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별희 - Farewell My Concub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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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을 타고, 중국영화의 또 하나의 신기봉을 이룩했던 영화, '패왕별희'. 장국영이 여장을 하고 나와 또한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다. 이 영화를 10년도 더 지난 지금에서야 완전판 177분짜리 DVD로 보게 되었다. 사실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었는데 어릴 때 봐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창녀인 엄마로부터 버림받고 경극을 가르치는 곳에 들어가게 된 '도즈'. 모두가 손가락질하지만 '시토'만은 도즈를 따뜻하게 위한다. 자기를 위하는 시토의 마음에 점점 마음을 여는 도즈. 둘은 그렇게 모진 매와 가르침 속에서 최고의 경극 배우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간다.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경극 '패왕별희'의 두 주인공 '초패왕'과 '우희'로 성장해가는 둘. 결국 다른 누구보다도 주인공으로 낙점받고, 둘은 진정한 패왕별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성인이 되어 시토는 '샬로'가 되고 도즈는 '데이'가 된다.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경극배우가 된 샬로와 데이. 그러나 이제 데이는 샬로에게 형 그 이상의 감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샬로는 홍등가의 미녀 '쥬산'을 아내로 맞아들이고, 데이는 질투와 시기에 불타게 된다. 권력가 '유안'이 그러한 데이를 노리고...

괴로움을 못이겨 아편에까지 손을 대며 망가져가는 데이. 때는 일본의 침략이 성행하던 때다. 샬로가 일본군에 대들다 잡혀가자 데이는 샬로를 빼내기 위해 일본군 앞에서 노래한다. 샬로는 결국 석방되지만 1945년 해방 후 데이는 친일죄로 잡히고, 구사일생으로 풀려난다.

한편 데이의 양자 '서'는 중국 공산당의 권력 장악 이후 완벽한 공산주의자가 되어 옛것을 지키려는 어머니 데이를 비판하고, 데이는 경극을 그만둔다. 샬로 역시 여러 이유로 경극을 그만두고 다시하기를 반복하는데...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데이. 아편도 끊고 샬로와 새로운 경극 시대를 위해 손을 잡지만 서를 비롯한 공산주의 경극 배우들로 인해 오히려 심문까지 당하게 된다. 문화혁명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그 가운데서 결국 샬로와 데이는 서로를 배신하며 과거를 폭로하기에 이르고 쥬산의 자살까지 이어진다.

그렇게 한많고 괴로운 인생 끝에 11년 후 다시 만나 마지막 경극 공연을 하려는 샬로와 데이. 텅 빈 공연장, 그러나 둘은 마지막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데이는 극 중 절개를 지키고 목숨을 끊은 우희의 분신이 되고 만다........

참으로 슬픈 내용이다. 긴 시간 동안의 영화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중국의 20세기 시대상과 생활상, 그 가운데 사랑과 배신, 질투로 얼룩진 두 배우의 인생이 고스란이 담겨 있는 게 참 매력적이었다. 데이가 동성애에 빠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어릴때부터 그렇게 배우고 자랐으니..샬로는 그것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말이다.

중국의 경극은 다른 어떠한 연극보다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인상을 준다. 경극을 보기만 해도 거기에 심취해 우는 사람들..어릴때부터 그렇게 한평생 경극만을 위해 살던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화려한 분장과 슬픈 이야기,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운 노래와 춤들...두 배우 장국영과 장풍의는 그 역할을 완벽히 소솨해낸다.

특히 장국영은 동성애자 '데이'로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목소리까지 완벽한 '우희'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샬로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던 데이....그의 한많은 인생을 레슬리는 어쩌면 그렇게 잘도 표현해냈는지........자기 인생과도 비슷하게...

첸 카이거 감독의 능력에 다시 한번 놀랐고, 장국영의 이른 죽음이 또 한번 안타까울 따름이다. 쥬산 역의 당시의 공리는 지금의 장쯔이와 조금 닮은 구석이 있다.ㅎㅎ 

아무튼 오래도록 인상에 남을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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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이클립스 - Total Ec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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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방종, 그 한끝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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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이클립스 - Total Ec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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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랭보가 좋았다.

 

사랑 운운하는 평범함보다, 자기만족과 이기심 그리고 개인의 이득에 근거한 애착 때문에 서로가 살아가지는 거라고 말하는 냉소가 시원했다. 모든 식상함과 허례의식을 거부하고 끝없는 자유를 노래한 그 모습에 끌렸다.

 

처음에는 베를렌느가 싫었다.

 

아내의 몸만을 탐하면서도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가식적인 면이, 랭보와는 자유로운 관계를 갈망하면서도 마틸드에게는 한없이 권위적인 이중의 모습이 역겨웠다. 마틸드와 랭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함도 딱했다.

 

이제는 랭보가 싫다.

 

사랑이란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베를렌느에게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이, 그의 사랑을 필요로 하면서도 한발 다가서면 두발 도망가는 면모가 얄미웠다. 자유를 넘어 해를 끼치는 철없음과 자신이 천재이자 모든것이 되어야한다는 오만방자함도 지겨워졌다.

 

이제는 베를렌느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랭보를 끝까지 놓치지 않은 진실됨이, 평생동안 그를 기억하며 자신의 삶을 이어간 점이 멋져보인다. 비록 많은것을 잃었지만, 무한한 행복과 그 끝까지 맛보았기에 결코 돌아가지 않은 뚝심이 마음에 든다.

 

그들은 과연..사랑이었을까?

그들의 삶에 자유란..존재했을까?

 

사랑과 자유..그리고 현실.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 랭보에게 묻고 싶은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어떤 계기로 랭보의 삶은 그토록 특별하게 된걸까? 왜 랭보는 이티오피아에서 10년 동안이나 살았을까? 어찌하여 그는 그토록 태양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한걸까? 그리고..그에게 베를렌느는 어떤 존재였을까?

 

단순한 밥벌이? 심심풀이? 영혼의 안식처? 스쳐 지나가는 바람? 

 

+ 사랑스러운 꽃돌이 디카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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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평전
최하림 지음 / 실천문학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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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신도 아닌, 다른 사람의 한 생애를 글로 엮어내는 것은 무지 힘들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대상이 실존 인물도 아닌 과거의 인물이라면 더더욱. 그런 점에서 평전은 우선 그 의도와 목적에서부터 처음 접하는 장르로서 나를 사로잡았다.

내가 '김수영'에 대해 아는 것은 그가 시인이라는 것뿐이다. 그가 어떤 시인이고 대표작품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 그의 인생이 내 삶과 마주했고 그것은 대단히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다른 사람의 인생역정을 또 다른 제3자를 통해 접하면서, 비록 화자의 생각과 감정이 개입되어 있을지라도, 아니 개입됨으로써 더더욱,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나 아닌 다른 삶을 마주하는 재미, 썩 유명한 문인의 행보를 훑어보는 신비, 그의 말과 그의 생각을 접하면서 겪게되는 감정은 처음이었다. 모든게 처음이니 더욱 즐거웠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고 어떠한 업적을 남겼으며 누구에게 영향을 끼쳤는지 등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그저 그의 삶을 편하게 바라보는 마음만으로도 족했다. 고집불통에 하고 싶은 것은 꼭 하고 마는 성미, 속은 부글부글하면서 현실과 곧잘 타협하는 이중성, 붙같은 성미에도 양계에 열심인 모양새 등등 참으로 흥미로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닌 인물. 오히려 우리네와 별다를바 없는 인간라는 점이 나는 좋았다.

그러면서도 <풀>, <詩여, 침을 뱉어라> 등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역동성은, 그의 이른 죽음을 아숩게 만든다. 

그저 몸으로 나아가자고 부단히 주장하는 위인. 그저 이유없음으로 미국인은 나가달라고 외치는 사람. 이런 친구 곁에 두고 싶다. 풍류를 즐길줄 아는 멋진 친구.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려는 마음 굴뚝 같지만 밥벌이를 뿌리치지 못하는 인간다운 모습. 그의 모든 것이 나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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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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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위대하고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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