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로 가는 역사탐구교실 10 - 문물교류사, 사회 탐구 총서
김경복 지음, 사회탐구총서 편찬위원회 엮음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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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황금의 제국:페르시아전에 다녀왔었다. 그곳에서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유리병이라든가 금장식이 된 칼을 보면서 그것이 중동 지방에서 전래된 것이라는 설명을 봤었다. 이 책에도 바로 그 내용이 나온다. 70쪽과 71쪽에 보면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봉수병과 계림로에서 출토된 누금 장식 담검을 소개하면서 고신라 시기에 이미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이라 불리는 아라비아 제국과의 교역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하긴 백제 무령왕릉에 갔을 때에도 일본에서 주로 자르는 금송으로 만든 목관과 중국 남조시대에 유행했다는 오수전과 중국 자기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면서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그게 다 백제가 남조 및 일본과 교역했음을 알려주는 증거였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아주 오랜 전 시기부터 해외 교역이 활발했었고 또 우리 선조들이 외국인에 대해서는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 같다. 고구려 각저총의 씨름도를 보거나 신라의 처용설화를 보더라도 외국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했던 것이 아니라 재능이 있는 자에게 일을 주는 등 잘 대우했음을 엿볼 수 있다. 교통과 통신이 잘 발달된 오늘에서야 글로벌 경제 시대가 열렸는줄 알았는데, 예전부터 서로 부족한 것을 교환하기 위해 즉 서로의 필요에 의해 나름대로 세계적인 교역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이처럼 과거의 유물이나 유적들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외국과의 교역에 대한 역사를 잘 정리해 놓았다. 앞서 말한 것들 외에도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 대한 설명과 그것의 의미, 로마 유물이나 이슬람 사원 건축에 많이 사용된 돔 형식으로 구축된 석굴암이 보여주는 서양과의 교역의 증거, 고려의 국제 무역항이었던 벽란도, 조선의 동남아 국가들과의 교역, 발해의 대외 교역에 이르기까지 과거 우리나라의 다양한 문물교류사를 다루고 있다.

  물론 대외 교역이 보다 활발해졌음을 보여주는 조선 후기 서학의 전래와 해외 문명을 우리나라에 소개한 유길준의 <서유견문>, 또 반대로 우리나라에 대해 해외에 알린 계기가 된 <하멜표류기> 등 다양한 해외 교류사를 전해준다.

  이 책을 보면서 국사라 해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항상 주변국가의 관계, 세계적인 정세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 배워야겠다는 아주 당연한 원칙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러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전쟁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 적도 많았지만, 어쨌든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을 통해 문화가 풍부해지고 향상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신라시대에 귀족들 사이에 사치스런 수입품들을 소유하는 것이 유행이었다는 글을 보고 웃음이 나왔었는데, 이것을 보면 좋은 것을 갖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이러한 과거 교역의 역사를 거울삼아 모든 나라가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교역의 문화를 지켜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교역의 역사를 보면서 역사를 종적으로만 보던 역사에 대한 좁았던 시야가 역사를 횡적으로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이 책처럼 즐겁고 유익한 역사 읽기가 가능한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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