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 시속 370㎞ - 제9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72
이송현 지음 / 사계절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마디로 감동과 재미를 보증하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니 표지가 달라 보인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비슷한 종류의 청소년 소설들과 별반 다를 게 없겠지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표지 속의 헬멧을 쓴 아이의 모습이 꼭 매를 연상시킨다. 제목속의 시속 370km는 매가 급강하할 때 내는 속도이고, 이 아이는 하강하는 게 아니라 상승하는 것이라지만 같은 느낌이 든다. 대충 쾌속질주, 무한질주 등 텔레비전 자동차 광고 속의 문구가 떠오르게 한다.

주인공 송동준의 아빠는 매사냥 무형문화재이다. 무형문화재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을 지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돈도 되지 않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보낸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책에서도 기술 전수비를 매달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생활은커녕 기능 전수자를 후계자로 들이기에도 턱 없는 비용이다.

직장생활을 잘 하던 남편이 뜬끔없이 매사냥을 하겠다고 하며 직장을 때려지고 또 매를 키우기 위해 재산을 팔아가자 생계를 위해 동준이의 엄마가 집을 떠나 일을 하러 나간다.

오토바이를 갖는 게 소원이었던 동준은 매를 키우는 응방에서 아버지의 후계자로 일하던 응식이 삼촌이 군 입대를 계기로 매사냥을 그만두겠다고 하자,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응식이 삼촌 대신에 월급을 받고 응방에서 일하기로 한다.

이 일을 계기로 동준은 보로라는 송골매를 길들이는 일을 하게 되고, 매사냥에 빠져 가족을 돌보지 않고 있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동준이의 아버지는 동준에게는 좋은 아빠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자기 소신껏 생활하는 멋진 아빠였다.

핵심적인 주제는 가족 간의 이해를 담고 있지만. 동준이 아빠의 직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통인 매사냥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전에 대교출판에서 나온 <하늘매 붕>이라는 동화에도 매 사냥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그것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인 매 사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 매사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은 동준이의 친구 똠양꿍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느낄 수 있다. 책에서 말했듯이 다문화가정이라는 말 자체가 이들을 구분하고 차별화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렇듯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있다. 그것들이 잘 섞이고 고루 양념이 배어서 아주 맛깔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삶, 얼마나 멋진가? 비록 없이 살아도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보람을 느끼면서 산다면 행복할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이런 행복을 용납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똑같이 살지 않으면 달라 보이고 못나 보이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한다. 다양성이 용납되는 다채로운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