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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라이스 잼잼 -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 ㅣ 오무라이스 잼잼 1
조경규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로서 주제를 참 잘 잡았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런 책은 만화로 만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부제는 ‘경이로운 일상음식 이야기’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의 유래, 재료의 특성, 주로 먹는 지역, 만드는 법 등 음식 이야기를 통해 동식물, 세계의 풍습, 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재미있게 제공한다. 눈으로 보는 식도락도 즐기면서 상식을 키우기에도 좋을 것 같다.
작가는 두 아이의 아빠로서, 따로 작업실을 두지 않고 집 한 켠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만화를 그린다고 한다. 무척 자상한 아빠일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작품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그는 중국에 살면서 다양한 음식을 맛봤다고 한다. 우스개지만 중국에서는 네 발 달린 것으로는 탁자 다리만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에는 진기한 음식들이 많다는데, 이 책에서 작가는 불도장과 소롱포에 대해 들려준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거창한 음식 이야기가 주류가 아니다. 부제에서처럼 돈가스나 햄버거, 소시지, 계란프라이 등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지만 그 정보량은 막강하다. 전국민의 소화제였던 활명수 용기의 변천사를 다룬 쪽만 봐도 그렇다. 활명수를 담던 병의 변화를 아주 많은 사진으로 보여준다. 그것이 우리들에게 무슨 큰 정보가 되겠느냐만 어쨌든 작가가 관련 정보를 수록하기 위해 정성을 드렸음을 느낄 수 있다.
깡통에 들은 햄의 대명사는 스팸이다.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양념된 햄(SPiced hAM)의 약자란다. 버터 대용으로 많이 먹는 마가린이라는 이름은 색이 하얗고 광택이 난다고 해서 그리스어의 진주라는 뜻의 ‘마라가론’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렇게 이 책에는 흥미롭고 상식으로 알아둬도 좋을 내용들이 들어 있다. 책의 전체 분량만 해도 400쪽이다. 그런 만큼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쏠쏠하다는 뜻. 2권도 있는데 꼭 읽어봐야겠다.
요즘 만화에 대한 고정관념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만화는 아이들의 전유물이고, 수준이 떨어지는 책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만화에도 이처럼 유익하며 지식이 많은 것도 있고,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니, 앞으로 좋은 만화는 찾아서 봐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