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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 Bleak Nigh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너무나도 가혹하다.
같은 또래를 때린다, 그것도 여러명이 한명을. 더 알고보니, 둘은 원래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런데 어인 일인지 끈이 틀어지고, 강자/약자 관계가 되어버렸다. 어찌된 일일까?
그리고 한명이 죽는다. 자살. 놀라운건 보통 생각하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죽은 것이다. 정말 이게, 어찌된 일일까?
기태-동윤-희준, 이 셋은 절친이었다. 평소에는 야구 삼매경, 못하는 말 없이 마음 터놓고, 진지한 얘기부터 야한 얘기까지, 그렇게 평생갈 것 같던 그들 우정. 그러나 너무나도 가까운 사이여서일까. '가까운 사이일수록 잘해야 한다'는 공식은 소년들에게 피부에 와닿지 않을 뿐.
숨기지 못하는 표정은 사소한 오해로 이어지고, 감정의 틀어짐은 급기야 흥분을 야기하며, 순간의 욱한 성격이 결국 화를 자초한다. 일이 꼬일려니까 어떻게 또 그렇게 꼬이니. 깊은 사이일수록 한순간에 어긋나면 돌이키기 어려운데.
오히려 여자또래보다 남자또래가 한번 금간 우정은 회복시키기 어려운데.
그놈의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진심은 그게 아닌데, 나오는건 서로 가시돋힌 말뿐.
얼마나 힘겨웠을까.
외로운 존재일수록, 주목받는 게 꿈일수록, 친구와의 우정이라는 관계가 전부일수록 더욱 상처받기 쉬운데.
떠난 자의 아픔, 남은 자의 슬픔이 전해져 가슴이 저린다.
너무나도 안타깝다.
문득 친구들이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
내가 믿는 녀석들. 내 사람들.
결국 영원히 알 수 없지만 알고 싶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내가 죽으면 나를 위해 진정으로 슬퍼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무척이나 리얼한, 남고딩들의 대화와 행동이 인상적.
게다가 현실감 넘치는 장면까지라니. 윤성현 감독 무척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