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NO!
그는 외쳤다. 인간의 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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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의외로 수많은 갑-을 관계가 존재한다. 과거에는 귀족과 노예라는 신분으로 드러내놓고 그러한 관계가 이뤄졌으며, 현재는 비록 신분제는 없지만 넓은 범위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러한 관계가 형성되지 아니할수 없다. 회사내 상사-부하직원, 군대내 고참-신참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같은 지위내 사람 사이,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까지도 알게 모르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러한 관계의 시초이자 최고봉은 인간-인간 이외의 것들이 아닐는지. 태초에 아담과 하와 시절부터 인간은 모든 것의 중심이었고, 신 또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여겨지며(최소한 인간에게는), 신의 자리를 위협하거나 신이라도 된냥 다른 것들을 소유하고 마음대로 하려는 욕망을 가진 존재 또한 인간이 유일하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한걸음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려 하고, 그러한 세상을 바꾸는데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를 잘도 활용한다. 특히 인간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유인원이야말로 제격. 영화는 그러한 유인원의 이야기다. '시저'라는 인간이름을 가진 유인원을 앞세운.

어쩌면 유인원(類人猿, anthropoid)이라는 명칭도 철저히 인간의 입장에서 불려지는 이름같다. 그들은 인간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곧잘 실험대상이 된다. 오로지 인간의 이익을 위해, 곧 진화를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얻는 인간의 발전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유인원은 왜 혹성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탈출해야 했을까.

나약한, 그러면서도 욕심 많은, 무엇보다 선천적으로 악한 존재로 태어났기에, 나는 갑이고 너는 을인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 나는 너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뼈저리 느껴진다.

끝없는 이기심으로 공생(共生)보다는 항생(抗生)을 택하는 어리석은 인간의 마음이 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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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더이상 생존에 위협을 느끼며 떠나가지 않기를.
우리가 - 인간이 이익에 눈멀어 서로 파멸하는 길을 가지 않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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