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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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 넘치는 도발적인 신선함.

 

말로만 듣던 김연수다. 아니, 그를 접한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마운 잡지 에서 한동안 짤막하게 살풀이를 했었다. 독특한 제목을 지닌 작품의 소유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때는. 문장을 뒤에서부터 거꾸로 나열하여 실은 글을 봤을 때부터 알아보기는 했지만.

 

이건 뭐. 세상의 이치와 인간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느낌.

 

거대하고 무정한 세상 속에서 한없이 작고 여린 인간 군상들의 발버둥치는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이 사람도 내가 되고, 저 사람도 내가 된다. 물론 글 속 '나'는 한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 거론돼도 마치 나인듯. 그래서 더 흥미롭고 몰입되는 쏠쏠한 재미.

 

무엇이 인간을 덧없고 우연한 존재로 만들어버리는가. 방종의 단계에 다다른 자유 때문인가. 자유란 관념이 아니라 욕망이라는데. 인간의 욕망보다 강한 권력은 이 세상에 없다는데. 맞는 것인지도. 모든 문제와 전쟁은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하니까. 자유로서의 발전이 아닌, 자유가 전부인 욕망의 폐해.

 

뿐만 아니다. 우리는 지나간 뒤에야 삶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슨 의미인지 분명하게 알게 된단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그 때 네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 때 나는 왜 다른 선택을 하지 못했는지, 그 때 왜 꼭 그렇게 말해야만 했는지. 후회하기엔 이미 떠나버린 기차.

 

'통찰력'이란 것을 배웠다. 사회 속의 인간이 얼마나 추해지고 얼마나 나약해질 수 있는 존재인지 가늠하는 것.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인간이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무엇이 먼저인지 깨닫는 것.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니라면서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 것.

 

고맙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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