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하루 - My Dear Enem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세계가 인정한 여배우 전도연, 그리고 어느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자 영화배우로 성장한 하정우. 두 사람의 호흡만으로 뭇 팬들을 설레게 했던 작품, 『멋진 하루』를 그래서 안볼 수 없었다.

무언가 특별한 만남이 펼쳐질 것만 같고, 어딘지 모르게 화려한 그림이 그려질 것만 같은 두 명배우의 조화이지만, 영화 속 이야기는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다. 헤어진 남친에게 찾아가 빌려준 돈 갚으라는 여자와, 그런 전 여친에게 돈을 갚기 위해 온 종일 여기저기 부탁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전부. 이런 뻔한 이야기에 어떤 상큼한 포인트가 숨어 있을 것인가? 두 배우는 이 영화에서 어떠한 매력을 발산할 것인가?

그래, 영화를 보니 알겠다. 둘 다 무겁고 진중한 작품으로 유명했던 터라, 약간은 가벼우면서도 신선한 작품이 어울려보인다. 작품 속 두 배우는 그대로 녹아들어가, 마치 우리네 이웃의 헤어진 커플이 다시 만난 것만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거기에 스모키 화장을 한 까칠 전도연과 수더분한데다 털털하기까지 한 하정우의 연기는 더욱 빛을 발한다.

그렇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건 ─ 가장 좋았던 것은, '병운'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모든 사람에게 착한 이미지를 내뿜는 스타일. 바람둥이도 아니고, 사기꾼은 더더욱 아닌, 그저 마음 가는대로 하는 게 전부인 사람. 그래서 오해도 사고 때론 피곤할 때도 있지만 그게 천성이고 그래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병운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그리고 뒤늦게서야 ─ 자기 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조금 떨어져 보니 이제서야 병운의 매력을 알게 된 희수의 모습도 다분히 현실적이었다. 그가 애인일 때는 정말 싫었지만, 이 여자 저 여자 알고 지낸다는 게 이해가 안됐지만, 이 사람은 원래 이런 남자구나..하고 느꼈을 때 그 마음! 공감 간다.

무엇보다 병운이라는 캐릭터에 끌렸던 것은, 누구나가 인생 가운데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지만, 문제는 그 상처를 어떻게 보듬고 후에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보여준 모습이었다. 그에게는 관계의 구속성을 넘어선, 무언가 자유로운 영혼이 보인다. 그러기에 변변치 않은 생활 가운데서도 여전히 스페인에서 막걸리를 파는 꿈을 꿀 수 있는 거겠지.

오늘도 병운처럼, 멋진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화이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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