 말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곰탕 같은 은근한 재미가 있다. 갑자기 어떤 사건들이 툭툭 하고 터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건들이 은근히 연달아서 일어나면서 작은 충격들을 던진다.

이 책은 두 권으로 되어 있다. 기구한 운명들의 이야기다. 우리가 실생활에서는 볼 수도 없고 생각해 보지도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이며 행복을 지키면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가도 느끼게 해 준다. 또한 어려운 시절을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의 아픔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책의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도서관에는 아주 많은 책들이 꽂혀 있다. 저마다 누군가의 손길과 공감을 기다리면서...요즘 스마트폰에 빠져서 책에는 더욱 관심이 없어진 청소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책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책과 작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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