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스터 지구인 국민서관 그림동화 87
디디에 레비 글, 마티유 루셀 그림, 이효숙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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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이 재미있는 이야기다. 지구인이 다른 행성에 가서 살게 되면서 그곳에서 왕따를 당하지만 고향에서 가져온 배 덕분에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치 요즘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문제가 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도 될 수 있고 학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를 다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배경만을 지구에서 다른 행성으로 바꿨을 뿐이다. 즉 우회적으로 보는 이들로부터 반감없이 이런 문제들을 깨닫게 하기 위함인 것 같다.

폴은 지구인이다. 폴의 가족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행성에 오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폴은 늘 이상한 짐승으로 취급되고 멍청이란 놀림을 당한다. 그러나 다행이도 조-안이라는 아이를 사귀게 되고 그 아이를 통해 지구에 다녀올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지구의 고향마을에서 가져간 배씨를 심어 배를 키워서 축제 때 친구들에게 가져다 준다. 이 배를 먹어본 뒤 친구들은 폴에게 친절하게 대한다.

역시 한 사람의 힘이다. 주위에 한 사람만이라도 자신을 믿어주고 이해해 준다면 누구나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최소한 가족만이라도 식구를 믿어주고 힘을 준다고 누구든 행복하고 용기내서 세상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도 다문화가정이 많은데 다문화가 정이 아이들도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느낌일 것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해야겠다.

다만 이 책은 그림이 무섭게 보이는 게 흠이다. 아이들이 많이 갖고 노는 로봇 조립 장난감으로 부품을 조립해 인간이나 외계인을 조립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팔 다리, 손, 머리 모두 분해돼 있어서 기괴한 느낌이다. 신비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나름대로 주제의식도 분명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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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 문지아이들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김서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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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라는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자아낸다. 기대했던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작가는 미국 출신의 크리스 반 알스버그이다. 그는 ‘주만지’와 ‘폴라 익스프레스’ 같은 익숙한 이름의 영화의 원작자이기도 하고, 이 작품은 공포소설의 대가인 스티븐 킹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작가에 대한 책 속 설명을 보니 ‘그의 그림책들은 환상으로 가득 차 있고 가끔은 잔인한 아이러니가 담겨 있는데, 이는 달콤하고 편안한 아이들 세상 대신 인간 본성의 어두운 내면을 탐험하는 탓이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어둡고 섬뜩하지만 매혹적인 알스버그의 환상 세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보는 다른 눈을 일깨워준다’라고 설명이 덧붙여 있었다.

이런 작가 소개글 외에도 서문으로 실려 있는 작품의 시작을 읽어보면 작품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은 더해진다.

서문을 대충 요약하면, 한 출판 관계자의 집에 해리스 버딕이라는 남자가 삽화 여러 장을 갖고 찾아와서는 각 그림과 연결되는 열네 편의 이야기를 써놓았는데, 책으로 출판 가능한지 물어본다. 그 그림에 매혹당한 그 출판 관계자는 원고를 갖고 오라고 하고, 해리스 버딕은 다음날 오겠다고 가서는 오지 않는다. 그런데 해리스 버딕의 각 그림에는 제목과 글이 한두 줄 적혀 있어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었단다.

우리는 이 그림들을 보고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 각 그림마다 제목과 글이 한 줄밖에 없어서 더욱 상상하기가 어렵다. 아무런 힌트가 없다면 되지도 않을 이런저런 상상을 하겠지만 제목과 글에 구애받다 보니 상상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야 하는 어려움이 없다. 그래서 더욱 더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나름대로 상상을 해보면, 해리스 해딕이 쓰려 했던 이야기는 아치 스미스의 장편 모험 판타지 소설이었을 것 같다. 아치 스미스가 다른 세상에 가서 신비로운 모험을 했을 것 같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하프, 린든 씨의 도서관 일곱 개의 의자. 3층 침실이 보이는 그림을 보여서 하나로 고리로 이어가기에는 힘이 드나 그래서 더욱 고리 사이를 메우기 위해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흑백톤의 사실적인 그림이 다소 괴기스런 느낌을 주긴 하지만.

상상도 훈련인데, 이런 책을 이용하면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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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9 - 홍어를 찾아서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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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만화에 식객도 포함된다. 그 내용만 봐서는 아이들이 전혀 혹할 것 같지 않은데 만화여서인지 아이들은 식객을 자주 찾는다.

식객은 27권으로 구성된, 긴 시리즈의 만화이다. 진수와 성찬이라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스토리가 이어지는 모양이지만, 난 첫 권부터 읽어 보지 않아서 만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어느 권부터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권마다 중점적으로 다루는 식재료가 있으므로...

내가 읽은 이 9권에는 ‘홍어를 찾아서’라는 부제가 있다. 그 외에도 참새구이, 미역국, 한과, 갓김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홍어 하면 삼합과 똑 쏘는 냄새를 연상하게 된다. 삼합은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함께 먹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홍어의 주산지인 흑산도에서는 홍어를 삭힌 채로 먹는 게 아니라 날로 먹는단다. 신기하다. 홍어의 코를 뻥 뚫리게 할 정도의 강력한 냄새의 이유를 알려준다.

명절 때마다 맛있게 먹는 한과에 대해서는 들려준다. 한과는 전남 담양의 창평이 유명하단다. 한과는 고려 때부터 만들어졌고, <고려사>에 과자(菓子)라고 표기된 것을 보면 당시에는 그냥 과자라고 부른 것 같다. ‘한과’라는 명칭은 서양 과자와 구분하기 위해 요즘 붙인 이름이다. 그런데 한과에는 곡물, 꿀, 기름 등이 많이 사용돼서 민생고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고려 숙종, 명종, 공민왕 때는 한과를 만들지 못하게 했던 적도 있단다.

이렇듯 이 책에는 저자가 책에서 찾은 내용 뿐아니라 직접 생산지에 다녀오고 전문 식당을 탐방해서 얻은 생생한 정보들이 실려 있다. 책에 실린 취재일기를 보면 허영만 만화가가 이 작품을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각 재료의 특성과 음식의 유래, 조리법, 전문식당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서 웬만한 요리책에 버금간다.

요즘 음식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이나 기사들이 넘쳐난다. 그만큼 이제는 먹을 것에 많은 신경을 써야 될 때가 된 것이다. 먹을 것이 귀했던 예전에는 아무것이나 먹었겠지만, 지금은 반대로 먹을 것은 풍부해졌지만 환경오염이나 유전자 조작 식품 등으로 음식의 위험성이 커진 만큼 좋은 음식을 찾아먹는 것이 건강관리를 위해 중요해졌다.

음식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것이 신토불이와 제철음식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우리 땅에서 나는 음식과 생산시기, 생산처 등에 대한 정보가 나오니까...아무튼 만화도 보고 음식 정보 및 조리법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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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라이스 잼잼 -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 오무라이스 잼잼 1
조경규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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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서 주제를 참 잘 잡았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런 책은 만화로 만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부제는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의 유래, 재료의 특성, 주로 먹는 지역, 만드는 법 등 음식 이야기를 통해 동식물, 세계의 풍습, 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재미있게 제공한다. 눈으로 보는 식도락도 즐기면서 상식을 키우기에도 좋을 것 같다.

작가는 두 아이의 아빠로서, 따로 작업실을 두지 않고 집 한 켠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만화를 그린다고 한다. 무척 자상한 아빠일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작품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그는 중국에 살면서 다양한 음식을 맛봤다고 한다. 우스개지만 중국에서는 네 발 달린 것으로는 탁자 다리만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에는 진기한 음식들이 많다는데, 이 책에서 작가는 불도장과 소롱포에 대해 들려준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거창한 음식 이야기가 주류가 아니다. 부제에서처럼 돈가스나 햄버거, 소시지, 계란프라이 등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지만 그 정보량은 막강하다. 전국민의 소화제였던 활명수 용기의 변천사를 다룬 쪽만 봐도 그렇다. 활명수를 담던 병의 변화를 아주 많은 사진으로 보여준다. 그것이 우리들에게 무슨 큰 정보가 되겠느냐만 어쨌든 작가가 관련 정보를 수록하기 위해 정성을 드렸음을 느낄 수 있다.

깡통에 들은 햄의 대명사는 스팸이다.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양념된 햄(SPiced hAM)의 약자란다. 버터 대용으로 많이 먹는 마가린이라는 이름은 색이 하얗고 광택이 난다고 해서 그리스어의 진주라는 뜻의 ‘마라가론’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렇게 이 책에는 흥미롭고 상식으로 알아둬도 좋을 내용들이 들어 있다. 책의 전체 분량만 해도 400쪽이다. 그런 만큼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쏠쏠하다는 뜻. 2권도 있는데 꼭 읽어봐야겠다.

요즘 만화에 대한 고정관념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만화는 아이들의 전유물이고, 수준이 떨어지는 책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만화에도 이처럼 유익하며 지식이 많은 것도 있고,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니, 앞으로 좋은 만화는 찾아서 봐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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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 이승편 상.하 세트 - 전2권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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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민아와 이준기가 주연하고 있는 드라마 ‘아랑사또전’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경남 밀양에서 전해 내려오는 아랑의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랑 전설은 경상남도 밀양의 영남루에 얽힌 전설이다. 아랑은 본명이 윤동옥으로서 밀양부사의 딸이었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에게서 자란 미모의 처녀로, 음흉한 유모와 통인(지방 관아의 심부름꾼) 주기의 흉계로 죽임을 당하고 버려진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밀양부사는 통인의 말만 듣고 아랑이 외간남자와 정을 통해 달아난 것으로 알고 사직한다. 이후 밀양에서는 신임 부사마다 부임 첫날밤에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되어 모두 그 자리를 꺼리게 되었다. 이후 ‘이상사’라는 담이 큰 사람이 밀양부사를 자원해 와서, 아랑의 원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이다.

아랑처럼 원혼으로나마 이승에 나타나 원한을 풀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억울한 죽음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신과 함께 ‘이승편’을 보면서 아랑의 전설이 떠올랐다. ‘신과함께’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의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아직 신화편은 못 봤다.

이승편에는 성주신, 조왕신, 측신, 철융신 등 우리나라 민간신앙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택신들이 주인공이다. 재개발로 철거가 확정된 곳에 동현이라는 여덟 살 소년이 할아버지와 어렵게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파지를 주워서 손자를 키우는데, 그 할아버지의 명이 다해 저승삼차사들이 할아버지를 데리러 온다.

동현이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집의 가택신들이 동현이가 좀 더 클 때까지 할아버지의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저승차사들과 싸운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너무나 마음이 아픈 이야기들이다. 조손가정인 동현이네도 그렇고, 오락실을 운영하면서 홀로 살던 장학봉 할아버지의 죽음은 요즘의 독서노인들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또한 재개발로 인한 무자비한 철거 문제도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이렇게 오늘날 우리가 겪는 마음 아픈 문제들과 우리나라 전통의 가택신 신앙을 잘 버무린 만화이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이제는 많은 집들이 아파트로 바뀌어 만약에 가택신들이 있더라도, 거주할 곳이 없어진 셈이다. 하지만 신은 어차피 관념의 문제가 아닌가? 있다고 믿고서 공경한다면 그 믿음대로 복이 될 것이다. 가택신 신앙은 아마도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정성껏 돌보기 위해 만든 믿음에서 생긴 것 같다. 그리고 내 집에 내 집안을 지켜주고 있는 신들이 있다고 여긴다면 얼마나 든든하겠는가? 앞으로 내 집에도 가택신이 있다는 믿음으로 힘내서 살아야겠다.

아무튼 이 책에서처럼 가택신들이 존재해서, 그들의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들에게 힘을 빌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 참! 이 책 2권 끝에서는 대반전이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만화 보면서 울어 보기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꼭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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