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꼭 읽어야 할 세계명작 28
피오나 워터스 지음, 조영지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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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표지도 예쁘고 본문도 예쁘게 편집되어 있으며, 크기도 작아서 휴대하기에 좋은 크기지만 총 페이지가 511쪽에 달할 정도로 아주 두꺼운 책이다. 마치 명작 사전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전부 28편의 명작들이 들어 있다. <소공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작은 아씨들>, <하이디>, <비밀의 화원>, <검은 말 뷰티>처럼 어린이 세계 명작하면 으레 떠올려지는 작품들은 물론이고, 청소년을 위한 명작 작품에서 빠지지 않고 소개되고 있는 <제인 에어>, <위대한 유산>, <허영의 시장>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인 <거울 속의 앨리스>도 수록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나로서는 처음 접하게 된 명작들이 아주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에디스 네즈빗의 <기찻길 옆 아이들>과 <모래 요정>, 캡틴 메리엇의 <뉴 포레스트의 아이들>, 찰스 킹즐리의 <물의 아이들>, 수잔 쿨리지의 <케이티 이야기>, 케이트 더글라스 위긴의 <플로스 강변의 물레방앗간>, 케네스 그레이엄의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등 그 이름도 처음 듣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 호기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에 수록된 28편의 명작들의 전문을 수록한 것은 아니다. 각 책의 대표적인 장면만을 소개해 놓았다. 그래서 더욱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주 흥미진진한 부분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나므로 앞뒤 이야기를 상당히 궁금하게 만든다. 게다가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케이티 이야기>, <북풍의 등에서> 등 처음 접하게 된 이야기들은 더욱 더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아마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인가 보다. 좋은 내용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우리에게는 덜 알려진 이야기들의 중요한 장면만을 소개함으로써 궁금증을 유발시켜 전체 작품을 읽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뜻하는 바인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소개된 명작들은 외국에서는 수세기 동안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고전 작품이라고 한다. 그 중에는 아이들이 굴뚝을 청소하거나 부모를 잃은 고아가 학교 기숙사 같은 데서 일을 하거나 부잣집 아이의 시녀를 일하는 것과 같이 당시의 시대상과 아이들에 대한 처우가 어떠했는지를 잘 표현한 작품도 있었고, 요즘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고 가정에서 화목하게 지내는 이야기도 들어 있었다. 또 판타지 동화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요즘처럼 그 당시에도 신비로운 상상을 가미한 이야기들도 많았다. 모래 요정이라든가, 북풍 이야기, 그리고 고전에서 많이 나오는 마녀나 거인 이야기들도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런 작품들이 꾸준히 사랑을 받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교훈을 주며 상상력을 키우게 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게 바로 명작의 힘이 아니겠는가? 요즘은 어려서부터 명작동화라고 해서 유아에게 알맞게 맞는 축소판을 읽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나 또한 동감이다. 아이가 초등 고학년 정도가 되어서 제대로 작품을 느낄 수 있을 때 읽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앞서 말했듯이 전편을 다 수록한 것이 아니라 부분만을 수록한 것이므로, 각 이야기의 시작 페이지에 저자와 이야기에 대한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해 놓았다. 이것만으로도 새로운 지식이 될 것 같고, 그 이름조차 처음 접하는 작품들이 많아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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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로 가는 역사탐구교실 8 - 전쟁사, 사회 탐구 총서
김성남 외 지음, 사회탐구총서 편찬위원회 엮음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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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륙이나 나라건, 과거사를 돌이켜 보면 전쟁이 없었던 시기가 없었다. 그 전쟁을 통해 많은 국민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괴로움을 겪었겠지만, 그것을 통해 많은 영웅과 장군들이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또한 그 전쟁을 통해 한 나라의 모습이과 세계 속에서의 위치가 확연히 달라지게 되었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없다고는 하지만, 전쟁이야말로 ‘만약’이라는 가정을 자주 떠오르게 하는 사건이다. ‘만약 그 전쟁이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현재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자주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전쟁사이다.

  그만큼 전쟁이 많았고 그것으로 인해 나라의 모습이, 영토의 크기가 많이 바뀌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나라에 처음 세워진 국가인 고조선 때에서부터 근래의 6.25전쟁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전쟁을 치렀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역사에 있었던 대규모의 전쟁에 대해 자세히 놓았다.

  고조선의 멸망을 초래한 왕검성 전투를 비롯해, 고구려의 수.당 전쟁, 신라와 당나라의 전쟁,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의 연합군이 당나라와 싸운 천문령 전투, 왕건의 고려군과 신검의 후백제군이 싸운 일리천 전투, 고려의 3차에 걸친 거란과의 항쟁, 몽골의 고려 침입, 고려 때 왜구와 치렀던 진포해전, 고려의 요동 정벌, 조선 전기의 쓰시마섬 정벌, 임진왜란, 병자호란, 병인양요/신미양요, 6.25전쟁까지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들 역사를 보면, 전쟁은 아주 크나큰 사건이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기존 세력을 누르고 새로운 세력이 득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한 국가가 무너지고 새로운 국가가 생겨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런 전쟁 때문에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확장했던 많은 땅들을 잃게 되는 크나큰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그런 전쟁을 이겨내기 위해 무기도 개발하고 새로운 성도 쌓고 신의 힘에 의지해 전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뤄진 문화적인 발전도 있었다.

  이 책은 각 전투의 배경과 과정, 결과를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책 옆에 주를 달아 관련 인물 및 관련 문화재를 상세히 소개해 놓았다. 또한 단원 중간 중간에 해당 시대의 세계사도 수록하고 있어 전반적인 시대적 흐름을 익히는 데도 도움을 준다. 게다가 책 뒤에는 <논술로 다시 읽는 전쟁사>라고 해서 역사 논술 페이지가 있어서 전쟁에 대해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보통 역사 공부를 처음 할 때에는 시대별로 위인에 대해 알려주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거나, 연대순으로 주요사건을 알려주는 통사적인 접근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웬만큼 역사지식이 쌓이면 전쟁사처럼 어느 한 주제를 정해서 공부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역사하면 왠지 시대순으로만 나열해야 할 것 같은데 이렇게 주제를 정해서 정리하면 나름대로 역사의 큰 흐름을 볼 줄 아는 눈도 생기고 비판의식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역사를 바라보는 폭도 널벙질 것 같으며 역사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 한 걸음 향상된 역사 공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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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경제수업 - 인생의 크기를 결정하는 36가지 부자습관
박성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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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들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 증폭과 그에 뒤따른 재테크 도서 출간 붐과 더불어 초등학생들에게도 경제 교육을 해야 한다는 흐름이 일어 초등생을 위한 경제 동화들이 대거 출시되었다. 주로 외국서적이 중심이었고 국내에서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한 경제 교육 소개 도서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책들 중 외국 서적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따라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실정에 초등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 경제교육은 용돈 교육으로 그 한계가 좁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들에게 경제동화는 별로 읽히지 않았다.

  이 책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전체적으로 책의 구성이 알차며 내용도 아주 충실하다. 중학생이야말로 정신적인 자립과 함께 나름대로 경제적인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 같다. 초등생 때에는 용돈의 규모도 작고 그 소비 생활도 엄마의 한계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따로이 경제 활동이랄 만한 게 없었다. 그러데 중학생이 되면 용돈의 액수도 조금 많아지고 자신의 물건들은 스스로 구매하게 된다. 아마 이제부터 실질적인 소비 주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중학생이 경제교육 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 1장에서 밝혀 둔 ‘우리 집 가족 경제에 참여하기’의 내용은 가정의 주체로서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인 것 같다. 가정의 주체로서 가정생활의 바탕이 되는 수입이 어떻게 마련되고 어떻게 지출되는지를 아는 것이 경제 교육의 첫발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적극 동감이다. 이것 외에도 이 책은 본격적인 경제 활동에 돌입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경제상식을 키울 수 있는 8가지 습관을 알려준다.

  2장에서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직접 해 볼 수 있는 부자 되는 8가지 습관을 알려준다. 자신의 인생 목표가 무엇인지에서부터 집안일 돕기를 통해 용돈을 늘릴 수 있는 홈아르바이트, 통장 마련에 이르기까지 부자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지식들을 알려준다.

  3장에서는 건전한 소비습관을 기를 수 있게 해주는 11가지 습관을 알려준다. 가계부 작성은 물론이고 라벨 확인을 통한 상품의 특성 파악, 상품 감별법, 벼룩시장 100% 활용법 등 알뜰한 소비생활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 이런 정보들은 중학생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건전한 소비 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내용들이다.

  4장에서는 나의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8가지 부자 습관이라고 해서 자신을 ‘돈을 불러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비법을 알려준다. 띠끌모아 태산도 중요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만큼 부자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은 없다.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을 잘 알려준다.

  이처럼 이 책은 현명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정보들을 가득 담고 있다. 중학생들은 물론이고 가정 경제의 소비 주도자로서 주부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대거 들어있다. 경제 지식을 쌓는 방법에서부터 돈을 모으는 방법, 관리하는 방법은 물론이고 기부에 이르기까지 바르게 쓰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하게도 명쾌하게 잘 설명해 놓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요즘 아이들처럼 쉽게 돈을 쓰는 아이들에게 보다 이해하기 쉽고 분명한 목적이 경제교육이 필요한 터인데, 그에 부합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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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 딸은 괴물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
김혜리 지음, 조현숙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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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이 아주 좋아한 책이다. 내 딸의 경우는 괴물의 대상이 ‘엄친딸’이나 ‘엄친아’가 아니지만 같은 반 누구누구와 자주 비교의 대상이 이기 때문에 이 글의 주인공 재아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이 이야기를 아주 통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쩜 내 맘이랑 똑같을까?”하면서 낄낄거리면서 엄마를 흘끔흘끔 쳐다본다.

  나 역시 이렇게 아이들을 비교해서 야단치는 것이 아이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이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아이 엄마로서 내 아이가 좀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잔소리를 하다 보니 결국에는 남과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에서처럼 내 아이가 “내 친구 아빠는...”이나 “내 친구 엄마는...”이라고 말한다면 나 또한 무척 화가 날 것 같다. 약점을 찔린 기분이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였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못 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그래서 재아에게는 괴물처럼 느껴지는 엄친딸인 채린이가 엄마의 성화에 마지못해 학원에 다니고 독후감을 쓰면서 밤에 잠도 못 잔다는 얘기에 채린이가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다. 매사에 잘 한다는 칭찬의 말을 듣는다 해도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도대체 그게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나도 결코 내 딸이 그렇게 하면서까지 모든 걸 잘 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왕콧구멍, 왕주먹, 왕잠탱이라고 놀림 받는 재아가 친구들과 선생님 보란듯이 6학년들도 힘겨워하는 1000미터 달리기를 완주하기를 고대했었다. 다른 것은 못해도 자신이 평소에 자주 했고 잘 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보란듯이 잘 해내기를 기대했었다. 허무하게도 꿈으로 끝났지만......이 부분에서 어찌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이 또한 재아를 응원했을 것이다. ‘그래, 보란 듯이 완주해서 다른 애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라며 마치 자신이 재아인 것처럼 응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꿈으로 끝나서 너무나 허탈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괴물처럼 느껴졌던 채린이도 알고 보니 자신과 똑같은 친구이며, 그 아이도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내심 자신감을 가질 것 같다. 결코 모든 것을 잘 하는 사람은 없노라고...... 나도 한가지쯤은 잘 하는 것이 있노라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이곳저곳 학원을 전전하면서 공부만 한 결과 공부 잘 한다는 칭찬은 듣지만 결코 행복해하지 않는 채린이를 보면서 그동안 괴물 같이 미워했던 것을 반성함과 동시에 그래도 엄마의 성화를 덜 받는 자신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러면서 자녀가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친구 딸과 비교하는 엄마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저학년문고 시리즈에 속하는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으며, 또 요즘 유행하고 있는 소위 ‘엄친아’ 현상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시의적절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소재로 우리 곁에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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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새 우는 밤 반달문고 25
오시은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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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운 여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제목처럼 으스스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귀신 이야기를 해주는 공포물이 아니라, 아이들이 기이한 귀신 체험 이야기들을 하면서 스스로 마음을 치유해주고 친구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쉽게 말해서 공포물을 통한 우정 문제 치유책이라고나 할까...... 소재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신이야기면서 학교에서 아이들 사이에서 쉽게 일어나는 관계를 다루고 있어서, 아이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줄거리는, 수련회에 간 4학년 아이들이 모둠을 짜서 밤에 숲길을 헤치고 숙소에까지 오는 것인데, 그 중 한 모둠이 숲에서 길을 잃게 된다. 다행히도 산속에서 바위에 치성을 드리는 할머니를 만나고 그 할머니 덕분에 아이들은 무사히 숙소에 돌아오지만, 아이들은 할머니가 치성을 드리는 한 시간여 동안을 숲 속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들은 기다리면서 우연하게 귀신 이야기를 하게 된다.

  범생이 승민이, 삐딱이 나영이, 투명인간 창수, 왕따 영호 네 아이가 한 모둠인데, 아이들과 스스로 어울리지 못해서 자칭 투명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창수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다. 창수 가족은 귀신새가 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한적한 골짜기로 가족이 휴가를 갔는데 그 골짜기의 계곡물에서 창수가 수영을 하다가 익사할 뻔한 사고를 겪게 된다. 창수는 그 때 물속에서 만난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동네 사람들은 그곳을 아기가 죽은 연못이라고 해서 아기못이라고 하며 그곳에서는 자주 익사사고가 일어난다고 한다.

  또 아이들에게 뚱뚱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게 된 영호는, 방과 후 학교에 알림장을 가지러 갔다가 혼자 놀고 있는 아이와 비석치기를 하면서 놀게 된다. 그 아이의 모습이 여느 아이와는 달라보였지만 너무 외로워 보였고 그 애의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자신이 떠올라서 영호는 그 아이와 즐겁게 논다. 그런데 다음날 그 아이가 몇 년 전에 학교에서 죽었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매사에 화를 잘 내서 삐딱이라 불리는 나영이는 낮잠을 가다가 우는 아이에게 이끌려 멀리까지 갔다오게 되는 일을 겪었다. 알고 보니 그 우는 아이는 자신이 어렸을 버린, 엄마가 사주셨던 인형임을 알게 된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엄마와 살지 못하게 되면서부터 엄마를 늘 미워했었는데 그 속마음은 사실은 엄마를 몹시도 그리워했었음을 그 인형 귀신이 다녀가고 난 뒤에 나영이는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이렇게 친구들이 하는 귀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귀신을 무섭게 생각하기보다는 외롭고 힘든 친구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하게 된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왜 나영이가 툭 하면 화를 내는지, 영호는 왜 왕따가 되었고, 얘기도 잘 하는 창수가 왜 그동안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는지 등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서로의 마음을 보듬을 줄 아는 존재가 되겠다고 발전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애들 학교에서도 수련회를 간다. 나는 그동안은 아이들이 수련회에 가는 것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그 시간이 이렇게 아이들이 서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귀신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은 귀신처럼 없는 듯이 대하는 태도가 더욱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곁에 있어도 있는 줄을 모르고 관심을 갖지 않는 것, 바로 무관심, 그것이야말로 바로 사람 사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인 것 같다. 그 전에는 서로에 대해 귀신만큼이나 아는 바가 없었던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마음을 익혀가는 과정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귀신을 몰아내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세상이 우스스하고 무섭게 느껴지는 귀신새 우는 밤이 아니라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밝은 낮이 되기 위해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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