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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ㅣ 러시아 고전산책 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고일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러시아 문학계의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자 많은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 그의 대표적인 중편 소설 중 하나인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보았다.
작품은 먼저 그가 죽은 후 그의 절친한 친구..로 여겨졌던 '표트르 이바노비치'의 관점에서 시작된다. 그의 죽음을 접한 사람들은 겉으론 슬퍼하면서도 속으론 씁쓸함과 안도를 느끼는데..불쌍하게도 친구 표트르도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예의상으로 그의 집을 찾아가 그의 미망인을 위로하지만 역시 겉만 그럴듯할뿐. 마치 상가집에 가면 고스톱치는 사람이 있듯이 표트르도 금새 빠져나와 트럼프를 치러 간다..
그 후 본격적으로 이반 일리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가 죽기 전 화려했던 시절부터 부상을 당하고 병나기 시작한 후 쓸쓸한 죽음에 이르기까지가 매우 섬세하고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으며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사람도 한순간에 쓰러지고 좌절에 빠지며 허무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언제나 쾌활하고 진심어린 하인 '게라심'과 진정으로 아빠의 병을 슬퍼하는 중학생 아들은 이반 일리치와 매우 대조적으로 비춰진다. 그는 점점 기만과 허위, 가식의 세계에 그 동안 살아온것에 후회와 덧없음을 느끼고 마지막에 가서 깨달음을 얻으며 생을 마감한다...
우선 받은 느낌은 러시아 문학은 정말 다 독특하고 무언가 크게 와닿는 게 있다는 것이다. 역시 거장답게 작가는 독특한 서술방식과 구성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렇게도 섬세하게 하지만 진지하게 보여주는 것은 대단히 어려울법한데, 톨스토이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정을 고스란이 보여주면서 인생에 대해 돌아보게 해 주는 것이다.
승승장구하며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주인공. 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과 자기욕의 집착, 진심없는 관계 등이 그의 인생을 허무하게 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정말 독자로 하여금 '그러한 삶은 의미없고 기만으로 가득찬 삶이며 허무와 후회만 남는다'는 것을 강렬하게 제시한다.
물론 작가의 생각을 완벽히 옳다고만은 할 수 없을게다. 현대사회는 그때와는 많이 변화했고 자본이 인생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삶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죽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러한 삶이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게다가 워낙 톨스토이는 청빈과 종교, 자연의 삶을 강조했으니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생각과 가치를 높이 살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 작품은 분명 물질을 좇는 현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의 인생은 한번 뿐이다. 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 무엇을 위해 사느냐는 물론 자기 몫이다. 톨스토이가 제시하는 인생 방향과 깨달음이 꼭 해야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 인생 가운데 필요하고 또 생각해보아야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삶의 가치와 의미, 방향을 제시한 톨스토이는 참으로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