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학의 눈 -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기술
잭 챌로너 지음, 변정현 옮김 / 초사흘달 / 2024년 3월
평점 :
<과학의 눈> 책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기술’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이 부제가 몹시 흥미로워서 이 책이 궁금했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작은 생물에 관한 내용이 있을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것들의 생김을 볼 수 있다니, 너무나 매혹적이지 않은가. 전에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만 찍은 사진집을 봤는데 굉장히 멋있었다. 내 눈으로는 그런 장관을 직접 볼 수 없는데 카메라가 대신 해주니 얼마나 좋은가.
현미경으로 관찰한 생쥐 배아의 발달 과정
그런데 <과학의 눈>에는 내가 기대했듯이 작은 것을 크게 보게 해주는 기술뿐 아니라 멀리 있는 것을 보게 해주는 망원경으로 찍은 모습, 가시 스펙트럼 밖의 세계, 파장과 입자를 설명하는 사진뿐 아니라 복잡한 수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그림이나 표로 보여주는 시각화 기술, 자연의 현상이나 실험을 컴퓨터나 과학기기를 활용해 미리 해보는 시뮬레이션 기술, 서로 영감을 주고받는 과학과 예술이라고 해서 과학적인 개념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 등 정말 많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기술에 대한 설명과 그런 기술을 활용해 촬영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시각화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런던의 콜레라 지도
현미경의 최초 발견자로 거론되는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이 관찰한 박테리아 그림과 정자 그림이 시작 페이지를 장식하는데 그가 현미경으로 처음 그것들을 관찰했을 때의 경이로움이 내가 이 책을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할 것 같다. 너무나 다양한 도구들이 우리의 눈만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과 단박에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을 보기 쉽게 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병원에서 볼 수 있는 CT, MRI,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를 잡아내는 초음파기기도 이런 기술에 속하며, 그 기기들이 촬영한 것을 더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색을 넣는 위색 이미지 촬영도 알게 됐다.
선사시대 풍경이나 동물을 보여주는 예술인 팔레오아트
나는 특히 수치를 시각화하는 기술과 선사 시대의 광경이나 동식물을 재현하는 예술인 팔레오아트가 흥미로웠다. 1830년대에 영국의 의사 존 소노가 런던 소호의 콜레라 발병 사례를 보여주는 점지도를 통해 콜레라의 원인이 된 펌프를 찾아낸 것을 통해 시각화 기술의 편리함과 중요성을 느꼈고, 선사 시대의 지구의 풍경과 공룡 등을 그린 것을 통해서는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내 삶의 반경이 굉장히 넓어진 느낌이고, 과학자들이 하는 것이 실험실에서 하는 실험에 전부가 아님도 깨닫게 되었다. 덕분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 책을 보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