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의 속사정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3
전건우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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졍명섭 작가의 탐정이 나오는 청소년 소설들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 데다 <빌런의 속사정>이라는 흥미로운 제목 때문에 보게 되었다. 전건우, 배명은, 정명섭, 박영순, 이렇게 네 작가의 글이 실려 있는데, 도대체 어떤 빌런들이 등장해 속풀이를 해놓았을지가 궁금했다.



전건우의 <이 세계에서 거인으로 다시 태어난 일에 대하여>는 잭과 콩나무에 등장하는 거인의 입장에서 사건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잭의 침입을 받은 피해자인 거인이 성주가 되어 인간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다.

배명은의 <가족의 재탄생>은 사람이 잘라 버린 손발톱을 먹고 사람으로 변신하게 된 쥐가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가정에서 차별받고 있던 연하를 도와준다는 이야기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사람으로 변신했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음을 들려준다.


   <가족의 재탄생>에서 캐릭터를 가져온 원작 소개



정명섭의 <꿈을 이루어주는 마녀>는 요즘 많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아이돌 가수가 되기 위해 연예기획사의 연습생 시절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마녀가 나쁘기만 한 것임을 말한다.

제목을 영화에서 차용한 박영순 작가의 <친절한 늘봄씨>는 우연하게 유튜버가 된 늘봄이가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영상을 조작하다 들통나 난관에 처하게 되지만 은혜를 잊지 않은 희봄이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서 희봄이와 늘봄이는 흥부와 놀부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


    요즘 사회 문제인 유튜브 조작 영상을 소재로 한 <친절한 늘봄씨>



이렇게 <빌런의 속사정>에 수록된 이야기 네 편은 우리가 익숙히 아는 고전 동화나 고전 소설에서 캐릭터를 가져다가 변용했기에 더 친숙하며 재미있다. 또한 각 이야기들이 다룬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조언은 편견이나 획일화된 시각을 답습하지 말고 새로운 관점을 가지려고 시도하라는 같다. 악당이 거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작가의 말대로 그에게 침입해서 그의 재산을 훔쳐 달아난 악당은 잭이었다. 그리고 사람으로 변신한 쥐에서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고 마녀라고 해서 무조건 사람을 잡아먹는 마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의 변용을 통해서는 시대가 변해도 선행은 선행을 낳는다는 깨닫게 해준다.

아무튼 어렸을 때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떠올리면서 좋은 교훈과 우리 사회를 돌아돌 수 있느니 기회를 가지게 하는 책이었다.

 

*카페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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