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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나에겐 법정 스님 하면 서울 성북구 길상사에 있는 법정 스님의 진영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법정 스님의 영정과 생전의 유품이 전시된 곳인데, 법정 스님이 정말 맑고 깨끗하게 살다 가셨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5월이면 부처님 오신 날이 있어서 길상사도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법정 스님도 생각하게 되는데, 최근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장례지도사가 출연해 법정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잠깐 언급한 적도 있어서 더욱 법정 스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다 스님의 미공개 강연록이 책으로 출간됐다고 하니 몹시 기대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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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탐욕이 생길 때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책을 떠올리며 욕심을 자제하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잘 살다 가신 분의 귀한 말씀은 일반인들에게 오래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법정 스님이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떤 주제로 말씀하셨는지에 대한 글이 16편 실려 있다. 불자로서의 수행법, 불교 교단의 문제, 사람들의 욕심 문제, 올바른 참선법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불경을 인용하거나 유명한 선사 및 작가의 말도 인용하면서 재미있게 들려 주신다. 따라서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으며, 꼭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인간으로서 바르게 사는 태도에 대한 좋은 말씀을 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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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183~184쪽의 글이다. “진정한 삶은 순간마다 새롭습니다. 꽃을 보세요. 어제 핀 꽃이 다르고 오늘 핀 꽃이 다릅니다. 같은 것처럼 보여도 다릅니다. 그 빛깔과 그 향기와 그 모습이 다르다고요, 순간마다 새로운 이 삶이 종교적 신비에요. 이 신비가 우리를 본래의 나에게로, 본래의 자아에게로 인도합니다.” 여전히 본래의 나, 진정한 자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통해 매 순간을 새로운 마음으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앞으로 꽃을 보면 이 글이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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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이 너무 무서워지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악인에게 해를 당하는 것보다 존속 살인, 데이트 살인, 아동 학대 등 믿고 의지하며 사랑하던 그리고 서로 사랑해야 할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이 종종 있어 타인에 대한 신뢰를 급속도로 붕괴시키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사회에 대해 바른 말씀과 쓴소리를 해줄 큰 분이 없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그런 차에 법정 스님의 귀한 말씀집이 나와 반가웠다. 많이들 읽고 자신을 돌아봐 좋은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