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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시민 - Law Abiding Citiz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인 <소년탐정 김전일>. 그 소박한 구성과 잘 짜여진 플롯, 맛깔나는 인물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들을 즐기지만, 무엇보다도 극단을 택해야 했던 범인의 사연이 정말 눈물겨워서 더 마음이 간다. 그들은 돈 때문이라기보다는 주로 자신이 지극히 사랑한 이의 복수를 위해, 살인이라는 방법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러한 복수의 모티프가 영화 『모범시민』에도 잘 드러나 있다. 자기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이 당하게 되고 만 일들. 그런 불가항력적인 사건들을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법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때로는 법이 그/그녀의 응어리진 마음을 다 풀어주지 못하고, 그래서 그녀/그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기로 나서는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 또한 그렇다. 자신의 특수한 재능과 치밀한 계획이 겹쳐, 몇겁의 세월을 벼르고 벼른 끝에 복수의 화신이 되어 돌아온 그의 모습은 오히려 눈물겹기까지 하다. 자신의 인생을 오직 복수를 위해 바쳤다는 자체가 측은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어찌하리, 이제 그가 사는 목표는 오직 그것뿐인 것을. 누가 막으리, 그의 목표가 한치의 착오 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하지만, 그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일방적으로 희생 당하는 이들은 누구의 책임인가? 또 다른 복수의 화신을 낳게 될뿐이지 않은가?
결국 <소년탐정 김전일>의 범인들같이, 그도 마음의 불덩어리를 식히지 못하고 결국 폭발하고 만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도다, 그의 상처난 마음, 그의 망가진 인생이여-
정말 클라이드에게, 살아있다면, 한가지 묻고 싶은 질문.
그래서, 행복합니까?
『타임 투 킬』의 주인공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텐데..