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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이클립스 - Total Eclips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처음에는 랭보가 좋았다.
사랑 운운하는 평범함보다, 자기만족과 이기심 그리고 개인의 이득에 근거한 애착 때문에 서로가 살아가지는 거라고 말하는 냉소가 시원했다. 모든 식상함과 허례의식을 거부하고 끝없는 자유를 노래한 그 모습에 끌렸다.
처음에는 베를렌느가 싫었다.
아내의 몸만을 탐하면서도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하는 가식적인 면이, 랭보와는 자유로운 관계를 갈망하면서도 마틸드에게는 한없이 권위적인 이중의 모습이 역겨웠다. 마틸드와 랭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함도 딱했다.
이제는 랭보가 싫다.
사랑이란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베를렌느에게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이, 그의 사랑을 필요로 하면서도 한발 다가서면 두발 도망가는 면모가 얄미웠다. 자유를 넘어 해를 끼치는 철없음과 자신이 천재이자 모든것이 되어야한다는 오만방자함도 지겨워졌다.
이제는 베를렌느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랭보를 끝까지 놓치지 않은 진실됨이, 평생동안 그를 기억하며 자신의 삶을 이어간 점이 멋져보인다. 비록 많은것을 잃었지만, 무한한 행복과 그 끝까지 맛보았기에 결코 돌아가지 않은 뚝심이 마음에 든다.
그들은 과연..사랑이었을까?
그들의 삶에 자유란..존재했을까?
사랑과 자유..그리고 현실.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 랭보에게 묻고 싶은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어떤 계기로 랭보의 삶은 그토록 특별하게 된걸까? 왜 랭보는 이티오피아에서 10년 동안이나 살았을까? 어찌하여 그는 그토록 태양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한걸까? 그리고..그에게 베를렌느는 어떤 존재였을까?
단순한 밥벌이? 심심풀이? 영혼의 안식처? 스쳐 지나가는 바람?
+ 사랑스러운 꽃돌이 디카프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