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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 Old Partn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분명 특이한 일이고 놀라운 일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쉽게 흥분했다 가라앉는 국민성, 그리고 그리 다양하거나 깊지 않은 풍토에서 짧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100만 관객의 가슴을 울렸다는 게-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우선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해보자.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워낭소리'. 소에게 다는 방울을 '워낭'이라고 한단다. 그 방울소리가 어떻길래 다큐멘터리 소재까지 된 것일까?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영화의 주인공은 소, 그리고 그 소를 키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다. 머, 주인공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연기를 하는 게 아니고, 동물인 소는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영화는 그저 세 주체의 삶을 그대로 드러낸다. 근데 그게 참.. 점점 가슴으로 스며들어와 먹먹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혀 관심도 없었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그러한 삶, 그러한 영화가 이렇게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다니. '특별함 속의 평범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특히 요즘같이 세상이 각박하고 좋은 소식 하나 찾기 힘들 때에 이렇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은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듯하다.
정말, 얼마나 소중했을까,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에게 40년지기 소는. 불평없이 우직하게 자신을 따라와준 든든한 동료이자, 자신의 또 다른 발이 되어준 듬직한 도우미이자, 말이 없어도 그저 좋은 둘도 없는 벗이자, 열 트럭 줘도 안 아까운 소중한 아들 같았을 소. 그러니 100만원 주고 팔라고 하는 말에 불같이 화내고, 죽음을 앞둔 소 곁에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을게다.
우정 또는 사랑은, 단지 사람 사이에만 있는 게 아닌거다. 동물이 사람을 믿고 따를 수도 있고, 사람이 식물을 아낄 수도 있고, 또 사람이 동물을 둘도 없이 여길 수도 있는 게 사랑이고 우정 아닐까.
참.. 소의 눈물이 그 어떤 인간의 눈물보다도 더 값지고 고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