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이승편 상.하 세트 - 전2권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신민아와 이준기가 주연하고 있는 드라마 ‘아랑사또전’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경남 밀양에서 전해 내려오는 아랑의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랑 전설은 경상남도 밀양의 영남루에 얽힌 전설이다. 아랑은 본명이 윤동옥으로서 밀양부사의 딸이었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에게서 자란 미모의 처녀로, 음흉한 유모와 통인(지방 관아의 심부름꾼) 주기의 흉계로 죽임을 당하고 버려진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밀양부사는 통인의 말만 듣고 아랑이 외간남자와 정을 통해 달아난 것으로 알고 사직한다. 이후 밀양에서는 신임 부사마다 부임 첫날밤에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되어 모두 그 자리를 꺼리게 되었다. 이후 ‘이상사’라는 담이 큰 사람이 밀양부사를 자원해 와서, 아랑의 원한을 풀어준다는 내용이다.

아랑처럼 원혼으로나마 이승에 나타나 원한을 풀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억울한 죽음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신과 함께 ‘이승편’을 보면서 아랑의 전설이 떠올랐다. ‘신과함께’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의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아직 신화편은 못 봤다.

이승편에는 성주신, 조왕신, 측신, 철융신 등 우리나라 민간신앙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택신들이 주인공이다. 재개발로 철거가 확정된 곳에 동현이라는 여덟 살 소년이 할아버지와 어렵게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파지를 주워서 손자를 키우는데, 그 할아버지의 명이 다해 저승삼차사들이 할아버지를 데리러 온다.

동현이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집의 가택신들이 동현이가 좀 더 클 때까지 할아버지의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저승차사들과 싸운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너무나 마음이 아픈 이야기들이다. 조손가정인 동현이네도 그렇고, 오락실을 운영하면서 홀로 살던 장학봉 할아버지의 죽음은 요즘의 독서노인들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또한 재개발로 인한 무자비한 철거 문제도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이렇게 오늘날 우리가 겪는 마음 아픈 문제들과 우리나라 전통의 가택신 신앙을 잘 버무린 만화이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이제는 많은 집들이 아파트로 바뀌어 만약에 가택신들이 있더라도, 거주할 곳이 없어진 셈이다. 하지만 신은 어차피 관념의 문제가 아닌가? 있다고 믿고서 공경한다면 그 믿음대로 복이 될 것이다. 가택신 신앙은 아마도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정성껏 돌보기 위해 만든 믿음에서 생긴 것 같다. 그리고 내 집에 내 집안을 지켜주고 있는 신들이 있다고 여긴다면 얼마나 든든하겠는가? 앞으로 내 집에도 가택신이 있다는 믿음으로 힘내서 살아야겠다.

아무튼 이 책에서처럼 가택신들이 존재해서, 그들의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들에게 힘을 빌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 참! 이 책 2권 끝에서는 대반전이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만화 보면서 울어 보기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꼭 읽어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