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인생에 대하여..

톨스토이 단편선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3년 3월

지혜가 준 생일선물, 「톨스토이 단편선 전2권」. 굳이 내가 노어노문학과가 아니더래도 정말 대문호 톨스토이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한때 베스트셀러이기도 했고, 느낌표 선정도서이며 아무튼 꽤나 유명한 이 책. 나는 특히나 노문과학도로서 관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살아 생전 톨스토이가 쓴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이다. 그는 러시아를 사랑했고 특히 러시아 서민들 사이에서 전해져오던 전설, 설화, 민화 등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그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여러 단편소설을 썼다. 이 책도 보자면 주로 신앙, 종교에 관한 내용이 많고 교훈을 주는 내용들, 인생, 사랑에 대한 그만의 철학이 담겨 있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 우리는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통해 너무나 빠르고 경쟁적인,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여유로운 바람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인생, 사랑, 믿음, 소망, 희망, 미래 등 철학적인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고 교훈으로서 그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진정 톨스토이가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추앙을 받는 이유를 여실히 절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감각적이고 실용적인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흐름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올랐다는 것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그것은 인간 사회에서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싶다. 여유와 생각의 통로를 이 책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본다. 얼마 전 베스트셀러에 오른 「모모」도 같은 맥락일게다.

물론 이 작품 하나로 톨스토이의 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그가 추구했던 가치관, 그가 지향했던 인생관은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정말 다시 한번 느낀 것이지만 러시아의 작가들은 대단하고 위대하다.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