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 - 50/50
영화
평점 :
현재상영


화는 그렇게 화려하거나 극적이거나 재미가 쏟아지거나 감동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다만 불치병에 걸리게 된 한 사람의, 조금은 특별해진 삶의 자취를 차분히 좇을 뿐이다. 부모님에게 털어놓고, 애인에게 의지하고, 친구와 일탈하고, 치료사와 상담하고, 수술을 받고, 조금은 더 초연해지는 그런 이야기.

 

독특하지 않아서 조금 더 빛난다. 죽을 병에 걸렸다고 당장 내일 죽는게 아닐지도 모르고,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다고 정신줄 놓고 사는게 괜찮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크게 다를 바는 없는 주인공의 삶이 덤덤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그것은 어쩌면 배우의 힘이 컸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나에게 '조셉 고든 래빗'이라는 배우는 특별하다. 잘 생긴 편도 아니고, 치명적이지도 않지만, 연예인과 민간인(?) 사이를 본의 아니게 잘 줄타기하면서, 때로는 무표정하게 - 그것도 나름 귀엽다 - 멍하니 쳐다보고, 가끔은 달달하게 사람좋은 미소를 날리고, 이따금 진지함과 천친난만함을 두루 오가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참 정감가는 친구. 일본의 사토시, 한국의 신하균, 홍콩의 양조위다.

 

그는 또한 그의 입맞에 맞는, 그리고 결국에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는 역을 잘도 콕 집어 잘 소화해낸다. 그것 또한 재주다. 편안하게 다가가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소박하지만 결단력 있는 눈빛을 빛내는 청년. 남 이야기가 아니라 내 얘기처럼 마주할수 있게끔 이끄는 호소력.

 

자, 그럼 여기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병에 걸린걸 알았을 때와 몰랐을 때의 마음가짐은 얼마나 다른가.

 

아니, 그 전과 그 후는 꼭 바뀌어져야만 하는건가.

누구나 언제든 죽을수 있는게 사람이고, 매 순간 선택의 연속 안에서 살아가는게 사람인데.

 

50 대 50.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를 조금 벗어나, 하느냐 마느냐 먹을 것인가 안 먹을 것인가로 넘기고, 또한 조금 뒤틀어, 갈지 말지 승낙해야할지 거절해야할지 등으로 바라보며, 숨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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